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처음 만날 때 으레 하는 것이 명함 교환이다. 이제 명함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직장인만의 소품도 아니다. 요새는 가정주부들, 심지어 초등학생까지도 명함을 버젓이 내밀고 있을 정도이다.
명함이 생겨난 것은 프랑스의 루이 14세 때라고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의 집을 방문할 경우 상대방이 부재중이면 이름을 적어 남겨 놓았다고 하며, 독일에서도 16세기경에 이름을 적은 쪽지를 사용했다고 한다.
명함은 자기를 소개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를 기억하게 하는 수단이 된다. 인간 관계 형성의 유용한 도구가 될 뿐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것은 매너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명함의 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또 그것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것 같다. 이 기회에 명함을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두자.
1. 명함 교환의 에티켓
사람을 만날 약속을 해서 명함을 주고받아야 할 때는 미리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명함을 다루는 태도는 그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므로 명함은 돈지갑이나 와이셔츠 주머니에 넣지 말고 깔끔한 명함지갑에 넣고 다니는 게 좋다.
명함집에 명함은 거꾸로 넣어두어 한 번에 꺼내어 상대에게 바로 전해질 수 있도록 준비한다. 지저분한 명함, 구겨진 명함, 전화번호나 주소 등을 고쳐 쓴 명함을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상대를 기다리게 하고 명함을 찾는 것은 매너에 어긋난다. 평소 명함을 충분히 가지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자. 의외의 상황에서 명함이 부족하지 않도록 지갑, 수첩 등에도 여분의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만약 명함이 없을 때는, 자기가 예의를 갖추지 못했음을 사과하고, 필요에 따라 이름과 연락처 등을 작은 메모지에 적어 건네준다. 명함이 없다고 얼버무리면서 상대방의 명함만을 받는 것은 결례다.
상대방이 명함이 없을 때를 대비해서 명함 크기의 백지를 몇 장 준비해두는 것도 하나의 지혜다. 그 메모지에 상대방이 연락처 등을 직접 쓰도록 하는 게 좋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자마자 명함부터 건네는 경향이 있다. 명함은 일단 간단한 인사나 악수가 끝난 후에 교환하는 것이 바른 순서이다. 서양인들은 비즈니스 관계가 아니면 초면에 명함을 내미는 경우가 적다. 즉, 그들은 충분한 대화가 오가고 서로의 연락처가 필요하다 싶으면 그때서야 명함을 교환하는 것이다. 앉아서 대화를 나누다가도 명함을 교환할 때는 일어서서 건네는 게 원칙이다.
원래 명함은 윗사람이 먼저 건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랫사람이 자기를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먼저 건넨다.
건네야 할 명함을 명함집에서 꺼내면 우선 바른 명함인지를 일견한 후 상대방이 읽기 쉽도록 180도 돌려잡아 상대방의 가슴 높이 정도로 공손히 내민다.
명함을 상대방과 동시에 주고받을 때는 자기 것은 오른손으로 건네고, 상대방의 것은 왼손으로 받는다.
명함은 정확히 통성명을 하면서 건넨다. 즉, 명함을 내밀면서 "저는 OO계 OOO 대리입니다" 라고 소개말을 한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자기를 인상깊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함에 의존하지 말고 자기 목소리로 이름을 들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받는 명함은 자세히 읽어보고 읽기 어려운 것은 그 자리에서 상대방에게 물어서 확실히 알아두어야 한다.
읽어 본 후 명함 첩이나 명함지갑 등에 소중히 보관해야 한다. 명함을 받자마자 보지도 않고 바로 주머니에 집어넣는다든지, 테이블 위에 던져 놓는다든지, 받은 명함에 이것저것 낙서하거나, 상대가 명함을 내밀 때 딴전을 피우지도 말아야 한다. 또한 상대방 명함을 손에 쥔 채 만지작 거리거나 탁자를 툭툭 치는 등 산만한 행동을 보여서도 안된다. 명함을 상대방의 책상이나 탁자 위에 놓아서는 안 된다. 이러한 행동은 상대방을 실망시키는 큰 실수이다.
명함을 줄 사람이 여럿 있을 때는 윗사람에게 먼저 건넨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명함을 받은 후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게 될 때는 명함을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늘어놓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상대방을 정확히 기억하고 지칭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안면이 있으나 만난 지 오래되어 자기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싶을 때는 다시 명함을 주어도 된다. 반면에 상대방이 초면이라도 자기를 확실히 알고 있을 때는 명함을 건네지 않아도 무방하다.
2. 명함 관리와 활용법
명함은 인간 관계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수단이 된다. 명함을 아무 데나 처박아 둔다면 소중한 자원을 버리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자기 나름의 명함 관리법을 정하여 명함을 잘 활용토록 하자.
명함을 받고 상대방을 배웅한 뒤에는 뒷면이나 여백에 상대방을 만난 장소, 날짜, 만난 이유, 소개자, 상대방의 인상과 대화 내용의 특기사항, 상대방의 업무, 취미, 가족 관계 등 여러 정보 사항을 반드시 메모해둔다. 그래야 상대방이 쉽게 기억되고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유용한 대화자료가 된다.
명함은 아무 데나 보관하는 게 아니다. 명함 홀더나 바인더에 잘 정리해서 찾기 쉽게 보관한다.
통상 명함을 정리하여 보관하고자 할 때는 직장(업무) 관련 명함과 개인 관련 명함으로 분류하는데, 만나는 사람의 계층이 폭넓을 때는 직장(회사)별, 업종별, 모임별로도 분류 정리한다.
직장(업무) 관계 명함은 업종별로 나눠 색인을 만들어 관리하고, 개인 관련 명함은 '가나다' 순으로 정리한다.
1년에 1회씩 명함을 정리하여(연하장을 주고 받는 연말연시가 좋다)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것은 제거하며, 변경된 주소를 발견하면 정정해둔다.
상대방에 대하여 알게되는 정보(회사 이동, 전화번호 변경, 승진 등)는 수시로 명함에 추가로 기재하여 관리한다.
오래된 명함으로, 명함을 준 사람이 직위가 바뀌거나 다른 회사로 전직했다 하더라도 그 명함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직책이 바뀌어도 그 명함은 그 사람을 사귀어온 역사적 징표가 될 수 있다. 부장이 된 사람에게 “당신의 대리시절 명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때 상대방의 기분이 어떻겠는가. 다만 오래된 옛날 명함은 별도로 정리 보존하는 게 좋다.
일본에서는 명함을 분류하여 인명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주는 회사까지 있다. 컴퓨터에 입력하여 관리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