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까지만 해도 무지 덥던 날씨가 오늘은 선선한 바람까지 서비스 아닌 서비스를하며 시원하다
카니발,무소,코란도에 소나타,산타페,투산.............등등
불과 30여년전 낚시 풍속도와는 너무도 많이 변했다
고향에 가면 언제나 찾던 숲속의 작은 소류지도 이제 훌쩍 커버린 물버들에 가려 숨어 버렸고
대나무 낚싯대 하나 달랑들고 힘들게 걸었던 울퉁불퉁한 숲속길도 이젠 콘크리 포장이 되어 쉽게 갈 수 있다
버스를 타고 힘겹게 몇시간을 가던 낚싯터가 집앞의 연못 찾아가듯 자가용으로 쉽게 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왠지 마음 한구석에 습쓸함과 그림움이 교차된다
밥풀이나 지렁이만 끼워도 연달아 올라오던 붕어도 이제 최고급 미끼로 아무리 유혹해도 보이질 않으니
살기는 편해 졌지면 우리 꾼들에겐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오늘은 B,D조가 오랫동안 외면했던 범천못에서 합동 정출을 한다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많이 내려간 저수지 못둑에는 공사가 한창이고 건너편 산위는 붉은흙을 토해내고 있다
그 옛날에는
주변에 민가가 몇채 있을뿐 가끔씩 지나가는 버스가 유일했는데
이젠 매운탕 단지가 생기고 각종 위락시설과 함께 모텔까지 생겼다
휘황 찬란한 불빛들이 캐미를 꽃지 않아도 낚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애들 어린시절 아내와 버스를 타고 소나무 밑에서 라면을 먹으며 낚시한 생각이 난다
세월의 흐름속에 많이도 변해 버린 범천못이 낚시꾼들에겐 참으로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범천못에 가면 항시 만날 수 있는 새철이도 변해 버린 범천못 처럼 많이 늙어 있었고
나 또한 많이 변해 버려서 그도 날 알아보지 못한다
낚시를 가는 이유는 붕순이를 만나는 것도 좋지만
보고 있어도 보고싶은 조우들과의 만남이 난 제일 좋다
낚시를 하지 않더라도 잠깐씩 다녀가는 얼굴들이 있어 더욱 행복하다
몇일을 우려낸 사골 국물보다 진한 맛과 아까시아 향보다 향기로움이 가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푸짐한 먹거리에 정다운 입담이 더하여 오늘밤 낚시는 글럿다
먹고 노닥이다 보면 대물의 꿈도 잊고 각자의 무용담으로 새벽을 맞이 하겟지
초저녁 크게 휘어진 낚싯대를 보고 모두가 몰려든다
저때의 기분은 논 열마지기와도 안 바꾼다고 했던가
좌우로 힘겨루기를 한참하다가 나온 녀석은 겁대가리 없게도 수염을 달고 있다
면도할 시간이 없었던가
잉어 한마리로 모두가 대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무 되어 두대만 편다고 고집하다가 네대를 펴고
미끼도 이것 저것을 준비해 본다
초저녁 입질을 놓치고 벌써 앞산 머리위에 반달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비가 올거라 했는데 달이 떳음에도 반갑지가 않은 것은 대물에 대한 욕심으로
환한 달빛에 붕순이 모두 숨어 버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맘에
가만히 서있는 찌을 힘주어 째려봐도 찌는 꼼짝을 하지 않는걸 보니 입질할 기미가 없나보다
그때 저멀리서 들리는 붕어 한마리 했단다
잠시뒤에는 또 33 cm가 넘는 월척 소식까지
모두 B조 사람이란다
총무님 왈! D조 분발 하세요
고기 못 잡으면 낼 아침에 D조는 집합해서 한딱가리 한단다......ㅎㅎㅎㅎ
어제께만 해도 큰 붕어를 꿈꾸었는데
꿈속에서 만난 작고 이쁜 붕어가 나에겐 마지막 붕어란 말인가
오늘도 어김없이 여명은 동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따가운 했살이 얼굴에 닿으니 철수을 해야 겟다
오늘도 슬슬히 익숙하게 대를 접는 꾼의 뒷모습이 왠지 모르게 낮설지 않다
언재나 그럿듯 철수길은 아쉽다
하룻밤 추억이 고스란이 묻어난 본부석을 정리하고 사진 한방으로 오늘의 추억을 정리하며 해어 져야한다
아쉬움을 뒤로 한체 다음에 또 어느곳에서 또다른 추억을 만들며 행복한 하루를 만끽 할 수 있을지
벌써 부터 꾼의 마음은 설렌다
낚시는 항상 꾼들을 설레게 한다
주말에 낚시를 다녀오면 한 주가 가벼워 지고
그렇지 못하면 한 주가 무거워 진다
이쁜 붕어를 만나면 더욱 좋지만
매번 난 용왕님께 KO 당한다
언제나 처럼 말이다
그래도 다음에 또 갈 것이다
스파링의 강도를 더욱 높여 와야겟다
대물을 만나면 꼭 맛볼 손끝의 짜릿한 전율을 느끼기 위해
그 기분은 논 열마지기와도 안 바꾼다고 했으니까.....
첫댓글 님의 꾼으로서의 정감어린글 잘읽었읍니다
저도 옛날 낚시하다가 이십년 만에
복귀했는데 고기가 마이 없어진것 같았읍니다
작년 부지런히 따라다녀도겨우 몇마리
정도 입니다 ᆞ실력도 문제겠지만
폭군 외래어종과 환경오염 그리고 우리꾼들의
무차별 포획 이 원인인것 같읍니다
우리도 이제 손맛 찌맞만 즐기고 입맛은
버려 개체수를 보존 해야한다 생각 됩니다
총무님들은 그날잡은 붕어님들을 박수속에
방생 하는게 어떨까요
역시 장대고문님의 글이 들어가니
물가에 같이 앉자 낚시하는 기분 입니다.
잘 ㅡㅡ읽었습니다...다음에는대구리 잡아서요 ..ㅎ
장대고문님의 장대한 글은 우리 낚시인들을 잘표현해주십니다. 항상 이런마음으로 님을 기다려 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