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조카 김민재, 잘 지내지?
입대한지 벌써 반 년이 지났으니 이젠 온전한 군인으로 복무 잘 하고 있으리라 믿는다.네 또래의 병사들을 보면, 유심히 부대마크를 살피게 된단다. ‘어느 부대 근무하는 병사구나.아! 전방에서 고생 하겠네’ 생각하며, 우리 조카 민재 얼굴을 떠올린단다.
네가 있는 그 곳은 고모의 마지막 근무지이기도 하지!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어제 일인 듯 그 곳 모습들이 눈에 선하네. 지금도 가끔 옛 전우들을 만나고, 그 시절로 돌아가는 꿈을 꾼단다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젊은 날의 초상이었던 軍을 잊지 못하는 거겠지?
우리 조카 입대하면 고모가 위문편지도 많이 써 주리라 다짐했었는데.. 훈련병 시절, 훈련소 카페를 통해 보낸 편지 두 통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네. 미안!
훈련병들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메일도 보낼 수 있으니.. 참 군대 많이 변했더구나. 훈련하는 모습, 하루가 다르게 군인이 되어가는 네 모습 지켜 보면서 많이 대견했었고, 별탈없이 무사하길 기도했단다.
고모가 단발머리 여중생이었을 무렵엔 위문편지 쓰는 것을 일종의 의무라 생각했었단다.‘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국군장병아저씨께..’ 로 서두를 시작해서, ‘감사하다’는 말로 끝맺은 위문편지를 썼던 기억이 새롭네.
지금은 위문편지 쓰는 학생도 없고, 인터넷이나 전화로 편리하게 위문편지를 보내는 세상이 되었지만..
민재야!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 알지? 부자는 오랜 동안 부자 되는 습관을 길러온 사람이 되는 것이고, 한 가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다른 것도 똑같이 열심히 하는 사람이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도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현역시절 보아온 장병들을 보면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더구나. 국방부 시계가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가기만 기다리는 병사가 있었고, 임무를 주면 최선을 다해 해내는 병사도 있었지! 전역 후 누가 더 성공했을 지는 자명한 일 아닐까? 어차피 국방부 시계가 돌아가야 전역을 한다면, 그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쓸 줄 알아야 지혜롭고 성공하는 사람이겠지?
요즘 군대는 자기계발 기회도 많이 주더구나!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군 생활을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 어떻게 쓰는가는 개인의 선택이겠지?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시간을 소중히 값있게 쓸 수 있는 사람이란다. 軍에서 더욱 성숙하고 멋진 남자로 거듭나서 돌아오길 바란다.
지금도 고모는 전방순찰 다닐 때 그 기억을 잊지 못하지!
최전방의 칠흙 같은 적막 속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 졸린 잠을 애써 참으며, 전방을 주시하던 그 모습. “고향의 부모님 그립지 않나?” “괞챦습니다.” 하던 그 목소리! 그 목소리에 묻어있던 그리움과 대견스러움을...
우리 민재도 그럴 테지? 고향 부모형제 그립지만, 괜챦다며 열심히 국방의무를 수행 하는 군인의 모습일테지? 그 덕분에 고모도 편안히 안심할 수 있는 것이고. 너무 감사하네.
고모가 면회 한 번 갈테니 잘 지내고, 몸 건강히 있어!
사랑한다! 대한의 용사 김민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