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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가지 세탁 프랜차이즈 비율 높아 = 현재 경남지역 상황은 어떨까. 경남도에 따르면 세탁업으로 등록된 업소 수는 1535개(2014년 12월 기준)로 나타났다. 인구가 가장 많은 창원이 555개로 가장 많았으며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군이 9개로 가장 적었다.
세탁업소가 가장 많이 등록된 창원시를 살펴보면 마산회원구(142개), 의창구(134개), 마산합포구(118개), 성산구(82개), 진해구(79개) 순으로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인구 합계가 창원지역에 비해 적은 마산지역에 세탁소 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특히 마산회원구는 세탁업소 1개를 1547명이 사용하는 반면 성산구는 세탁업소 1개를 2986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산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세탁 프랜차이즈 비율이 28%로 월등히 높았다. 세탁 프랜차이즈 비율이 가장 적은 곳은 세탁업소 수가 가장 많은 마산회원구(7.7%)였다.
이는 아파트가 밀집된 성산구 특성과 주택 비율이 높은 마산회원구 특징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창원지역은 마산지역에 비해 최근에 개발되면서 90년대 성황을 이뤘던 동네세탁소보다는 2000년대 이후 성장한 프랜차이즈 비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현상은 시군별로 봐도 마찬가지다. 양산(31.9%), 창원(13.9%), 거제(12.2%), 김해(11.9%) 등 아파트와 공장이 많고 최근에 발전한 지역은 세탁 프랜차이즈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산은 세탁업소 수는 도내에서 4번째지만 세탁 프랜차이즈 비율은 1위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볼 때 진주시는 혁신도시가 완공되면 현재 1%대에 머물고 있는 세탁 프랜차이즈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세탁 프랜차이즈 출현 =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크린토피아'가 세탁 시장을 눈에 띄게 장악하지 못한 곳이 경남이다. 이유는 크린토피아가 경남에 들어오기 전인 1999년 경남에서 문을 연 토종 세탁 프랜차이즈 '월드크리닝'이 있기 때문이다. 크린토피아 전국 매장 수는 2000여 개로 월드크리닝 매장 수의 10배에 가깝지만 경남에서는 월드크리닝 매장이 95개로 크린토피아보다 25개 더 많다. 이는 시장을 선점한 효과도 있지만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월드크리닝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찍부터 미국, 일본 등에서는 세탁 프랜차이즈 형태로 세탁업이 운영돼 왔다. 이런 추세에 맞춰 월드크리닝 외에도 경남에서 만들어진 세탁 프랜차이즈들이 있다. 서부 경남을 중심으로 1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름다운세탁소와 창원지역을 중심으로 9개 매장을 운영 중인 세탁도우미다.
월드크리닝 관계자는 세탁 프랜차이즈에 있어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겠지만 신뢰를 만들어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가맹점주들을 모아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세탁 프랜차이즈가 세탁업 트렌드지만 이미지나 내실은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므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네 세탁소도 변화 = 세탁 프랜차이즈 급성장, 아웃도어 의류 유행 등으로 동네세탁소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때 마산지역에만 450여 개 세탁소가 영업할 만큼 호황인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동네세탁소가 해마다 60~70곳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세탁업중앙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위생교육을 열고 최근 복잡·고급화된 섬유에 대한 세탁기술을 공유하고 개발하는 등 공부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또 운동화 세탁 등 기존에 취급하지 않았던 품목도 시대 흐름에 맞게 취급하는 등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손소식 한국세탁업중앙회 경상남도지회장은 오랜 세월 축적된 노하우를 동네세탁소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현재 세탁업을 운영하는 사장들이 보통 50~60대"라며 "가격에서는 세탁 프랜차이즈를 당해내기 어렵지만 30년, 40년씩 쌓인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소재마다 다른 세탁법을 익히고 연구하는 등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