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는 독도
이석오
동해바다 아득한 수평선 너머
그리운 섬 하나 독도가 있는데
해 뜨는 땅이 있는데
물새울음 여전한지
촛대바위
장군바위 잘있는지
밤이면 불면으로 뒤척이며
한국령과
태극바위 부여잡고
영혼을 불사르며
님을 위해 고뇌하는 섬
물러서지 않으리라
한치의 땅도 허용치 않으리라
배수의 진을 치고
동해물과 백두산을
가슴터지도록 외치며 철썩이는 섬
사랑이 그리워지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하염없이 목이 말라
하얗게 외로움이 부서지는 곳
꿈에서도 그리운 섬
독도
그 곳에 가고 싶다.
홍시
누구의 쓴 입에 들어가
달달한 맛이 되고 싶다
눈보라 세찬 날
허기진 누군가의
배를 채워주고 싶다
붉어진 가슴으로
환하게 등불을 밝혀
하얗게 지워진 길에
이정표로 서서
누군가의 그리움이 되고 싶다
언제 누구에게
단 맛이
되어본 일이 있었는가
든든함을 준 일이 있었는가
꽁꽁 언
눈 덮인 길에 남아
누군가를 기다리며
까치밥으로
하나 남을
그 날이 오면
멈춰버린 길에 서서
아득한 북녘 산하를 바라본다
잿빛안개 자욱이 덮여 소식조차 지워진 땅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들이 어우러져
삶을 노래하며 강산을 주유하던 땅
자죽마다 피어나던 이야기는 동토에 묻혀지고
그리운 얼굴들은 눈물 속에 아려온다
언제이든가
저렇게 가슴에 철책을 휘감아 남북으로 갈라놓고
낯선 눈빛으로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돌아가야 한다
돌아와야 한다
그 오랜 세월의 빗장을 풀고 우리는
다시 한 얼이 되어야 한다
고라니 떼 뛰어노는 저 지뢰밭에 자유위 씨앗을 뿌려
평화의 꽃을 피워야 한다
그 날이 오면
그대와 나를 옭아맨 이념의 장막을 걷어내고
자손만만대
백두에서 한라까지
삼천리 강산
무궁화 꽃을 피워야 한다.
이석오 프로필
1953년 경주 출생/ 한국신춘문예 신인작품상 수상/ 한국신춘문예협회 이사/ 대구생활문인협회 회원/한비문학회 회원/ 시인과 사색 동인/ 2017 한비문학 1월호 (시) 등단/ 제9회 디딤문학상 수상/ 제13회 대한민국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수상/ 제14회 대한민국통일예술제 문학대상(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