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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豊友會 원문보기 글쓴이: 시보네/54
제29차 상봉의 날을 담은 시보네 일기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이
"황무지" 란 소설에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 말했다지.
이 땅에 봄기운이 찾아와
비를 내리고 뿌리에 기운을 북돋우어
싹이 돋고 꽃이 피는 4월인데
왜...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을까?
긴 겨울 땅 속에서
만끽하는 고요와 평화의 행복감보다
녹아버린 흙 사이사이로 꿈틀꿈틀 꼼짝거리며
숫처녀 얼굴내미는 새싹을 오히려 고달픈 일상과
산통을 느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보고 잔인하다 했던 건가?
벌거벗은 황무지에 희망을 뿌려 놓아도
문명사회 인간의 황폐한 정신은
허약하기 그지없고 오만과 욕심으로 가득하니
심오한 시인의 눈에 비치는 이 시대를 사는
암울한 군상들이 걱정스러워 한 말인가?
바다가 무척 화가 났나봐
매너리즘에 빠져 피폐한 정신머리에 경종을 울리려고 하나
차가운 바다 속에서 수많은 꽃망울들의 몸부림이
가슴깊이 박혀 떠날 줄 모른다.
잔뜩 화난 바다를 토닥이고 달래지 못하고
그들의 죽음을 이토록 길게 늘어놓고 있으니
자연의 힘 앞에 우린 너무 무력하구나!
구원의 이름을 달고 사욕에 배를 채우니
맹신하는 나약함은 어두운 광기로 보인다.
부를 쫓아 신을 팔고 혹세무민하니 통탄스럽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야누스적인 얼굴들 온종일
아니 몇날며칠 보노라니 분노가 차오른다.
책임감도 도리도 못하는 발가벗겨진 꼬라지 악마가 따로 없구나.
머릿속 가득한 피지 못한 꽃들의 절규와
비정한 인간의 증오가 뒤섞어 떠나지 않는다.
아! 이 트리우마 어찌하란 말인가?
삼가 머리 숙여 간절히 비오니
메마른 정신에 참회의 올곧은 비를 내리고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들의 가슴에
뜨거운 반성의 종을 울려
남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기회를 주려무나.
피지 못한 꽃들의 영령 그들의 죽음이
부활하여 안전하고 믿고 사는 바른 내일이기를 소원해보며
세월호 참사에 희생돤 넋들의 명복을 빈다.
잔인한 4월이 가고
계절의 여왕 5월이 성큼성큼 달린다.
산천초목이 초록빛 물들은 이불을 덮어 쓰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 이 땅을 정화 시키느라 분주하다
날씨는 온화하고 바람은 살랑이며 춤을 춘다.
봄 마중 가는 여인 팔락이는 옷자락은 상큼한 향기를 뿌리고
차가운 아픈 상처 따사한 햇살이 어루만져 보듬어 준다.
몹시도 움츠렸던 육신은 근질근질거려 참지 못하고 껍질을 벗긴다.
그래... 초록빛 곱디고운 왕관을 쓰고 모두것을 품어 안는
꽃단장한 여왕의 자태 눈부시다! 아름답다!
해마다 5월이 오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 년 전의로 돌아가
철부지 개구장이가 되고
불타던 그리움은 맨살로 뛰쳐나와
가슴을 뻥 뚫어 놓거든…….
꿈을 꾸었어.
소백산 아래 정겨운 이름 내 살던 구름밭.
아카시아 울타리 향기 따라 모퉁이 돌아가니
내 어린 시절 발자국이 구석구석 옹기종기 앉아 있더라.
십자거리 개구쟁이 친구도 있고
아랫마 토성, 돌 징검다리 넘어 산의실
예쁜 순이 얼굴도 아스라이 나타나고
넌
장생이마 삐딱모자 꾹 눌러 쓰고 다니던
가슴속 깊이 박혀있는 철수 오빠 얼굴
동그라미 만들었지?..그치
꿈속을 헤메느라 잠을 설쳤어
여명이 트니 심장 박동소리 점점 빨라져
조용히 좀 하라고 내가 내 가슴을 쥐어박기도 했어
분주하고 바쁜 마음 시계를 자꾸 쳐다보면서
이옷저옷 입어보고 거울을 몇번이나 보았는지 몰라
오늘따라 회장발이 왜이리 안 받는지 속터지드라...
아! 그랬구나
난 환갑진갑 다 지난 얼굴속에 깨알같이 새겨진 이야기
정겹게 모여 앉아 금 그어 놓은 미로를 찾아
기쁨도 만나고 슬픈 사연 아픈 기억과도 악수하며
그 공간 속으로 빠졌다 나왔다
별 오두방정 다 떨었어...
풍우회 대선배님들 참 짓궂지 않니
아니 그냥 잊고 살아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데
추억을 그리고 고향을 생각하는 풍기인들
불타는 마음에 부채질을 해 놓고 박수를 쳤어
29년전 풍기인들 해마다 꽃 피는 봄에 꼭 만나라고
5월 둘째 주 일요일로 날을 정해 대못을 박아 놓았어.
이런걸 만든 대선배님들 이해 할 것도 같고 어쩜 고맙기도 하고..
고향 떠나 한양 살이 하는 중
활발한 사회생활 하는 나이 지천명이 넘으면
기수별 대물림해 주관해야 하는 상봉의 날
도망가지도 건너 뛸 수도 없어
못한다고 하려니 쪽팔리고 안한다고 하려니 자존심 상하고
참 대단하지 29년 한번도 거르지 않고 이어 오잖아
해병대 전우회, 고대동문회, 호남향우회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알차고 넘치는 정은 우리 풍우회 못 따라 올걸..
올해는 비가 온다는 예보를 접하고
가슴조이며 제발 제발 빌었어.... 참아달라고
그리고 한달 넘게 다리에 쥐 나면서 까지 만들어 놓은
"어머니 품속 같은 너와 나의 고향이야기" 와 “풍기이야기 달력”
그리고 행사 전반이 비오면 엉망진창이 되잖아 보람도 없이...
29차 까지 이어온 상봉의 날 비온 적이 한번밖에 없는데
이번이 두 번째 비오는 상봉의 날이 되려나. 노심초사 했어
하늘이 많은 이들이 소원 억지로라도 받아 들여
비구름들 몰려다니며 울고 싶은 마음 참고 참더라.
얼마나 고맙던지...
끝날즈음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터트리는 가려린 울음 소리는
축복과 성공적인 행사 축하 메시지로 바뀌고
하늘색 우의와 어울려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지
우여곡절 끝에 장소가 바뀌고
오히려 더 분위기 있고 편리한 자리
싱그러운 푸른 잔디 반짝거리고 탁 트이고
아늑한 공간으로 무대와 주변 디자인도 일품 이였어.
우리 풍기인들의 전통과 우애가 있는
뜻 깊은 상봉의 날 언제나 행사를 다녀오면 뿌듯하고
우리 고향 선후배들의 열정과 사랑이 자랑스러워..
우리 풍기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살아도 조용히 사는 것은 싫은 거여
코 흘리게 시절 동무도 만나야 하고
가슴 뛰게 하던 아랫마 이쁜 동생, 윗마실 늠름한 오빠
일년에 한번은 만나야 하거든...
그래야 힘을 받고 안 그러면 맥 빠져 못살거 같아 보여..
이번 29차 상봉의 날을 주관한 풍우나래
이름이 참 예쁘지 풍우나래 카페에 가면
아래와 같은 카페소개 글이 있어
풍우나래" 는
풍기에서 자라 1970년에 입학한
모든 친구들이 만나는 장소입니다.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어느 동네에 살았는지,
언제 졸업 했는지 따지지 않습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살면서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면서,
고향을 잊고, 함께 부대낀 풍기 친구를
다 잊은 사람은 몰라도 좋습니다.
"풍우나래"는 거창한 약속도,
짜릿한 모험도 제공할 수 없습니다.
그저, 일년에 한두 번이라도,
옛 친구의 소박함과, 고향이 느껴지는 따뜻한 얼굴에
팍팍한 인생살이 고달픔을 잠시라도 털어낼 수 있다면..
그 역할로 만족합니다.
아직은 바쁘고 성가신 일상에 휘말려 살지만,
언젠가 우리도 어딘가를 기웃거려야 할 늙음을 맞이해야 합니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탈이지만,
조만간 시간이 남아돌아 탈인 그런 때가 오겠지요.
'풍우나래" 는
영원히 같이 할 그런 친구들만 모였음 좋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곳에 들러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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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풍우회 기본 정신이 스며있고
동기들 우정을 잘 표현하고 있잖아
이번 행사 참 잘했지?
해마다 행사가 업그레이드되어 읍 단위 행사로는
전국에서 아마 최고일거야
군 지역 시지역도 따라오지 못해
소백산 억센 바람 맞으며 인삼 먹고 자란
풍기인들 누가 감히 ....
미미하게 시작하더니만 난 깜짝 놀랐어.
백명이 넘는 풍우나래 친구들이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며 짜임새 있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니
모두들 꼭 안아 주고 싶더라.
풍우나래 우정의 날개 짓이 너무 힘차고 멋졌어
일년동안 온힘을 다한 그들 하루 전에
행사장에 모여 풍우인들 맞을 준비에 분주히 움직였어
주방을 차려 놓고 풍우나래 친구들이 직접
손 정성 담아 풍기인들 입맛에 맞추어 골고루 다양하게 차렸어
전을 부치고 문어를 썰고 과일과 떡을 담고 국밥을 끓이고
알뜰히 차린 상차림 부족함 없이 깔끔하더라.
모자람 없도록 살피고 부족한 것은 채우느라 분주한 모습
진행자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협동심
우천상황에 대비한 치밀한 준비성과 잘 짜인 시나리오에 맞춰
맡은 바 임무별로 책임을 다하는 모습
뒷정리 까지 깨끗하게 마무리 하고 하나하나
모두가 포근하고 훌륭했어.
풍우나래는 선후배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풍우나래 이름을 깊이 각인 시켰으니 가슴 뿌듯할 거야
그리고 아마 이런 엄청난 우정의 힘에 스스로들
벅찬 마음들이 쌓이고 쌓여
풍우나래 날갯짓은 더 힘차게 펄럭일 거야
참 장하지?.. 그리고 너무 예쁘지 않니..
풍우회 상봉의 날 행사는 선후배 우애만 있는 거 아니야
초등시절 은사님들을 초청해 큰절 올리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감동의 장면도 보여주잖아
풍기, 북부, 창락, 봉현 초등시절 은사님 여덜분을 모시고
마음의 선물을 드리며 선생님 스승을 찾아
백여명이 올리는 큰절 정말 감동이 였어
그리고 어떤 풍우나래 봉투 하나를 꺼내어
“선생님 용돈 쓰세요”. 하며 전 하드라
이처럼 우리 풍기인들 선후배 우애 넘치고 은혜에 감사 할 줄 알고
고향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하는 전통 너무 아름답지 그치?.
행사장 입구에 전시된 풍기이야기를 보고
돌아가신 아버님의 모습을 찾았다고 좋아 하던 이
자신의 사진을 보고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선배님들
달력을 받아 들고 이건 그냥 카렌다가 아니라 풍기의 역사라고
고맙다고 수고 했다고 건네는 인사도 여러번 받았구
풍우나래 친구들과, 풍우회 임원진은 어깨와 손으로 잇는 띠를 만들어
하트를 그리기도 동그라미 그리기도 하면서
불콰하게 달아오른 뜨거움 달래며 나누던 달콤한 시간
내리는 빗방울 축복 받으며
“풍기는 하나다 우리도 하나다” 외치고 외쳤지
이렇게 제 29차 상봉의 날은 더욱 의미 깊은 날로 기록되어지고
우정이 있고 추억이 있고
선배 존경과 후배 사랑이 넘치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과 우리 태어난 땅을 사랑하는 이들
함께해 너무 너무 좋은 날로 우리 기억샘에 오래오래 머물거야
풍우나래 우정이 보여준 열의와 정성 너무 고마웠으니
앞으로 풍우나래 친구들 만날 때 손 꼭 잡아 주며
참 잘했어 수고 많았어. 풍우회 전통을 이어주어 장하구나.
풍우나래 아름다운 우정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해 가도록
격려 아끼지 말아 주길 바래
난 오늘 따뜻이 건네는 음료 한잔 한잔 수없이 마시다보니
물로 배가 꽉차 뱃속에서 출렁출렁 소리가 나더라.
앉아 있을 틈 없이 움직이다 보니
아랫마 예쁜 후배 모습은 잠깐 밖에 보지 못했네.
그런데 어릴적 귀엽고 깜찍하던 해맑은 모습은 보이지 않고
완숙한 여인의 자태가 왠지 모를 포스가 느껴지더라.
여전히 그 특유의 새침때기 멋스러움은 여전하고
감미로운 인정은 철철 넘치고
경상도 북부지방 여인네의 고상한 내음은
뭐가 달라도 남다르지 않어?
넌
윗마 철수 오빠 만나 기뻤어?
그리고 오빠가 반가워 하드나?
“응 많이 늙었더라....
잔주름 가득하고 머리는 히끗히끗 하건만
얼마나 정겹게 반가워하던지 몰라…….“
그리고 건강하게 늘 행복하라고 좋은 말 많이 해 주었어
참 순이는 왜 안왔어?
어디 멀리 여행 아님 해외출장 갔나?
내년에는 곡 함께 같이 와.... 안부도 전해주고...
살면 얼마나 산다고 그리움 묻어 두고
고향 외면하면서 살어?
옛 추억 들추며 정 나누는 상봉의 날
우리들만의 이 아름다운 이야기 멋지지 않아?
17대 김제덕 선장이 이끄는 풍우호를 타고 함께한
임원진들 서로서로 아끼고 다독이며 지낸 시간
정말 잊지 못할거야
같이한 시간 행복했어
그리고 새로이 시작하는 권용순 회장이 키를 잡은
18대 풍우회 잘할거라 믿어
우리 모두 하나되어 더욱 풍우회 사랑해야지
약속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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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메라 들이대면 손사래 치던 사람
브이 자를 만들어 포즈를 취해 주던 사람
내 카메라 메모리에 2,415장이 순간이 잡혔어
그중 고르고 골라 600여장의 추억을 소개해 볼께
나이는 어쩔 수 없나봐
미친 듯이 온종일 카메라 메고 이리저리 뛰었더니
팔이 아퍼
그리고 기다리며 설레느라 잠 설치고
사진 편집 하느라 또 밤 꼴딱 세웠더니 손목이 저리고 머리가 띵해
할 말을 다했는지.... 못 다한 이야기는 없는지 모르겠네.
좀 더 길게 이야기 하면 좋을 텐데.....
사진 기다리는 발길 너무 오래면 안 되잖아 이만 줄여야 겠어.
만나 진짜루 반가웠어.
밤이 깊었네.
잘자!
행복한 꿈꾸고
안녕.....
2014.5.11 상봉의 날을 다녀와서...
시보네
첫댓글 가 보지는 못했지만 글과 사진만으로도 이 자리에 함께 머물은듯 하네요.
담에는 꼭 가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