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련회 모임 날...
2015년 12월 26일
양 건주
나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다. 아마 성격(?)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들과의 모임도 많지 않은데 내가 만나는 모임 중에 특이한 모임이 있다.
바로 재련회이다. 군 시절에 알게 된 친구들과 그중 한 친구의 죽마고우 친구들 모임이다.
군 시절 때에도 그를 잘 알고 지낸 것도 아닌데 어찌하다가 모임에 조인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들이 만나기 시작한 지 어느새 45년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 만나는 친구가 모두 11명인데 오늘 재련회 송년모임에 10명이 참석하였다.
대부분 건강한데... 실은 세 명이 몇 년 전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지금 투병을 하는 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특이 한 점은 11명 모두 안경을 낀 친구가 없다. 눈이 모두 건강한 셈이다.
오늘 날씨가 제법 춥던데...
김도원이 오늘 모임에 연락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서 모두들 놀랐었다. 더욱이 추운 날씨에...
도원은 실은 오래전에는 인천 어느 청과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자재공급 사업자로 제법 번창하였었는데... 어는 날 부도를 맞고 고생하더니 중풍(?)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몸이 많이 불편해 졌다. 친지의 소개로 고향도 아닌 전라도 정읍으로 내려가서 그 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인데 재련회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오늘 모임에 참석한 것이란다.
평소에는 봄철에나 한번 정도 모임에 참석을 하였고 추운 날에는 거동의 문제도 있고 하여 참석을 한 적이 없었는데 추운 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불현 듯 나타 난 것이다. 친구들 모두 의아하기도 하였고 놀랍기도 하였지만 일단은 만나보게 되어 반가웠다.
도원의 둘째 아들 현성이...
도원의 둘째 아들 현성이가 책을 내고 오늘 출판기념으로 교보문고에서 펜 사인회를 하고 아버지를 만나러 이곳으로 와 주었다. 현성의 책은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였으며, 한예종 졸업생(대학원)으로 1991년 1집 앨범[소원]을 낸 후 heaven, 내 삶의 반, 슬픈 초대장, 이별은 멀었죠 등 다수 노래를 부른 감성의 발라드 가수 김현성인 것이다. 현성은 나이보다 상당히 어려 보이는 외모로 깔끔하고 예쁘고 멋있었다.
‘재련(再連) 회’ 모임...
나는 도원의 연락으로 이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도원과는 군 생활에서는 실은 서로 잘 모르고 지냈는데 제대를 하고 나서 도원이가 바로 청량리 내가 사는 이웃으로 이사를 온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 만나게 되면서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나는 군 제대 후 복학생일 때 도원은 두 아이 아빠로써 생활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 왔다. 술을 마실 줄 모를 때 도원이가 술을 가르쳐(?) 주기도 하였었다. 도원과 술 한 잔 하고 ‘봄비’ 노래를 불렀던 기억도 난다.
아마 그러면서 도원이가 군대시절 때 알게 된 친구들 성원, 세종, 인규와 연락하게 되면서 인규의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함께 만나게 되었던 것 같았다. 그 때 함께 등산도 몇 차례 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내가 대학교 졸업할 때 그 친구들이 와서 축하해 준 기억도 난다.
그리고 내가 대학교 졸업하고 울산으로 내려가면서 서로 연락이 끊겼고, 도원은 해외 근로자로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로 나가서 일을 하게 되었을 때에도 울산에 있는 나에게 편지를 보내 주어 도원하고는 계속 연락을 하여 왔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한 동안 연락이 끊기고..내가 서울 본사로 올라오면서 도원이가 다시 나를 찾아 주어서 다시 만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들 서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해서 재련회로 모임 명칭을 부르게 되었는데 아마도 도원이가 재련 회라고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 계속 서로 만나던 것을 몇 년 전부터 매달 한 번씩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우리들 모임에서 나의 군대 친구는 도원, 성원, 인귀는 군대 선임이었고, 세종은 동기였다.
그리고 인귀의 친구였던 유식, 형복, 요섭, 경하, 훈성, 인태도 면면히 보면 모두 대단한 친구들이었다.
[성원]은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임을 한 후에 숲과 식물(특히 야생화)에 심취되어 많은 정보와 지식으로 사회 재능기부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고, [인귀]는 사업 수단이 뛰어나서, 팬션 사업, 부동산 중개업과 인테리어사업은 물론 다재다능한 재능이 있어서 배드민턴 운동도 잘할 뿐만 아니라 노래도 잘하고 유머감각이 풍부해서 항상 우리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준다.
[유식]은 항상 올바른 사고로 언변이 뛰어나서 친구들에게 좋은 말을 해 주어 모두들 경청을 해 주었으며, 기계설비에 남다른 기능보유자로 늦은 나이까지 전문분야에서 일을 해 왔었다. [형복]은 정말 깔끔한 친구다. 요즈음에도 청바지에 멋 장이 옷을 입고 다니는데 지금도 젊게만 사는 그의 춤과 노래도 일품이다. 그리고 [훈성]은 지리, 지도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을 하였는데 지금도 지도 분야에서도 전문가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중등, 고등학교 지리교과서를 제작하여 납품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요섭]은 오래전부터 을지로 3가에서 철물점사업을 운영하여 제법 큰 회사로 발전하여 왔었는데 최근에는 작은 규모로 철물점을 운영하고 있다. 음식점의 결정은 주로 요섭이 하고 있다. [경하]는 부친이 전라도에서 알아주는 명성 있는 정치 활동가로 부유한 집안의 장남으로 건강한 체질이며 아직도 왕성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금년 말에는 은퇴를 한다고 한다. [인태]도 오래전부터 커튼 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 수완이 좋아 지금도 안정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
도원은 지금 투병생활을 하면서 생활력이 강해서 나름대로 잘 버티어 내는 것 같았다.
도원이 젊었을 때 정말 술을 많이 마셨고 식사도 정말 많이 먹었던(특히 고기) 기억이 난다.
아마 그러한 후유증이었을 것이다. 정읍에서의 혼자 생활이 얼마나 고달플까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 저민다.
도원은 지금도 틈틈이 글을 쓰는 모양이다. 도원은 글을 잘 썼다 시도 제법 짓기도 하고... 요즈음에도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 이곳 저 곳에 글을 응모하고 있는데 아직 아무 곳에서도 당선이 되지 않더라고 한다. 몸이 그렇고 생활이 그런데 글을 쓴다는 것이.. 글을 쓰는 의욕과 열정이 정말 멋있고 보기 좋았다. 아마도 삶의 활력소 일 것이다.
아마도 아들 현성이가 책 출판을 하였다고 하니 도원의 DNA를 이어 받은 모양이다.
오늘도 평소와 같이 소주한잔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한마디로 나와는 조금 거리감이 있는 친구들이다. 왜냐 하면 내 주변의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들인 친구들인 셈이다.
매번 나는 이 모임을 하고 나면 그 다음날 술병을 앓곤 했다.
상스러운 이야기들이 내가 평생 한 번도 말해 보지 못한 말들로
~ 오히려 친근감이 들었고, 내가 못하는 대신 대리 만족이라고 할까 하는 마음도 들었고,
불행했던 환경들이 ~ 나와 비교되면서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와 다른 정서들이 ~ 흥미롭게 색다른 모습으로 비춰지고,
강하고 억센 모습들이 ~ 어떤 때는 부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우락부락(?)한 모습들이 ~ 새롭게 또는 든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위의 여러 가지 모습들이 많이 변해 가고 있는 듯하다.
말들도 조금은 젊잖아져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도 경청을 해 주기도 하고, 내가 말할 때에는 더욱 경청을 해 주는 듯해서 기분이 좋다. 모임의 성격이 순화되어 간다고 할까? 이러한 모임에 친숙해진 덕일까? 아니면 나이가 들면서 철들이 들어가는 것 일까? 하여튼.. 모임이 좋아져 가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오늘도 술 마시기를 마치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계산은 항상 1/n이었다. 오늘은 송년 모임으로 노래방에를 간다고 + 알파로 조금 더 갹출을 했다. 도원은 먼저 가야 해서 용산역(KTX)까지 갈 택시를 잡아 도원을 태워 줄 때 내가 도원을 데려다 준다고 하면서 택시 앞자리로 탔다. 그랬더니 마침 성원이도 함께 가 주겠다고 뒷자리에 도원과 함께 택시를 탔다. 친구들이 고맙다는 표현을 뒤로 하고 우리는 용산역으로 달렸다.
정읍 가는 KTX는 10시 15분 차편인데 그 이전에 가는 기차가 없어서 10시 15분까지 대합실에서 함께 있기로 했다. 그 때까지 거의 2시간이 남아서 보성 녹차 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따끈한 녹차 한잔씩 마시면서 호두과자도 주문하여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했다. 주로 옛날 군대 시절에 있었던 에피소드와 궁금해 하던 동료들 이야기며, 군 생활의 애환들을 이야기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정읍(목포행) 가는 KTX 시간에 맞춰 자리를 찾아 앉도록 해 주고 서로의 건강을 위하는 인사를 나누고 도원과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 왔다. 도원을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이렇게 멀리까지 친구들을 만나려 와 준 도원이 대단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지만 얼마나 외로웠으면 먼 곳을 마다 않고 찾아 왔을까 생각 하니 더욱 마음이 저려왔다.
친구 도원아,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이상)
첫댓글
청우회 친구들 이해바라며, 재련회 친구들도 혹시 이 글을 보더라도 양해해 주기 바란다.
정겹고, 멋있고,잊을수 없는 좋은친구들 행복하고 건강하게 영원히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감초영감님...
고맙습니다^^
건강은 좋아지고 있지요?
며칠 남지 않은 2015년 마무리 잘하시고,
새로 맞이 하는 2016년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그리고 평안과 함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