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11일.
금요일
요즈음 주말에는 시골에 가는일이 많아져서 가능하면 주중에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못했던 산행을 몰아서 한까번에 하는듯 이번주 두번째 산행입니다.
새벽시간의 사당역 근처.......
아직은 이른 새벽이어서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단양 북벽교 부근의 태화산 들머리.
들머리에서 조금 올라가니 산허리에 길게 지어진 농장이 보입니다.
농장 이름은 닭을 키우는 북벽농장....
농장을 지나서 커다란 느티나무 즈음에 이정표가 나무사이에 있습니다.
태화산 정상까지 3시간.
거리도 표시를 해 놓았으면 가늠하기 좋았을터인데 소요시간만 표시를 하고 있으니 시간의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발아래로 남한강과 함께 북벽이 보입니다.
낙엽이 쌓여 있는 산길을 산객들이 조심스럽게 올라 갑니다.
산행을 시작한 들머리에서 부터 쉬임없이 경사진 산길을 올라 왔습니다.
앞에 보이는 능선을 넘어서 잠시 쉴곳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해봅니다.
그러나 바램은 그저 바램일뿐.......
쉴곳 대신 산허리를 휘어감고 돌아가는 편안한 산길이 나타납니다.
쉴곳이 없으며 천천히 걸을수 있는것도 쉬는것을 대신할수 있으니 이또한 큰 기쁨이지요.
산허리를 휘감고 돌아가니 눈앞에 나타난 경작지와 자그마한 집 몇채 그리고 승용차가 보입니다.
화정암.....
이렇게 높은곳에 물은 어떻게 가두고 있는지.......
자그마한 연못이 눈에 들어 옵니다.
연못을 지나 산길은 이어집니다.
오늘 날씨는 좋은데 불어오는 바람은 차갑습니다.
등줄기에서는 땀이 흐르는데 손가락은 시려서 장갑안에서 손가락을 꼼지락 거려 봅니다.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1시간30분이 소요된다는 안내의 글이 써져 있습니다.
들머리에서 본 이정표에 화정암까지 1시간30분 소요된다고 하였었는데 1시간만에 올라 왔으니
정상까지도 1시간이면 갈수 있을거라 생각해 봅니다.
산길을 한없이 올라오다보니 갑짜기 임도와 마주합니다.
앞서가던 산객을 보지 못했었다면 조금은 헤메고 있었을수도 있는 이정표없는 임도......
낙엽이 산길을 뒤덮고 있어서 그저 눈짐작만 가지고 능선을 따라 올라 갑니다.
낙엽이 덮고 있는 그 안쪽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수 없습니다.
미끄러운 얼음이 있는지.....
아니면 물을 머금은 진흙이 있어서 밟으면 그대로 미끄러질수 밖에 없는 그런 땅인지......
차라리 눈이 내려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걷는것이 편할때도 있습니다.
드디어 만난 거리가 표시된 이정표.
태화산 정상까지는 1.5km 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지금까지 올라온 거리가 3.8km 인것 같습니다.
기묘하게 꼬이면서 자란 나무......
이것은 바람의 조화일까 아니면 스스로 살기위해 몸부림을 치다보니 이렇게 꼬였을까........
서른이 넘은 딸아이가 자동차를 샀습니다.
칠십을 바라보고 있는 애비는 서른이 넘은 딸아이한테 이런저런 걱정을 늘어 놓습니다.
딸아이는 조금씩 조금씩 노인이 되어가고 있는 아빠가 산에 오르는것이 걱정인지 조심하라 합니다.
아빠의 눈에는 딸아이가 아무리 젊다 하더라도 항상 물가에 내 놓은 어린아이로 보이는가 봅니다.
자동차는 시내연수를 일주일정도 받은후 가져 가라고 자동차 키를 내가 가지고 있습니다.
철없는 아빠의 과잉보호가 아닌가 싶습니다 .......
지워진 이정표에는 손글씨로 이렇게 써져 있습니다.
직진해서 올라가면 정상은 100m
돌아서 올라가면 정상은 200m
딸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천천히 가고 돌아 가더라도 안전하게 다니거라.........>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산객들.
해발 1027m
태화산 정상의 표지석은 두개가 있습니다.
가운데 자그마하게 있는 위치점의 좌측 검정색 표지석은 단양군에서 세운것이고
우측의 흰색은 영월군에서 세운것 입니다.
정상이 단양군과 영월군의 경계에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하산길은 소나무 전망대를 거쳐 고씨동굴쪽으로 향합니다.
산의 높이가 1000m 를 넘어서인지 부는 바람이 겨울의 칼바람입니다.
능선을 타고 걸을때 오늘쪽에서 바람이 불면 오른쪽 얼굴과 어깨. 팔은 서서히 식어 갑니다.
아직 고씨동굴까지는 5km 도 넘게 가야 하는데 적당히 바람을 피할수 있는곳이 있으면 점심을 먹고
가야 할것 같습니다.
빈자리.......
전망대에 있는 빈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습니다.
등쪽에서 밀어 붙이는 칼바람을 맞으며 먹는 점심.
맛으로 먹는것이 아니라 힘을 얻기 위한 방법일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남한강은 구비구비 계곡을 따라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멀리 희뿌연 구름 바로 아래에 높이 보이는 희미한 산은 소백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씨동굴까지는 4.03km
인위적인 계단이 없어서 걷기에 편할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경사가 심하지는 않는 산길로 보이지만 낙엽속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산객은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차라리 이런곳에 계단이 있다면 어기적 거리면서 내려가지는 않을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 하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것 같습니다......
가져올수만 있다면 가져다가 우리집 정원에 심어 놓고 보고 싶은 소나무의 특이한 모습.......
산길 좌측으로 보이는 고씨동굴의 넓은 주차장은 텅 비어 있습니다......
고씨동굴입구.
평일이어서 그런지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는가 봅니다.
전체 산행거리 약 12km
겨울산행중에는 야생화를 볼수 없으니 그저 발밑만 조심하면서 걷는데만 집중합니다.
아직은 상고대 도 눈꽃도 볼수 없는 겨울산이지만
산행은 산행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입니다 ~~~^^
첫댓글 들렸다 가시징
누룽지 끼려 디릴수 있는데?ㅎ
텔레파시를 보냈으면 들렸다 가는것인디......
누울이 항그릇 놓쳤네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