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감사하며 겸손하게 새해를 음미”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시인 푸쉬킨의 시(詩) 한 구절이 절로 떠오르는 을사(乙巳)년 새해다. 지난해 연말 느닷없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정국은 참담한 정치 실종의 늪으로 빠지면서 2025년 새해 희망마저 거둬들이는 형국이다.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체포와 구속이 그 배경과 원인을 묻어버린 채 세상이 우리를 속이듯 슬프게 하고 노여워하게 만들기도 한다. 세상에서 신념이 가장 무섭다고 하듯이 잘못된 집착은 망하는 길이고, 그릇된 고집은 패하는 법, 중용(中庸)의 도(道)가 아쉬운 민주 정치다.
조선 시대 중종 격암(格庵) 남사고 선생의 ‘격암유록’에는 ‘성신애제(誠信愛濟)’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모든 만물에 정성을 다하면 믿음이 생기고, 믿음이 생기면 사랑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건널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성신애제’야 말로 삶에 속지 않고 살 수 있는 우리네 마음이다. 모든 만물에 감사하며 정성을 다하면 겸손한 믿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가 있다. 그래서 을사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 감사하는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소중한 지금을 음미하면 좋겠다.
인생은 고해(苦海)라고 하지만 모든 만물에 감사하면 순간이 즐겁다. 부모와 자식에게 감사하고, 이웃과 친구에게 감사하면서 사회와 공동체에 감사하면 갈등과 대립도 없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온갖 사물에 감사하고 믿음을 가지면 소중한 사랑으로 초월할 수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겸손을 배워야 한다. ‘겸양지덕(謙讓之德)’이야말로 ‘덕업상권(德業相勸’의 시작이다. 공덕을 쌓는 방법이 바로 겸손의 길이다. 겸손하게 행동하고, 겸손하게 생활하며, 겸손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 바로 지금을 음미하며 기쁨을 찾는 것이다.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지만 존재했기에 사랑스러우리라’ 푸쉬킨이 ‘마음은 언제나 함께 있다’며, ‘오늘 또한 행복하여야 한다’고 말했듯이 감사의 마음과 겸손의 자세로 살아간다면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소중한 지금을 음미하면서 삶의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게 된다.
독일 철학자 헤겔의 ‘정반합(正反合)’ 이론처럼 차면 기울고, 기울면 다시 차듯이 우리네 ‘새옹지마’는 그 끝을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순간순간 감사하며 겸손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습관화해야 한다. 지금을 음미하며 순간의 기쁨을 소중히 간직하는 한 해가 되길 모두에게 기원한다.
특히 정치하는 위정자들이 감사와 겸손을 배웠으면 좋겠다. 빗나간 우월감과 삐뚤어진 허영심으로 권력욕에 빠지지 말고, 국민에게 감사하고 유권자에게 겸손하면 이른바 ‘다 살기’ 정치를 이룰 것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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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을사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와 겸손’으로 만사형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