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국악 배우러 왔어요”
국립극장 연수 온 중국동포 예술인
박춘희, 주광호 연변대 예술학원 교수
박춘희 교수와 주광호 교수가 지난 10월 2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 해오름 극장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박춘희 교수와 주광호 교수는 스승과 제자 관계이다. 박 교수는 연변 훈춘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국악을 좋아해 민족성악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박 교수의 노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대표적인 노래는 강원도 뱃노래를 편곡한 <바다의 노래>, 남봉가를 편곡한 <정방산성가> 등 수많은 노래를 불러 음반으로도 나와있다.
주광호 교수는 연변 화룡 출신으로 12세부터 기악에 재주를 가져 태평소를 위주로 연주하다가 대학시절부터는 단소를 연주해 왔다. 주광호 교수는 고등학교 다닐때 연변대 예술학원 박춘희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지난 7월 국립극장 초청연수로 나온 연변대 예술학원 박춘희(48) 교수와 주광호(38) 교수를 10월 2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었다.
박춘희 교수는 민족성악가로, 주광호 교수는 전통악기 연주가로 어릴적부터 활동해 온 조선족 예술인이다.
국립극장은 학생 위주로 7개 국가의 민족전통을 있는 예술인들을 초청해 한국 음악을 알리는 연수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진행하는 가운데, 박춘희 교수와 주광호 교수는 학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통 국악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고 특별 요청해 이번에 국립극장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연수는 6개월간 실시된다.
한국에 처음 나와 한국 국악을 배우게 된 이들은 한국의 국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들어볼 수 있었다.
“한국에 와서 보니 안타까운 점이 많아요”
“서양음악에 대해서는 높게 보면서 왜 국악에 대해서는 낮게 보는 인식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한국에 와서 국악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국립극장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였지만, 한국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국악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관심도 별로라는 것을 알고 박춘희 교수는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한다.
"국악을 하다보면 재미있는 부분도 많고 아이들도 충분히 흥미를 가질 만한 것들이 많은데 왜 한국인들은 국악에 대해서 낮게 보는 걸까"
연변에서는 국악을 민족성악이라 부른다. 박춘희 교수는 민족성악 예술인이며 교수이다. 연변의 민족성악에 대해서 “한국과 다른 것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중국은 56개 소수민족이 있으니 음악을 서로 이해하기 위해 소수민족적 특징도 받아들이게 되고 중국적 요소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연변 조선족의 민족성악은 “밝고 발랄하다”고 박 교수는 소개한다.
하지만 한국의 국악은 한(恨)의 민족정서가 강하고 전통과 보존을 중요시하다 보니 나름대로 장점도 있지만 시대 흐름에 부합하지 못하고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한다.
그래도 박춘희 교수와 주광호 교수가 국립극장 6개월 연수과정을 신청해 한국에 온 것은 한국의 전통 국악을 이해하고 배워보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였다.
한국 국악을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다. 한국은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악보로 그려진 것이 없고 선생님 구전으로 제자를 양성하는 방식으로 국악을 전승하기 때문이다.
연변의 민족성악과 전통악기의 약점은 개량을 많이 하여 전통이 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이런 점을 이번 6개월간의 연수를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중국 연변 조선족 음악은 80년대말까지는 북한의 영향을 많이 받다가 1992년 한중수교 후에는 한국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다. 북한은 정치적 개변으로 국악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고, 한국음악의 영향은 국악이 아니라 트롯트와 같은 대중음악이 빠른속도로 들어와 조선족사회의 주를 이루게 되었다.
이에 조선족 음악계는 90년말부터 민족음악을 살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박춘희 교수는 소개했다.
중국에서 조선족의 민족음악이 한국과는 달리 많은 변화가 시도되고 있지만 그래도 조선족 민족음악이 살아남는 것은 연변TV방송은 물론 중국내 방송국 자체 민족음악 콩클대회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춘희 교수는 1997년 중국 문화부 주최 소수민족성악 콩클대회에서 조선족 대표로 참가한 경력도 있다.
인터뷰=김경록 기자
@동포세계 제6호(2011.10.27 합번 제256호) 2011.11.5 인터넷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