마구 산책본능이 발동되지 않으세요? 봄이잖아요!
어제 오후 운전하며 서울숲 쪽을 지나고 있었는데요.
세상에나.. 대낮의 태양보다 더 눈부신 벚꽃이 그 찬란한 절정의 시간을 뽐내고 있더라고요.
마침 네일샵에서 발톱 예쁘게 색칠하느라고 핏플랍 조리를 신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트레이닝 복.
잘 됐다 싶었죠. 그렇게 계획에도 없던 급산책을 하게 됐어요.
평일 오후라 사람도 별로 없고.. 살포시 불어대는 봄바람에.. 고운 눈보다 더 예쁜 벚꽃 잎이 점점이 떨어져 있는 공원길이란..
그 길을 소소한 감동으로 걸으면서,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게 있어서 과감히 실천해봤어요.
대낮 공원의 여유로움을 느끼며 벤치에 누워서 자는 거요.
외국에 나가 보면, 공원에서 젊은 연인들이 허벅지 베개를 베고 낮잠 자고 이러잖아요?
‘혼자라도 해볼테닷!’ 이런 맘이 있었거든요.
다른 날 같았음 좀 창피했을 텐데.. 이상하게 하나도 안 챙피하더라고요.
이렇게 찬란한 봄에 그걸 안 해 보면, 언제 해 볼까 싶은 맘도 들었고..
그렇게 충동적으로 벚꽃 나무 아래 누웠어요.
와~ 그랬더니 세상에나! 누워서 보는 벚꽃은 더 예쁘더라고요.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파스텔 블루톤의 하늘에 예쁜 벚꽃들..
그리곤 자연이 주는 이 놀라운 아름다움에 경탄하며 그렇게 벤치에 혼자 누워서 음악 듣다가..
저도 몰래 스르르 눈이 감겨서 한 15분쯤 잤나봐요.
저에겐 다행히 사람들의 시선을 가릴 선글라스가 있어서! ㅎㅎ
이제 금요일, 그리고 주말이잖아요!
이번 주말이.. 벚꽃 길에서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절정의 시간이자, 올해 마지막 기회일 거에요.
사랑하는 가족과 또는 누군가와.. 또는 홀로.. 꼭 벚꽃길 산책해보세요.
사람들 와글와글 바글바글대는 여의도 윤중로나 남산 산책로, 석촌호수 이런 데보다는요.
(그런 데 가면 아무래도 벚꽃보단 사람에 치이는 게 더 기억에 남거든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서, 왁자지껄한 수다 소리보다는 대기를 떠도는 바람 소리, 그리고 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을 추천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벚꽃길이 워커힐 호텔에서 장신대로 연결되는 산책로랑 서울숲(꽃사슴 있는 쪽)인데요.
벚꽃의 생명이 고작 2주쯤이라, 이렇게 지나가는 봄이 아까워서 전 지난 주부터 이틀에 한번씩 이들 길을 찾아 산책했었더랍니다.
주로 사람 없는 밤에 산책을 했는데, 늦은 오후의 산책도.. 참 좋았어요. 평일이라 사람 별로 없어서.
회사 다니시는 분들은, 과감히 반차 내서라도 산책 시간 가지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특히 W호텔에서 장신대, 아차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벚꽃길은 10년 전부터 제가 아껴둔 봄의 산책로인데요.
키가 큰 벚꽃나무와, 나무바닥을 깔아놓은 산책로, 그리고 옆으로 간간히 펼쳐지는 한강의 전경.
예술이에요!
그치만 주말엔 여기도 좀 북적대거든요.
호텔 발렛 무료 카드가 있어도 주말엔 늘상 발렛 만차니까, 그 혜택을 이용할 수가 없고.
새로 생긴 주차 타워에 차 대놓고..
대신 호텔 시설 영수증이 있음 주차비가 free거든요. 얼마를 썼든 간에.
피자힐 근처 부스에서 산책 나온 사람들에게 테이크 아웃 커피를 팔길래..
전 그거 마시곤, 무려 만 몇 천 원 나온 주차비를 세이브했으니 산책 가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테이크 아웃 커피라고, 나름 싸게 파니까요.
어제 오후 서울숲에선, 모처럼 봄의 기운을 윤주메일로 전해드려야겠다 싶어서 폰으로 사진 찍어왔으니..
그 사진이라도 살짝 제 산책을 공유해보시겠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벚꽃길을 산책할 수 있는 이 기쁨은 365일 중 고작 10일 남짓쯤밖에 안 되잖아요?
그래서 산책이나 사색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저의 아지트 하나를 공개해드릴게요.
언젠가 우연히 서울의 야경 사진을 서핑하다가, 무척 멋진 사진들을 발견했는데 그 사진들이 죄다 ‘응봉산’이라는 생소한 곳에서 찍힌 사진들이란 걸 알게 됐어요.
저만 몰랐지 DSLR 유저들 사이엔 꽤나 유명한 출사지더라고요.
저 곳에 가보리라, 그랬었어요. 어떻게 찾아가는 지도 모르면서요.
그렇게 잊고 있다가 작년, 어느 더운 여름 날 밤.. 이 곳으로 올라가는 길을 알아낸 거 있죠?
처음엔 올라가는 계단도 못 찾았는데.. 이젠 차를 가져가면 공짜로 맘 편히 주차해놓고 올라갈 수 있는 장소까지 줄줄 꿰고 있을 정도가 됐죠.
성동구에 있는 응봉산은 그저 동네 뒷산일 뿐이지만, 서울에서 가장 예쁜 동네 뒷산일 거라 확신하거든요.
한때 남산 야경에 꽂혔던 제가, 이젠 더 이상 남산의 야경을 그리워하지 않을 정도로 전 응봉산 야경에 폭~ 빠져버렸는데..
그래요.
남산이 와이드한 서울의 야경을 보여준다면, 응봉산은 마치 밤이 생명체인 것처럼 생동감 가득한 야경을 보여준답니다.
‘아~ 서울이 이렇게 살아 움직이고 있구나!’하실 거에요.
가슴이 답답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정도로 해결 안 되는 일이 있어서.. 홀로 고요한 힐링 타임을 갖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추천!
영화-밥-커피로 이어지는 늘상 같은 데이트 코스에 진력나서 연인과 좀 더 로맨틱한 데이트 타임을 갖고 싶은 분이라면 완전 강추!!
응봉산 정상에 응봉정이 있어요. 거기까지 올라가는 길이 여러 군데거든요.
왕십리 쪽에서 올라갈 수 있는 길도 있고 한데..
전 금호동에 있는 서울숲 푸르지오 쪽에서 시작되는 고즈넉한 계단길을 제일 예뻐서 좋아요.
차를 가져가면 좋은데, 지하철로 갈 땐 옥수역에서 내려서 서울숲 푸르지오 아파트로 오면 되요.
걸으면 한 10분?
서울숲 푸르지오 바로 옆에 아직 공사중인 서울숲 푸르지오 2차 지구가 있는데, 높은 펜스로 둘러싸여 있거든요.
그 앞에 횡단보도가 있고요.
거길 건너면 좌측으론 공연 주차장이, 그리고 우측으론 용비교길과 강변북로, 그리고 한강이 나와요.
그 우측으로 쪼~끔만 걷다가 길을 따라 좌측으로 꺽자마자 눈 앞에 응봉정으로 오르는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나온답니다.
그리고 고작 15분이면.. 금세 정상에 오를 수 있어요.
4~6월이 응봉산 산책을 즐기기가 가장 좋은 계절인데..
사진은 지난 겨울, 그냥 홀로 산책길에.. 언젠가 봄이 오면, 나의 아지트인 이 곳을 윤주메일로 소개해줘야지 싶어 찍어놨던 거에요.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넷 뒤져보면, 경탄을 금치 못하겠는 예술적인 응봉산 야경 사진을 감탄할 수 있으실 거에요.
마침 사진 찍을 때 새로 생긴 서울숲에서 강변북로 보행교를 건너 한강으로 내려가고,
거기에서 금호나들목으로 나가 응봉산에 올랐던 코스라.. 강변북로 사진들부터 시작이네요.
산책은, 걷는 걸 통해 몸이 건강해지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매력은, 바로 바로 마음의 건강을 회복시켜준다는 것에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내 삶의 순간 순간을, 정말이지 영화처럼 빛나게 만들어준다니까요.
극장에서 현대자동차 ‘live brilliant’ CF 시리즈를 볼 때마다, 한 편의 긴 영화보다 더 설레는 감동을 느끼곤 하거든요.
1분쯤 되려나요? 그 짧은 CF를 보며 깊이 몰입해 왠지 눈물이 그렁해지는 것,
그리고 그 CF 배경음악(<Like Crazy> OST 중 Departures N. 1)만 듣고도 왠지 가슴이 콩닥콩닥 뛰며 설레는 것,
제겐 너무도 신기한 경험이랍니다.
이번 현대자동차 기업광고 live brilliant 시리즈는 진짜 최고인 듯! 안 그래요?
그런데 산책을 하면 현대자동차 광고처럼.. 정말이지 내 삶의 평범한 이 순간이 실은 눈부시게 찬란한 바로 그 순간일 수도 있겠구나,
그런데 내가 그걸 모르고 있었구나, 싶어져요.
그런 여유.. 여러분들도 꼭 느껴보셨음 해요.
내세울 거 없어도 우리 모두는,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잖아요.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며 깍아내리지 마시고, 주인공인 내 자신의 매력과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주시고 격려해주세요.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만들어내는 거거든요.
그래서 전, 당신의.. 평범하지만 찬란할 오늘을 응원합니다.
첫댓글 글을 어쩜 이렇게 잘 쓰시는지....책 안내세요?
윤주씨 글은 상업성이 묻어나지 않아 어느 메일이든 편안한 마음으로 읽힌 답니다^_^
아, 서울숲과 응봉산.. 저희 집 근처인데, 응봉산은 꼭 한번 가봐야겠어요!
윤주님~ 디카 어디꺼 쓰세요? 똑딱이는 아니시죠? ㅠㅠ
저 캐논 600D요. 남들은 다들 일찍 장만했던데, 전 좀 늦게.. 작년에 장만했거든요. 제 주위에 DSLR 좀 안다하는 분 2분에게 조언을 구하고 두 분 모두 강력하게 캐논 600D를 추천해주셔서 그걸로 맘 편히 결정! 그리고, 번들 렌즈 말고 탐론 17-50 vc를 장착해 씁니다. 전 전문가도 아니고 사진 찍을 일이 화장품 찍는 거 말곤 거의 없어서 단렌즈는 따로 안 했고요. 음~ 그리고! 저 기계 종류 엄청 못 만지거든요. 그런데, 요렇게 해서 그냥 기능도 잘 모르지만 쉽게 씁니다. 야경 사진 사실 뒤져보시면, 프로 수준의 아마추어분들이 찍은 훌륭한 사진 많이 나올 거에요.. 훗~ 그치만 평소엔 아이폰으로 사진 찍는 걸 더 많이 해요^-^;
디카 어디꺼 쓰세요?
현대자동차 광고 중에 연인하고 별보는 장면 너무나 아름답고 또 마음이 시리더라고요ㅠㅠ 우리나라..낮에도 밤에도 너무 아름다운 곳이 많은 것 같아요! 가까운 곳 부터 여유를 갖고 많이 다니면서 즐겨야겠어요 ^^
글도 잘 쓰시고... 사진도 잘 찍으시구... ^^ 글에 흠뻑 빠져서 읽게 되요... *^^*
아.. 너무 멋져요..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니.. ㅠㅠㅠ 사진만 봐도 감동이에요 ㅎㅎㅎ 이런 곳 알려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꼭꼭 가볼게요 !!!
저는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벚꽃들을 보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있네요~. 오늘 또 새로운거 하나 알았네요.응봉산! 지금이라도 달려 나가고 싶은 맘..
휴식만큼 피부에 좋은게 없다는걸 상기시켜보면, 이번 윤주메일도 성공(?)이에요
보는 사이에, 긴장이 촥 풀렸어요^^
맘편히 주차하고 풍경감상할수있는 그 핫한주차장소는 어디에여?ㅋ 윤주님 강추로 언제 가봐야겠네요 ^^ 거기가면 윤주님 뵐수있는거에여?ㅎ 벚꽃 낼이면 떨어진다고하는데 윤주님덕분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
금호동 한강변에 있는 서울숲 푸르지오 아파트 '상가 주차장'이랍니다! 야경을 보러는 밤에 가잖아요? 저녁이나 밤에 가면 따로 주차 체크하시는 분도 없고, 굉장히 자리도 널널해요. 만약에 불안하시다면 근처에 공영 주차장 있으니 거기에 차 놓고 다녀오셔도 될 듯! 허나 저는 항상 주차비를 아까워 하기 때문에 ^-^;;
와~~서울예쁘네요^^ 특히 야경이 진짜 짱!!! 도서관에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있지만,,,꽃구경 못가는 저에겐 봄을 느낄수 있는 사진이네요~^^ 빨리 시험 합격해야지,,,,,!!ㅎㅎ
응봉산 야경 강추네요 꼭 가보고 싶네요. 아지트 공개 감사~
저두 가봐야겠어요~^^
윤주님이랑 같이 벚꽃구경가고싶어요 ♡ >.<
오래 기다렸어요~ 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에요 ^^~~
벚꽃은 졌지만 응봉산 야경 꼭 보러가야겠어요^^
와 정말예뿌네영~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단풍사진도 좀 올려주세요~단풍도 이제 다 졌을라나??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