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오버 생일 파티에 가서 아침 9시까지 닌텐도를 할 수 있다는
부푼 기대를 가지고 집을 나서긴 했지만.....
그 기대가 무너진 것은 파티장에 도착하자마자...
친구 엄마 왈 : unfoutunately, every child didn't bring nintendo, it probably causes some problem,
so, all nintendos have to be taken back, we decided...
(불행하게도, 모든 아이들이 닌텐도를 가져 온 것이 아니기에 문제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닌텐도 다 돌려보내기로 했어요...)
이 말을 듣자 승훈이가 약간 인상을 쓰며 날 쳐다보며 하는 말...
전도사님 뭐라고 하는 거여요....? 닌텐도 안된데요?
아줌마가 선생님과는 달리 말을 약간 얼버무리며 빨리 하자 정확히는 못 알아 들었지만
분명 nintendo라는 말이 나왔고, take back이 뇌리에 빡~~
그래서 아줌마가 한 말을 전해 줬더니 세상 고통 다 가진 표정....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아 보이는...
그때 그 집 아들이와서 mom, Don't worry, it's no problem, we can share, I promise...
(엄마 걱정마세요...문제없어요...잘 나눠서 할께요...약속해요...)라고 간곡히 말하자
그럼 계속은 안되고, 저녁 파티 끝나고 잠시만 하는 조건으로 닌텐도 지참을 허락...
이렇게 가까스로 닌텐도는 확보했지만, 승훈이에게 당장 드는 본전생각...
분명 집에선 내가 못하는 이 시간에도 3명은 열심히 닌텐도 하고있을 텐데...
집을 나서는 나에게 승훈 왈 : 저 여기서 많이 못하니 집에가서 보충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래서 대답해줬죠...NO~! 승훈이가 닌텐도를 가지고 슬립오버 파티에 참석해서 혼 자만 할 수 있다는 것이
unfair(불공정)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승인 받았고, 슬립오버 끝나는 순간까지 그 효력이 유효하기로 분명 약속된
부분이니 파티에서 얼마나 많이 하고 안하고는 해당사항 없다고...이렇게 하고 아줌마에게 우리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내일 아침 9시에 데리러 오겠다고 하곤 집을 나섰죠..
이렇게 집으로 왔더니, 아니나 다를까...지훈, 한길, 한겸...저녁 먹을 생각도 않고 닌텐도 삼매경...
이렇게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집으로 온 전화 한 통...승훈이로 부터...
"전도사님, 저 슬립오버 안 할래요...저 지금 데리러 오시면 안되요?" 이유는 파티 참석했던 친구 반 정도가 집으로 돌아가고
슬립오버 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다는 거...그래서, 이왕 맘먹고 간거 그냥 하라고 했더니, 안된단다...못하겠단다...
무슨 문제 있냐고 했더니...그냥 싫탄다...
그래서, 닌텐도 계약조건을 언급해줬죠...
오늘 무한정 닌텐도를 할 수 있는 계약의 만료 시점은 승훈이가 슬립오버를 끝내는 순간이니
만일 승훈이가 저녁에 돌아오면 그 순간부터 이 집에 있는 3명도 닌텐도를 할 수가 없다고...그래도 좋냐고 했더니...
그래도, 집에 가야겠단다...정 그렇다면 할 수 없죠...데리러 가야지...승훈이는 저녁을 먹었고, 우리는 그때 저녁을
막 먹으려 했기에 일단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저녁먹으면서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이 비극적인 소식을 전했더니
3명이 동시에..."그냥 놔 두세요...데리고 오지 마요....ㅋㅋㅋㅋ" 일단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할 수 없다고 하니 지훈이는 자기가
승훈이에게 전화를 해 보겠다고...이 상황을 본 집에 있는 형들은 이제 오늘 저녁에 재미있는 볼거리 났다고 승훈이 오기만
기다리고...지훈이, 한길이, 한겸이는 어짜피 승훈이 오면 닌텐도 못하는 것은 사실이니 저녁 부랴 부랴 먹고 조금이라도 더 하러
가고...
이리하여 승훈이를 데리러 가서 일단 승훈이 닌텐도 접수하고, 집으로 와서 아이들 3명의 것 접수하고 각자 방에 들어 가라 했더니...
3명이 승훈이 보는 시선이 엄청 안 좋다...ㅋㅋㅋ 한길이는 혼자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책상에 앉아 책을 펴고, 지훈이는 승훈이하고
이제 말 안한다고 하고...한겸이는 괜히 덩달아 분위기 타고...문제의 승훈이는 왕따신세...이 분위기로 30분을 지켜봤더니...
집이 조용하고 참 분위기 애매하다...ㅋㅋㅋ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이제 사모님께서 나설 차례...닌텐도 4개를 들고 아이들을
모아 놓고, 상황을 설명하고, 약속과 책임문제를 언급하면서 승훈이는 형들에게 사과하고 형들은 용서 안하고...ㅋㅋㅋ
그래서, 서로 화해 잘하면 닌텐도 할 수 있게 해 줄라고 했다고 했더니...지훈, 한길...바로 승훈이 등을 두드리며...
"괜찮아...괜찮아...뭐 그럴수도 있지...다 용서할께...정말 괜찮아..."연발 연발...
이렇게 다시 획득한 닌텐도를 4명이 들고 한 방에 모여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거의 잠 들때까지...
대략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첫댓글 그 놈(?)의 닌텐도가 또 이런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군요.도대체 얼마나 재미있고 얼마나 즐거운건지...하긴 제가 예전에 매일 떡볶이 사 먹을때 엄마가 그게 뭐 그렇게 맛있냐고 하시던거랑 같은 거겠죠?그래도 이정도는 아니었던거 같은데....승훈인 몇시간 동안 심경이 무지 복잡했을텐데(엄청나게) 얼마나 갈등을 했을까 애처러운 생각이 드네요. 분명 지훈이가 무지하게 타박 했을텐데...어쨌든 잘 마무리가 되어 다행인데 승훈이의 첫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 쪼금 아쉽긴 하네요. 아이들 원성 잠재우시느라 두분 애쓰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