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 언저리에서
(나의 명품)
정확하기로 소문난 가내 수공업 스위스 명품 시계도
이쯤 쓰면 마모되어 부품을 갈아야 할 터인데
잘 돌아간다고 안심하다보니 육십 언저리에 도착했다.
자랑스럽게 팔목에 차고 다니면서 시계 속은 몰라도 되는
확실한 믿음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믿을만하여 믿고, 살만하여 살고, 볼만하여 보고
닦을 만하여 닦고, 호호 불만하여 불고
입 맞출만하여 눈뜨면 입 맞추는 나의 명품시계.
스위스 산 명품보다
완벽하게 살아있어 지금까지 믿음으로 살아온
그대는 나의 전설!
그대는 나의 명품!
신이 주신 살 중에 살 뼈 중에 뼈
당신은 나의 아내입니다.
이만큼 살았으니
명품에 장신구를 주렁주렁
살아온 숫자만큼 걸어 주어도 모자라겠지만
그대 나의 명품에 겨우 싯귀 한 줄을
당신의 가슴에 걸어 봅니다.
내가 가진 것이 없어 턱없이 모자라지만
하늘의 별과 달과 해보다 더 뜨겁고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내 마음의 투명한 사랑의 유리 상자를
당신 앞에서 열어 보입니다.
닳고 닳아 느슨해진 당신과 나의 사랑 태엽,
60언저리에서 이제껏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으로 감았지만
살아가는 온~날들은 나의 온몸으로 감아
아름다운 부부라는 이름으로 남고 싶은 마음에
당신이 원하는 것에 응답의 소리를
시계소리를 표절하여 당신에게 들려드립니다.
“재깍 재깍 재깍........”
이 소리는 당신이 부르면 달려가는 소리입니다.
-60고개 당신의 생일에 -
택배를 뜯었다 요게 나왔네?
아하! 시어머니 생일에 쎈스있게 에쎈스를!
며느리가 좋아하는 고양이 스티커로 봉인하고
손 편지
토끼?
뭐야 곧 토끼같은 손자를 선물로 드리겠다는 암시?
ㅋ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