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가 만든 웹툰. | |
ⓒ 교육부 |
교육부가 시도교육감과 교육청을 겨냥해 학부모들을 등장시켜 '억지'라고 비판하는 웹툰을 만들어 뿌리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누리과정 예산을 대통령 공약대로 국고에서 부담하라'는 교육감과 교육청을 학부모들이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 동안 '교육가족'과 '교육공동체' 실현을 강조해온 교육부가 교육감-학부모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교육부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확인한 결과, 교육부는 '우리 아이 교육비, 받을 수 있나요?'란 제목의 20컷짜리 만화를 게재했다. 지난 달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도교육감들을 공격한 뒤에 교육부의 3개 부서 직원들이 협의해 웹툰을 만든 뒤 지난 달 28일부터 인터넷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어떤 내용이길래... 학무보들이 교육청과 교육감 공격하는 내용 담겨
웹툰 주인공은 아이를 등에 업거나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학부모 3명이다. 웹툰에서 A 학부모가 "뭐야? 그럼 중앙정부에서 내려 보낸 교부금 속에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되어 있다는 거야?"라고 말하면 B 학부모는 "예, 다 산정해서 보냈다는 거죠"라고 대꾸한다.
B 학부모는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전년도(2015년도)와 똑같이 배정해서 내려 보냈다고 해요"라는 말도 한다.
이 얘기를 들은 A학부모는 다음처럼 목소리를 높인다.
"그럼 (시도교육감들이) 돈이 없어서 누리과정 지원을 못한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
▲ 교육부가 만들어 돌리고 있는 웹툰. | |
ⓒ 교육부 |
이에 대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정진후 의원(정의당)은 "교육부가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을 근거로 신청한 2015년 누리과정 예산 2조1545억 원을 전액 삭감한 곳이 바로 기획재정부"라면서 "이런데도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내려 보냈다는 박 대통령과 웹툰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이 교육청과 교육감을 심하게 공격하는 내용도 담겼다. 학부모들의 공격은 "몇몇 교육청이 그(누리과정 의무지출) 경비에 대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이번 갈등의 핵심"이라는 설명 뒤에 다음처럼 이어진다.
C 학부모 "대략 난감이네..."
A 학부모 "그러게- 이건 억지잖아?"
김승환 교육감 "허위사실에 의한 범죄 수준"... 교육부 "만화적 표현일 뿐"
이 내용에 대해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공동체 실현을 강조해 온 교육부가 학부모와 교육감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라면서 "중앙정부로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도리를 내팽개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웹툰에 의해 공격받는 당사자 중 한명인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웹툰의 내용은 허위사실에 의한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정도"라면서 "교육부의 이런 행동은 범죄 차원의 행위이지만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저열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웹툰 제작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교육부 관계자는 "2015년과 2016년 시도교육청에 보낸 교부금의 기초산정 문서엔 누리과정 예산이 분명히 들어가 있다"면서 "만화적 표현으로 사용한 '억지' 등의 말을 떼어내어 비판하는 것은 웹툰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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