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리는 곡은 미국 서부 개척 시대 민요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입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노래입니다. 70-80세대라면 어렸을 적 이 노래 불러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에는 매우 슬픈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또 미국 역사의 안타까운 한 시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원 가사를 보면 ‘forty-niners(49년 사람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그것은 소위 미국 역사의 '골드 러쉬(Gold Rush)' 시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포티 나인어란 1949년 금을 캐기 위해 서부 캘리포니아로 몰려들었단 사람들을 뜻합니다.
물론 금을 발견하여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대부분은 서부에 정착했습니다. 골드 러쉬 이후 서부 캘리포니아는 인구가 대폭 증가하였습니다. 예컨대 샌프란시스코는 그 이전 인구가 1000 여명에 불과했지만, 1856년에는 5만명을 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앨런 브링클리, 황혜성 외 역,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제2권, 후마니스트, 개정판 2011, 93쪽)
이 노래 가사의 주인공도 금을 찾아 딸을 데리고 서부로 온 사람입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동굴이나 강모래에서 체를 걸려 사금을 채취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주로 강가 오두막에 살았다고 합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딸을 데리고 강가로 가서 금을 찾는데, 딸은 그만 급류에 휩쓸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결국 딸을 구하지 못하였고 그 절망적 회한이 바로 이 노래로 남았다고 합니다. (왕성산, "클레멘타인; 1840년대 미국 서부 개척시대 대표적 민요", 해양한국, 2015년 12월, 164-165쪽)
법철학 수업 시간에 보았던 헨리 조지도 청년 시절 골드 러쉬의 행렬에 가담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조지를 걱정하며 편지를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헨리 조지의 일생, 헨리 조지 재단 사이트, https://www.henrygeorgefoundation.org/about-the-foundation/the-life-of-henry-george.html
"나는 이런 종류의 돈 벌이[골드 러시]는 너무 많은 희생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너가 빅토리아[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리버사이드 옆에 있는 도시]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것이 전부 바다 속 심연의 얘기였으면 했다. .... 나는 너가 어떤 항구적인 일을 묵묵히 하며 정착할 때까지는 편안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급하게 부자가 되겠다고 서두르는 것은 유혹과 덫 그리고 육체의 고달픔을 가져온다. 이런 것, 금을 찾는 것은 온전한 삶이 아니다."
또한 수업 시간에 보았던 헨리 데이비드 쏘로는 당시 골드 러시를 비판하는 글을 남겼습니다.
“산골짜기에서 금을 캐는 이들은 샌 프란시스코의 살롱에서 도박을 하는 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 그들이 승리한다면 사회는 패배한다. 금을 캐는 이들은 아무리 많은 수표나 보상이 따를지라도 정직한 노동자들의 적이다. 금을 얻기 위하여 얼마나 수고를 많이 하는가는 충분치 않다. 악마도 일은 부지런하게 한다.” (원칙없는 삶, Life without Principle 중에서)
아래 원 가사 그리고 우리말 번안 가사를 소개합니다. 원 가사는 여러 버전이 있는데 여기서는 퍼시 몬트로즈의 버전을 소개합니다. 영어 위키 백과 위키 소스, https://en.wikisource.org/wiki/College_Songs/Oh_My_Darling_Clementine
Oh My Darling, Clementine
퍼시 몬트로즈 Percy Montrose 작시, 번역 정태욱
(*번역이 어렵네요...제3의 화자와 클레멘타인 아버지의 언어가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1. In a cavern, in a canyon, Excavating for a mine. Dwelt a miner, forty-niner, And his daughter, Clementine.
2 Light she was, and like a fairy, And her shoes were number nine, Herring boxes, without topses, Sandals were for Clementine.
3 Drove she ducklings to the water, Ev'ry morning just at nine, Hit her foot against a splinter Fell into the foaming brine.
4 Ruby lips above the water, Blowing bubbles, soft and fine, Alas, for me! I was no swimmer, So I lost my Clementine.
5 In a churchyard, near the canon, Where the myrtle boughs entwine, There grow roses, and other posies, Fertilized by Clementine.
6 Then the miner, forty-niner, Soon began to peak and pine, Thought he "oughter jine" his daughter, Now he's with his Clementine.
7 In my dreams she still doth haunt me, Robed in garments soaked in brine; Though in life I used to hug her, Now she's dead, I'll draw the line.
Chorus. Oh my darling, (Oh Clementine,) Oh my darling, (Oh Clementine,) Oh my darling Clementine, (Clem-Clementine,) You are lost (Oh Clementine,) and gone forever, (Oh Clementine,) Dreadful sorry, Clementine. (Clem-Clementine.) | 협곡에, 동굴에 금광을 캐며 살아가는 49년골드러쉬..그의 딸은 클레멘타인.
클레멘타인은 가벼웠다. 요정처럼. 클레만타인의 신발은 9호에 불과했다. 뚜껑 없는 청어 박스, 샌달은 클레멘타인을 위한 것이었어.
클레멘타인 새끼 오리들을 강가로 데리고 갔지. 매일 아침 9시에. 나무 작대기에 걸려서 소용돌이치는 물에 떨어졌지..
물 위에 떠오른 붉은 입술 가녀린 거품을 뱉어내었지. 아 나는 수영을 못 해... 그렇게 나는 클레멘타인을 잃었네...
협곡 근처 교회 마당에 머틀 꽃가지가 얼기설기 있는 곳 장미도 자라고 다른 꽃들도 피어나고 있구나. 내 딸 클레멘타인이 가꾸던...
그 아버지 포티 나이너는 점점 수척해 갔지. 그리고 딸을 좇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지. 이제 그도 마침내 딸과 함께 있게 되었어..
꿈 속에서 클레멘타인 언제고 나타나네. 가운을 입고 물에 젖은 채로.. 살아 있을 때 언제든 안아 주었건만 이제 클레멘타인은 죽고...나는 선을 그어야 하네...
합창) 오 내 사랑 클레멘타인 오 내 사랑 클레멘타인 너는 가버렸구나...영원히 떠났구나. 끔찍하도다 미안하구나... 클레멘타인... |
우리 말 가사
*우리말 번안 가사는 박태원 1897~1921이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박태원은 바로 가곡 동무생각(청라 언덕)으로 유명한 박태준의 형이라고 합니다. 왕성상, 앞의 글, 165쪽.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딜 갔느냐
바람 부는 하루 날에
아버지를 찾으러
바닷가에 나가더니
해가져도 안오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딜 갔느냐
넓고 넓은 바닷가에
꿈을 잃은 조각배
철썩이던 파도마저
소리 없이 잠드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딜 갔느냐
늙은 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딜 갔느냐
* 이 노래는 구한말 일제강점기 선교사들에 의해 소개되어 널리 애창되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북한이 자랑하는 북한 영화의 대표인 '꽃파는 처녀'의 주제가에도 이 선율이 있습니다. 그 노래는 김일성이 항일 운동 당시 작곡한 것으로 선전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아마도 김일성 유년 시절 기억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김일성의 모친(강반석)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고, 부친도 주일 학교 선생을 한 적이 있습니다.
* 아래 영어 클레멘타인, 우리 번안 클레멘타인, 그리고 북한 영화 꽃파는 처녀 주제가를 링크합니다.
https://youtu.be/zNHFU5ZjfLU
https://youtu.be/HeN0a2nbRno
https://youtu.be/5GOS4fGip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