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아침이 내리는 호숫가에서 적요로 채워 있는, 공허로 비어 있는 세상에 어느새 여름이 찾아온 호숫가의 도시 고기 비늘의 하얀 살빛은 지느러미를 버린 채 동굴 속을 빠져 나오고 타락되어 가는 많은 이별과 넋을 잃고 마주 비치는 강물 그림자로 스쳐 일어서는 서러움으로 호젓한 강가의 아침은 물기를 머금는다. 종이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호숫가의 아침은 귀에 익은 내음새로 청색의 문을 통과하여 혼자만 외로운 가슴이 혼자만 아픈 도시에 바람결을 모은다 빈 놀이터의 그네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 하늘에 초여름의 아침은 죄스럽게...그렇게 살포시 내린다.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에서
초하의 낚시여행 (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 편 )
(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를 찾아서.....)
▲ 봄이 지는 호숫가에 앉아 무시로 느끼는 시간과 공간의 흐름, 그리고 변화 그 가운데 무었 하나 제대로 지녀 가질 수 없는 인생의 무상함을 더 잘 깨닳게 되는 시기가 지금이 아닌가 하다.
반 백 무감각의 생에 무시로 소생하는 아련한 그리움, 만져보려 만져보려 수없이 오감을 어루만져 보아도 잡히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그대는 정녕 누구시옵니까 해지는 강변에 걸려있는 해무리 속에서도 아련한 미소로 다가서는 그대는 정녕 내게 무엇이옵니까.
▲ 또 한 계절이 떠나가는 길목에서 오늘도 찾을 수 없는 그리움에 차라히 눈 감아 평온 접어 방랑의 마음 잠재운다.
▲ 한동안의 흩어짐도 세월의 닳아진 무게로 접히고 짐승들도 저들끼리 울음으로 모이 듯 우리네 중년꾼들의 엉긴 노래들이 한 곳으로 흐를 수 있으면 어떤 욕심을 더 키우라만, 흐르는 물이 멈추지 않음처럼 흐르는 데야 어쩔 수 있으랴 호숫가에 홀로 앉아 낚싯대 드리우고 불어 터진 라면발로 허기를 때우는 남루함도 때론 삶의 진한 맛 그래도 고마웁게 살아진 날들의 추억이 짐승처럼 우는 날 봄이 떠난 호숫가를 찾았다.
▲ 언제였던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 몸부림쳤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현실로부터 도피를 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불혹 초반의 시절이었지, 사십몇 세의 가을, 꽤 긴 여행을 떠나야만 했다, 그 여행은 재미보다는 어떤 도피성 여행이었기에 별 재미가 없는 여행이긴 했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후 나는 낚시꾼 아저씨로 변해있었다.
▲ 기다림과 비움 그리고 꿈을 낚시라는 취미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 봄이 거의 끝나가는 5월 초 오랜만에 남쪽으로 출조지를 정해 충남 예산에 있는 예당저수지로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 지난겨울 얼음낚시를 하기 위해 예당池를 찾은 후 초여름이 되어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계절은 기억나는 것들로 세월을 더듬을 수 있고, 잊혀지는 것들로 세월이 흐른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마력이 있나 봅니다.
▲ 해마다 가을의 끝에서 초봄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조황과 입질에 모든 낚시꾼들의 관심 속에 있는 예당저수지를 찾아 낚시하려니 나이답지 않게 마음도 설레입니다.
▲ 지난봄은 이상 기후의 연속으로 조황이 좋지 않아 우리 꾼들에게는 어느 해 보다 우울했던 시기였었는데.
▲ 이번 출조에는 산란 전 특수가 예상되어 적지 않은 조황이 기대됩니다.
▲ 진달래와 목련은 지고 철쭉과 라일락 같은 초여름 향이 진하게 묻어나는 꽃들과 만수의 호숫가에 잠겨 있는 수몰나무 새싹을 올리는 부들과 마름이 새로운 계절을 한껏 멋지게 장식하고 우리를 반기는 것 같습니다.
▲ 300만 평이 넘는 커다란 저수지의 위용처럼 풍부한 자원과 수상 좌대, 노지 등 낚시하기에 좋은 여건입니다.
▲ 낚시사랑 후원 터인 진수 좌대의 모습도 무척 아름답게 보입니다.
▲ 오랜 조우인 낚랑의 떡밥 고수 꾼인 배스트님과 둘이 예당저수지를 찾았습니다.
▲ 노지를 택하느냐 아니면 분위기 좋은 수상 좌대를 택하느냐 고민을 하면서 말입니다.
▲ 배수가 되기 전인 5월 초의 예당지는 90% 정도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고 초록의 새 여름이 열리면서 경치와 조황이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 중류대의 수심이 비교적 깊은 포인트에서 폭발적인 대물 떡붕어가 입질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 낚싯대를 던지면 금방이라도 슬며시 찌를 올릴 것만 같은 멋진 포인트...이 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풍경입니다.
▲ 이런 순간들이 없다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보이는 곳마다 전부 낚시 포인트로 보일 정도로 예당의 초여름 시즌은 붕어 카니발 전야제 정도의 분위기입니다.
▲ 노지나 수상 좌대나 거의 빈 살림망은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 분위기 하나만으로도 꾼들을 설레이게 할 충분한 조건을 갖춘 예당저수지의 멋진 풍경.
▲ 동반 출조한 조우, 배스트님과 상의한 끝에 나이를 생각해서 노지에서의 무리한 낚시를 피하기로 하고 초여름 명포인트를 자랑하는 진수 좌대에 올랐습니다.
▲ 저와는 동년배인 진수 낚시터 사장님의 친절한 안내로 물색 좋은 중류 수상 좌대 포인트를 찾아 떠납니다.
▲ 언제 보아도 친숙한 풍경들.....^^* .
▲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포인트와 풍경들이 있기에 많은 조사님들이 오늘도 이곳을 찾는 게 아닌가 하네요...^^* .
▲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나이답지 않게 흥분이 될 정도로 낚시 여건이 좋아 보입니다.
▲ 수몰나무와 부들이 어우러진 멋진 대물 붕어 포인트들
▲ 낚싯대 한 대로 호젓하게 앉아서 낚시를 즐기는 조사님
▲ 가끔 바람 끝에 실린 초여름 들꽃 내음 맡는 기쁨도 잠시 우리 일행이 낚시할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 우리 말고도 낚시를 위해 포인트를 찾는 이가 있네요 ^^.
▲ 아직도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충청도 양반의 고장 예산.
▲ 맑고 깨끗한 환경과 생태계.
▲ 배스트님은 벌써 낚시 준비를 마치고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 제 낚싯대입니다 ^^ 단 한 대의 낚싯대, 무엇을 낚을 수 있으려는지..^^..
▲ 평소에 구경하기 힘든 해오라기의 낚시하는 모습도 특이합니다.
▲ 수위가 높아 논에도 물이 잠겨 그곳에 노니는 작은 물고기를 사냥하는 것 같습니다.
▲ 낮 시간인데도 우리 옆 수상 좌대에는 씨알 좋은 붕어가 계속 낚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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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이는 씨알도 30cm 전후의 비교적 큰 씨알이 주종입니다.
▲ 지난밤에 바람이 많이 불어 물이 뒤집혔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몰라도 물색은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 수몰 버드나무가 울창한 포인트에서 낚시하는 꾼들은 나무를 낚는 바람에 이런 모습으로 찌를 찾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
현호색이라고 하는 야생화의 멋진 모습
▲ 붓꽃 무리, 초여름의 전령사라고도 하죠.
▲ 노지와 수상 좌대가 잘 조화된 풍경.
▲ 노지의 조황도 아주 좋은 편 .
▲ 배스트님이 드디어 첫수를 올리고 있습니다.
▲ 지난겨울부터 꽝조사를 면치 못할 정도로 극심한 빈작에 마음 상했던 터인데 지금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 이제 꽝조사는 면했네요 ^^.
▲ 옆에 자리한 꾼들은 연속으로 붕어를 낚아 올리고 있습니다.
▲ 무간선의 마음으로..라고 위안을 하지만 오늘도 저는 꽝조사를 면하기 어려울 둣 .
▲ 아주 편안한 자세로 낚시를 즐기는 조사님
▲ 이 시기에는 포인트 이동이 자유로운 노지 낚시가 더 좋은 조황을 올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 분당에서 오신 낚시사랑 회원님이라고 하시는데 좋은 인물만큼 붕어도 잘 낚아내고 있습니다.
▲ 밧줄에 묶인 듯 제한적인 테두리 안에서 조심스러운 삶을 살며 이 연옥 같은 노동의 유배지에서 삶을 마칠 수 밖에 없는 현실, 내과 원하던 것들과 삶은 과연 어디에 있단 말인가, 유일한 "쇼생크"의 기회인 주말 오후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갈망과, 향기 실린 초하의 바람들과 호수, 그리고 낚시가 주는 마음의 위안은 나에게 적잖은 생의 의미를 부여해 준다 .
▲ 강 건넛마을 어둠이 내리기 전에 홀로 타고 온 배 위에서 강 너머 하늘에 수채화를 그리는 낙조를 바라본다. 나이가 들면서 석양에 물든 호수의 풍경을 보면 왜 이리 마음이 무거워지는지..
▲ 예이츠 시인의 이니스프리 호도가 생각나는 풍경.
▲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 깊어만 갑니다.
▲ 금낭화의 청초한 모습으로 새벽이 찾아왔습니다.
▲ 새벽 시간대를 노리는 또 하나의 꾼.
▲ 애기똥풀.
▲ 철죽의 고혹적인 색.
▲ 그렇게 또 하나의 아침이 시작되는 예당저수지.
▲ 대박 행진 중인 부부 조사.
▲ 멋진 초하의 아침 분위기 속에서 잦은 입질을 보며 낚시를 즐기는 조사들.
▲ 노지의 새벽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
▲ 애기똥풀 군락의 모습이 멋집니다.
▲ 몇 마리 낚기는 했지만 주변의 조과에 비견하면 얼굴을 들지 못할 수준 배스트님의 얼굴은 초조한 기색이 ^^.
▲ 지금 시기가 년중 최고의 씨알과 호황을 보여준다는 진수 좌대의 아름다운 모습.
▲ 노지라 그런지 씨알이 그리 크진 않지만 입질은 심심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 대회장 부근, 캠핑 낚시를 즐기는 꾼들의 모습.
▲ 요즘은 밤 시간 보다 오전 시간대에 조과가 더 좋다고 합니다.
▲ 노지에서 낚시를 즐기시는 조사님의 넉넉한 표정이 보기 좋습니다.
▲ 계속 낚아 올리는 여조사님.
▲ 조과가 보통이 아닙니다.
▲ 방생하기 전에 잠시 조과 사진을 찍기 위해 물 위로 올려진 살림망.
▲ 적어도 10여 수에서 많게는 100여 마리의 조과를 하신 꾼들이 대부분, 꽝은 없습니다.
▲ 고맙게 붕어를 들고 포즈를 취해주시는 낚시사랑 회원님.
▲ 내림 채비로 월등한 조과를 보여주시는 노조사님.
▲ 4짜가 넘는 떡붕어도 여러 마리 낚았다고 합니다.
▲ 낚시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어쩜 스스로의 영혼을 천천히 비워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배부르면 보이지 않을 별 하나 가슴에 품고 이렇게 말없이 찌톱과 눈을 맞추는 것, 아직은 차가움 묻어있는 치자꽃 잎새의 신비를 보며 내 남아 있는 젊음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스스로의 삶을 관조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며 귀로를 생각합니다.
▲ 가끔은 우리는 무엇으로 왔다가, 무엇으로 가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은 바람과 같은 것, 두고갈, 가져갈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래도 그립고 아쉬운 건 어느 계절에 피고 싶은 꽃 같은 욕망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봄에서 여름으로 이어지는 5월 초의 예당池는 사색과 낭만이 있어 참 좋습니다.
▲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붕어의 활발한 입질과 상상을 초월하는 조황, 이것이 지금 예당저수지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
▲ 오월 연휴,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충청남도 예산군에 있는 예당저수지를 찾아 낚시를 즐기며 인근의 수덕사, 임존성, 광시의 한우 촌을 찾아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 이 나이에도 한없이 철 없음에, 무념(無念)이 살아가는 법을 이곳에 와서 배우는 것 같습니다. 초여름 예당호의 담담한 물빛하며, 차오르는 수심하며, 동심을 자맥질하여 건져 올린 물오리하며, 초하의 산하 거닐어 이만하면 빈 마음으로 한 백 년은 살까 하는 풍요로움을 느끼며 예당지池에서 낚시를 마칩니다.
▲ 라일락향의 호숫가에서 친한 조우와 세월을 띄우며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하며 보낸 낚시터의 하루 맨살을 드러내며 서로 안다는 것은 어쩌면 먼저 가버린 날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덕 아래 고향 같은 호수는 굽어진 강 둔덕을 따라 커가는 들꽃의 외로움으로 강물에 잠기고 마음의 고향같은 예당의 가을 호수는 시골 오래된 농가의 굴뚝 연기 속에서 노을의 그리움으로 타고 있는데 우리는 또 다른 내일을 위해 낚시를 마치고 떠나고 싶지 않은 이곳을 떠나 서울로 출발합니다.
▲ 충청남도 예산의 아름다운 예당저수지로 다녀온 초여름 낚시여행, 오랜만에 친한 조우와 출조로 멋진 분위기의 초여름 밤을 즐겼으며, 봄에서 여름으로 이어지는 시기의 멋진 풍경과 먹거리를 즐기며 시간을 보낸 조행이 었습니다. 비록 조과 다른 낚시인들이 잡은 것에 견줄 수는 없었지만, 초하의 호숫가에서 멋진 자연을 벗 삼아 하루를 지낸 것 만으로도 만족한 여행이었습니다. 동행을 해주신 조우, 배스트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