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감성과 관능의 미학
겨울철답지 않게 종일 봄비처럼 촉촉이 비가 내렸다. 한 회원은 물 고인 산길 후미진 길을 걷는 즐거움을 올려주었다. 또 다른 한 회원은 “안개가 자욱한 산에 빗방울 소리 들으며 오롯이 혼자서 맨발로 걷는 시간이 너무나 감사합니다.”라고 써서 올렸다.
빗속 맨발 산행의 묘미에 관해 박창식(남, 65세) 회원도 글을 올렸다.
"대모산 맨발 산행을 빗속에서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비가 주는 행복 때문입니다. 촉촉한 대지가 어머니 가슴 같은 부드러운 촉감을 가져왔지요. 처음부터 이 코스를 다 걸으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걷다 보니 너무 편안한 산행이 되어 나도 모르게 평소 등산화 신고 다니던 A 코스를 다 밟은 겁니다. 마라톤으로 치면 전 구간을 완주한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는 “아, 또 비 오기를 기다리며 오늘도 일기예보를 본다.”고 하였다.
이 얼마나 멋진 시적 표현인가? 마치 고 유치환 시인이 그의 시 「행복」에서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니라 / 오늘도 나는 /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중략)"와 같은 형식과 감성의 서술이다.
위와 같은 감상을 올린 회원들은 모두 맨발로 숲길을 걷는 그 감성과 미학에서 이미 한 경지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다.
저자가 한창 젊었을 때 윈드서핑의 매력에 빠진 일이 있었다. 서핑보드에 올라서서 돛을 잡고 바람을 타고 한강을 가로지를의 그 속도감과 신나는 느낌은 필설로 형언할 수 없었다. 서핑을 하며 강물 위를 미끄러지면 노래와 휘파람이 절로 나오는 행복을 느끼곤 하였다. 바람만 불면 한강으로 달려나가야 했음은 그 다음의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우선 창밖으로 손을 쑥 내밀고 바람이 부나 안부나를 가늠하곤 했었다. 바람이 불면 바로 한강으로 달려나가기 위함이었다.
숲길 맨발걷기를 한 이후부터는 이제 비가 오나, 안 오나 일기예보를 매일 검색하고 있다. 특히, 「맨발걷기 숲길 힐링스쿨」 회원들이 행복한 맨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꼭 토요일 전에는 비를 내려 주십사 기도한다. 물론, 날씨가 더울 때는 아무 때고 비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비가 내리면, 바로 숲으로 달려가곤 한다.
사실 비가 내린 후 숲길을 맨발로 걷는 것은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을 준다. 비로 젖은 땅은 우리에게 적당히 시원함을 선사하고, 빗물에 씻긴 땅은 모래들이 송골송골 드러나 맨발과의 접촉을 훨씬 더 명징하게 느끼게 해 준다. 거기에다 또 다른 기쁨은 평소에 없던 작은 개울물을 숲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숲길에 빗물이 모여 개울이 되어 흐르고, 그 개울물을 시원스럽게 맨발로 걸을 수 있음은 또 다른 축복이다. 비온 뒤 숲길을 맨발로 걷는 즐거움은 그렇게 유쾌한 쾌감이기도 하고 또 관능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비에 젖은 나뭇잎이 수북이 쌓인 숲길을 맨발로 밟고, 물기를 머금은 부드러운 숲길을 맨발로 걷는 것은 마치 샤워하고 홑이 불로 몸을 감고 뒹구는 것과 같은 그러한 생생하고 질박한 쾌감을 가져다준다.
다비드 르 부르통도 그의 산문집 "걷기 예찬”에서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비가 올 때, 또는 그 직후의 숲길 맨발걷기는 기쁨이고 행복이고 관능의 미학이다. 우리에게
빗속 숲길 맨발걷기의 감성을 온전하게 경험하게 할 뿐만 아니라 행복의 극치를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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