琴潤絃猶響 금윤현유향 / 爐寒火尙存 노한화상존 거문고는 젖어도 여전히 현은 울리고 / 화로는 차가워도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네.
泥途妨出入 니도방출입 / 終日可關門 종일가관문 진흙탕길이 출입을 방해하니 / 종일 문이 잠겨 있을 수밖에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쓸쓸한 곳에서 외로움을 달래려고 거문고를 타니 눈물이 흘러 거문고를 적셔도 속절없는 거문고는 여전히 소리를 내고, 초저녁에 활활 타오르던 화로의 불씨도 새벽녘에는 다 타고 없어지지만 재 속에는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처럼 가슴 속에는 무엇인가를 향한 불씨가 아직 남아 있는 듯한 여운을 주는 시이다.
홀로 앉아 찿아오는 사람이 없다고 하며 눈물을 흘리며 거문고를 켜니 눈물에 젖은 거문고 현은 여전히 울린다라고 읊는 것으로 보아 아마 서거정이 귀향갔을 때 지은 시가 아닐까 추정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