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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붕어 생태에 맞춘 ‘자연 낚시’
갓낚시에서 새우를 주로 쓰는 이유는 긴대로 휘두르거나 찌를 끌어당겨 얕은 턱을 찾을 때 떡밥처럼 바늘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편리한데다 큰 미끼가 잔챙이를 걸러주기 때문이다.
꼭 새우를 써야만 가에서 입질을 받는 것은 아니며, 연안에 접근한 월척이 새우라고 먹고 떡밥이라고 외면할 리는 없지 않은가. ‘떡밥낚시는 씨알이 잘다’고 인식돼 있는 이유는 잔챙이만 노니는 깊은 수심을 노리기 때문이다.
충주호나 소양호 원남지서도 오름수위때 떡밥에 낚이는 4짜들은 주로 1m 안팎의 얕은 육초대에서 입질한다는 것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먹이를 찾는 대물은 본능적으로 얕은 수심을 찾는다. 갓낚시는 그런 사냥꾼들을 사냥하는 방법이다. 은신처에 불과한 깊은 중앙부엔 쉬고 싶은, 먹이욕구가 약한 붕어들만 남아 있다. 그래서 갓낚시만큼 빠른 승부를 내진 못하며, 낮이라면 모를까 밤에는 월척을 기대하기 어렵다.
갓낚시는 경남지방 소류지에서만 통용되는 낚시나 새우미끼에만 국한된 낚시가 아니라 토종붕어의 생태와 밤의 리듬에 충실한 ‘자연낚시’다. 그러나 좌대낚시 보트낚시 릴낚시가 성행하는 오늘날 낚시현실에서 볼 때, ‘어떻게 하든 저수지 중앙부를 노려야 큰 붕어를 많이 낚을 수 있다’고 믿어온 통념을 깨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대형지에선 ‘떡밥 갓낚시’ 잘돼
갓낚시의 생명이 ‘無인기척’이기 때문에 꾼들이 붐비는 유명낚시터에선 갓낚시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꾼들이 많다. 사람들이 물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나 혼자 물러나서 숨죽여 봐야 소용없지 않느냐고 반문을 던진다.
그러나 아무리 붐비는 유명터라도 한적한 곳, 꾼들이 외면하는 곳은 있게 마련. 대표적으로 수심이 아주 얕은 최상류, 제방의 양쪽 모서리, 거친 산자락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 곳을 찾아 조용히 갓낚시를 펼치면 깜짝 놀랄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오히려 어수선한 연안을 피한 대어들이 그곳에 모여 있을 가능성도 높다. 갓낚시꾼들이 소류지를 주로 찾는 건 월척 밀도가 높고 남부지방에 대형지가 적기 때문이지 소류지에서만 갓낚시가 먹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작년 봄 갓낚시 기사를 읽은 한 독자가 충북 음성군 원남지에서 밤에 30cm 수심 수몰나무지대를 노려 월척을 낚은 바 있고, 논산의 한 낚시인은 부여 가화지에서 갓낚시를 시도해 4짜를 낚았다며 서찬수씨에게 알려오기도 했다.
갓낚시는 양어장낚시터에서도 잘 된다. 기자는 작년 여름 경기도 김포시 구래낚시터에서 한적한 모퉁이 50cm 수심 가장자리에 찌를 바짝 붙여 붕어 잉어를 줄줄이 낚은 경험도 있다.
갓낚시는 특성상 밤낚시 위주로 행해지지만 낮에 특출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예컨대 봄철 산란기나 장마철 오름수위, 그밖에 아주 탁한 물색을 유지하는 낚시터에선 낮에도 월척이 얕은 연안에서 잘 낚인다.
흐린 물이 밤과 같은 어둠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물이 맑아도 극히 정숙한 상태만 유지할 수 있으면 얕은 곳에서 더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서남해안 수로들은 대표적인 낮시간 갓낚시터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떡밥낚시에서도 갓낚시는 특별한 효력을 발휘한다. 뒤로 물러나 앉는 방식과 얕은 수중턱 위를 노리는 포인트 선정법은 동일하며 미끼만 새우에서 떡밥으로, 찌맞춤만 더 예민하게 바꾸는 것이다.
인기척을 줄이고 붕어 ‘나이트클럽’인 얕은 수심을 노리면 더 잦은 입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재작년 6월엔 진주시 진성면 상촌지에서 새우에 성화를 부리는 동사리를 피하기 위해 떡밥으로 갓낚시를 시도, 41cm 붕어를 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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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0cm 연안은 붕어 ‘나이트클럽’
인기척 제로를 추구하는 갓낚시는 자연환경 보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낚시하는데 좀 거치적거리더라도 수초나 잡목 등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낚시한다. 매일 밤 똑같은 장소로 사냥을 나서는 대물들은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경계심을 품기 때문이다.
끌어내기 쉽게끔 수초를 긁는다거나 낚싯대를 휘두르기 좋게끔 나무를 베는 것은 금물. 가능한 한 옹색한 대로 앞치기로 해결하고 비록 한두 대 펼 공간밖에 없더라도 그대로 낚시하는 게 좋다.
특히 갓낚시 포인트 선정에서 ‘연안 장애물’은 ‘수심’과 함께 양대 요소로 꼽힌다. 수초는 물론 수면에 늘어진 버들가지, 수몰된 나무둥치, 바위나 돌 부스러기, 부서진 콘크리트 구조물 등이 모두 월척이 선호하는 은폐물이 되는데 저수지 안쪽보다 가장자리에 많다는 게 공통점이다.
연안으로 접근한 대물들은 밋밋한 연안보다 그런 장애물 지역에 몸을 숨기려 하므로 수심이 약간 깊거나(1m 안팎) 아주 얕더라도(20cm 안팎) 우선적으로 노려야 하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붕어에게 있어 연안 장애물은 몸을 숨긴 채 최근거리에서 사냥감을 물색할 수 있는 최적의 매복장소인 셈이다. 갓낚시꾼들은 연안이 너무 횅하면 철수할 때 부러진 나무둥치 따위를 일부러 넣어주고 오기도 한다.
수초는 얕은 수심에 자라는 뗏장수초, 부들, 갈대가 A급 포인트로 꼽히며 깊은 수심에서 자라는 말풀이나 마름수초대는 밤낚시에서 B급으로 분류된다.
장애물을 뚫고 대어를 끌어내려면 강한 채비가 필수적이다. 원줄 4호, 목줄 3호, 감성돔 7호바늘에 짧고 견고한 찌가 갓낚시 표준채비다. 거친 장애물 속에서 4짜 붕어가 걸리면 멧돼지처럼 파고드는 놈과 막무가내로 끌어내려는 꾼의 혈투로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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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이 물러서면 붕어는 다가온다
붕어를 낚으러 간 낚시꾼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붕어의 사냥터를 점거하고 배고픈 붕어를 쫓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낚시꾼이 먼저 물가에 앉기 때문에 그 곳에 올 붕어를 만나지 못하고 붕어가 매일 밤 가장자리로 온다는 사실조차 감지하지 못하게 된다.
새우와 참붕어가 우글대는 ‘식당’에 받침대를 꽂고 살림망까지 떡 하니 걸쳐놓고 있는데 붕어들이 접근하겠는가. 어떤 꾼들은 의자를 끌어당겨 물속에 넣기도 한다. 붕어를 못 쫓아서 안달하는 셈이다.
붕어낚시의 가장 큰 적은 저수온도 강풍도 불빛도 아니다. 바로 낚시꾼, 나 자신이다. 따라서 최선의 낚시는 곧 나 자체를 저수지에서 삭제하는 것, 아무런 인공 없이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 끊겼던 풀벌레의 노래가 다시 울리고 새우들이 얕은 물가로 기어오르며 풀밭에서 붕어들이 다시 뛰어 놀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갓낚시다.
가방을 메고 물가로 다가갈 때 흙탕물을 일으키며 달아나는 붕어를 목격한 적이 있을 것이다. 붕어는 사람만 없으면 가로 나온다. 하필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입질했거나 낚싯대 앞으로 다가갈 때 살림망 속 붕어들이 튀는 광경도 보았을 것이다.
붕어들이 인기척에 민감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어둔 밤에는 낮보다 경계심이 덜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으나 그것은 상상일 뿐 붕어는 물의 진동으로 뭍의 침입자를 알아채기 때문에 어둡다고 해서 은폐되진 못한다.
인기척을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가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뿐이다. 물가에 붙어 앉아선 아무리 조심하고 정숙해도 물속으로 전달되는 인기척을 차단할 수 없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랐다면 마당에 콩이나 볍씨를 뿌려놓고 그 위에 소쿠리를 세운 채 작대기에 긴 실을 연결해놓고 참새가 모여들기를 숨죽이고 기다린 적 있을 것이다. 만일 멀리 숨지 않고 소쿠리 옆에 앉아 있으면 참새가 모여들리 없다.
갓낚시란 그 참새소쿠리와 똑같은 원리. 즉 물가에서 3~5m 훌쩍 물러나 멀리서 긴대로 찌를 던진 다음 어둠 속에 ‘나’를 숨기는 것이다.
보통 꾼들이 2칸대로 붕어를 낚는 자리가 있다면 갓낚시에선 훨씬 뒤로 물러나서 3칸대나 3.5칸대를 사용한다. 그리고 더 얕은 곳에 미끼를 놓는다. 바로 그것만으로 월척 확률은 몇 배 높아진다.
붕어가 인기척에 얼마나 민감한가는 똑같은 연안에 3칸대와 4칸대를 나란히 비껴 쳤을 때 4칸대의 씨알과 마릿수가 늘 월등하다는 사실에서도 나타난다.
붕어는 꾼들의 연인이라 했던가. 다가가면 멀어지고 돌아서면 다가온다. 낚시의 본질은 유인(誘引). 쫓아가지 말고 거리만 유지하면 어둠 속 연인은 너무 쉽게 다가온다.
갓낚시는 새우를 주 미끼로 쓰지만 떡밥이나 지렁이로도 효과 만점인 새로운 밤낚시기법이다. 깊은 수심을 피해 1m 미만의 얕은 '가장자리'를 주로 노린다는 뜻에서 '갓낚시' 라 불리로 있다.
고정관념을 깨는 이단적 낚시패턴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폭넓은 공감대를 끌어낸 것은 이미 낚시인들 대다수가 '붕어는 깊은 곳보다 얕은 곳에서 , 저수지 중심부보다 연안에서' 잘 낚인다는 갓낚시的 체험을 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공략거리가 너무 가깝고 수심이 너무 얕아서 그 ‘파격’ 앞에 혼란을 느낄 뿐이다. 월척을 가장 쉽게, 가장 빠르게 낚아채는 실전術 갓낚시를 5차례 테크닉 기사로 정리한다.
1 왜 가장자리인가
2 시간대별 수심 이동
3 채비
4 포인트 선정
5 낚시대 편성
" 초고속 월척사냥술 갓낚시 " <1> 왜 가장자리인가
낚시꾼 없으면 붕어는 연안서 논다 .
자연 그대로의 저수지를 상상해보자. 얕은 물가엔 물벌레 새우 참붕어 각종 치어들이 살고 깊은 물속엔 붕어 잉어 가물치 등 큰 고기들이 산다. 잡식성인 붕어는 어릴 때 플랑크톤 물벼룩 수초 순 따위를 먹다가 크고 힘이 세어지면 사냥기술을 익혀 새우와 작은 고기들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붕어의 사냥시간은 주로 아침과 해질 무렵. 그러나 큰놈들은 노출을 꺼려 밤에 많이 움직인다. 밤에는 새우의 연안 밀집도가 높고 치어들의 행동이 굼떠져서 이들을 노리는 사냥시간대로 적격이다. 최고의 사냥시간은 새우들이 가장자리로 많이 몰리는 초저녁, 즉 해 지고 난 직후부터 1시간이다.
어두워지기만 기다려온 붕어들은 군집을 이루어 거의 같은 시간대에 사냥감이 모여 있는 저수지 가로 접근한다. 목적지는 새우가 가장 많이 몰리는 20~60cm 수심. 덩치가 커질수록 사냥 시간은 짧은 대신 한번에 많은 먹이를 포식한다. 배가 부를 땐 먹이의 유혹에 냉담하지만 일단 사냥에 나서면 집요하고 과감해진다.
초저녁에 배를 채운 붕어들은 일단 휴식상태에 들어갔다가 새벽에 다시 한번 사냥에 나선다. 이때는 초저녁과 같은 맹렬함은 없지만 사냥시간은 오히려 더 길어지고 넓은 범위를 유영한다. 이윽고 날이 밝으면 큰 붕어들은 은신처로 돌아가고 마냥 배가 고픈 어린 붕어들만 이리저리 배회하며 먹이를 찾는다.
어둠과 동시에 사냥에 나선 붕어가 얕은 가장자리를 찾는다면 최고의 밤낚시 포인트는 역시 얕은 가장자리다. 그 곳에 월척들이 눈독들이는 목표, 즉 새우를 미끼로 던져놓고 기다리면 서슴없이 달려들 것이다. 그런 상상을 실행한 것이 곧 갓낚시다.
그래서 갓낚시의 피크타임은 항상 초저녁이며 밤낚시 조과의 70%가 초저녁에 달성된다. 해 지고 난 뒤 1시간 동안 입질이 없으면 그 날 그 저수지의 붕어는 어?이유인지는 모르나 먹이활동을 포기하고 움츠리고 있는 것이므로 갓낚시꾼들은 미련 없이 대를 접는다.
‘사냥에 나선 붕어는 먹이가 있는 얕은 가장자리로 오른다!’ 이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왜 꾼들은 모르고(알고도 간과하거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낚시꾼 자신에게 있다.
완벽한 균형을 이룬 저수지의 먹이사슬은 인간의 침입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다. 매일 찾던 먹이사냥터에 침입자가 나타나면 붕어는 방향을 돌려 다른 사냥터를 찾는다. 만일 다른 장소에서도 인기척이 감지되면 먹이사냥 자체를 포기해버린다.
그래서 인적이 드문 소류지의 경우 한꺼번에 많은 낚시꾼이 찾아가면 전혀 입질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철없는 잔챙이는 몰라도 경계심 많고 연안 접근성이 더 강한 대어들은 인기척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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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낚시에 사용되는 찌는
이미지처럼 '씨알'이 굵다.
또 짧고 견고하다.
또 얕은 곳을 노리기 때문에
찌를, 아니 찌불을 물속에 담구지 않는다.
더불어 찌불은 반 정도
검은 매직칠을 해 사용한다.
찌 고무도 검은색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검은 매직칠을 해둔다.
'갓'이라함은 가장자리를 일컸는다.
저수지의 가장자리를 노린다하여 '갓낚시'라 한다.
이미지에서 보는 것처럼
연안 가장자리 멀찌감치 앉아
대를 펼친다.
깊은 곳에 머무는
대물은 먹이를 먹지 않는다.
깊은 곳에 머물 때는 단지 쉬기 위함이다.
먹이 사냥은 반드시,
반드시 못 가장자리로 나온다.
얕은 곳으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제 몸이 노출되는 낮시간에는
연안으로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낚시도 주로 밤에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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