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법독식과 행정독식 ◈
이번 총선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61석, 국민의힘은 90석을 얻었지요
그러나 두 정당의 실제 득표수 차이는 그보다 훨씬 적었어요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역구 득표는 1475만8083표 대 1317만9769표로
157만8314표 차였고, 득표율로는 50.45% 대 45.05%였지요
득표율 차는 5.4%포인트인데 당선자 수는 두 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지요
승자 독식 체제인 소선거구제로 인해 박빙 승부가 많았던
수도권 122석 중 103석을 민주당이 가져갔기 때문이지요
서울의 경우 양당 득표율 차이는 5.9%포인트였지만,
48석 중 37석이 민주당 차지였어요
전체 득표율에서 5.4%포인트 이긴 민주당은
22대 국회를 마음대로 좌우하게 됐지요
4년 전 21대 국회도 마찬가지였어요
총선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은 49.9%,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41.5%를 득표해 8.4%포인트 차이였지만
지역구 의석수는 163 대 84석으로 거의 두 배 차이가 났지요
민주당은 ‘8.4%’는 생각하지 않고 ‘두 배’만 믿고 폭주했어요
입법권을 독점하며 공수처 신설, 임대차 3법 강행, 대북전단금지법,
경제계가 한사코 반대한 경제 3법 등 폭주를 거듭했지요
그러다 정권을 잃었지만, 전세가 폭등 등 국민이 입은 피해는
이루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크지요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에서 불과 0.73%포인트 앞섰어요
불통의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며 청와대를 나왔지만
그 과정 자체가 ‘제왕적’이라고 느낀 국민이 적지 않아요
그에 이어 많은 문제에서 오만과 독선, 불통이 이어지다
이번 총선에서 기록적 참패를 당했지요
그러다 보니 민주당은 입법독식을 국민의 힘은 행정독식을 찾이하게 됐어요
지역구마다 국회의원 1명을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와 대통령제는
단 1표만 이겨도 모든 권력을 독점하지요
2·3등 후보를 찍은 절반 가까운 국민의 표는 전부 무의미하게 되지요
이래가지고서는 민의의 반영이라고 할 수 없어요
승자 독식, 패자 절망 구조는 여야와 지지자 간 극한 대립을 부르게 되지요
그런 갈등으로 누가 무슨 이익을 얻을수 있을까요?
여야와 국민 모두에게 결국 해로울 뿐이지요
소선거구제와 대통령제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모두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아무튼 22대 총선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지요
지역구 의석만으로 과반을 달성했어요
조국혁신당도 10석 넘는 의석을 얻었지요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 전 지역을 싹쓸이하고
전국 의석수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을 석권하다시피 했어요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
전국 규모 선거에서 3연패 후 첫 승을 올린 것이지요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불통,
국민의힘의 지리멸렬에 실망한 민심의 심판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지요
민주당은 지난 국회에 이어 이번에도 어떤 법안이든
강행 처리할 수 있는 의석을 갖게 됐어요
국회법을 개정해 조국혁신당을 원내교섭단체로 만들고
상임위마다 안건조정위에 투입할 수도 있어요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숙의 절차는 무시하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도
24시간 만에 강제 종료시킬 수 있지요
한 정당이 8년 연속 입법 권력을 이처럼 완전히 장악한 적은 없었어요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어요
좋은 일에는 언제나 마(魔)가 낀다는 뜻이지요
전체 득표율에서 불과 5.4%포인트 차이인데 착각해선 안되지요
민주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자신들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 신임으로
해석하면 앞으로 4년은 지난 4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지요
민주당은 4년 전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뒤 입법권을 독점해
공수처를 만들고 검찰 수사권을 박탈했어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불법 파업을 조장한다는
‘노란봉투법’, 공영방송을 자기들 편으로 만드는 방송법,
남아도는 쌀을 매년 정부가 사도록 강제하는 양곡법 등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시도조차 하지 않던 법들을 강행 처리했지요
그러면서 의원 특권 포기는 거부하고 위성정당 폐기 공약은 뒤집었어요
새 국회가 시작되면 정쟁을 유발하는 각종 특검법을
줄줄이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다음 대선 때까지 끝도 없이 되풀이될 수 있지요
유권자들은 윤 대통령에게 반발해 야권에 압승을 안겼지만,
무소불위 입법 독재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이 45.05%로 적지 않아요
민주당의 4년 전 총선 압승은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독이 됐지요
압승으로 인한 오만과 방심으로 온갖 문제가 이어졌어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다 커다란 역풍을 맞은 것이 대표적이지요
입법 폭주를 거듭한 끝에 결국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을 넘겨줘야 했어요
민주당이 이번 선거 민심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해
국회에서 지난 4년과 똑같은 일을 벌인다면 3년 뒤 대선에서
다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 있지요
윤 대통령이 힘을 잃은 만큼, 반윤석열 바람에 따른 반사이익은
이번 선거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아요
지금 우리나라는 안보·경제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어요
내부적으로는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 나라의 발전과 성장에 필요한
각종 개혁을 이뤄내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고조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활로를 찾고 북핵 위협에도 대처해야 하지요
민주당은 이제 윤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하지요
이재명 대표가 앞장서야 하는데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어요
당리당략이 아니라 오로지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며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정치를 시작해야 하지요
민주당은 지금 노동 개혁, 연금 개혁, 규제 개혁 등 국가에 필요한
모든 개혁을 반대하고 있는데 이제는 국정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이 시급한 현안들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지요
민주당이 막강한 힘을 이용하여 정부의 발목을 잡을경우
크나큰 역풍에 직면하게 될것은 뻔한 이치이지요
그렇다고 정부 여당은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꿋꿋하게 각종개혁을 완수해야 하지요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 정의를 구현하면 되지요
그러다 보면 범죄인들을 모조리 소탕하게 되겠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