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하여 김해 상동 매리 고암나루터에 이르는
낙남정맥 233 킬로의 17차에 걸친 대장정의 길.
드뎌 끝차 졸업산행으로 마무리된다.
돌이켜 보면, 어느 한코스, 한구간이라도 쉬운 길이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무박으로 진행된 영신봉, 고운동치의 첫구간과
무더운 한여름날 고도가 낮다고 만만히 본 진주지역의 빨래판 구간,
그리고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진행된 정병산 구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찌 되었던 16차까지는 무사히 진행되었고 이제 남은 한구간만 타면 낙남 완주인데
낙남 타는 일욜은 집안 벌초날이다.
그러고 보니 낙남 탄다고 결혼이나 집안행사 등 몇번을 얼굴 내밀어야 될 곳에 빠졌고
17차를 연속으로 이어간다는게 결코 적은 횟수는 아니더라.
어른들께는 중요한 일이 있다하고 토욜 가서 벌초 대충 끝내고~
이제 부자 몸조심.
고도표와 산행지도를 미리 보고 체크하고
일일운세를 보면서 '운동 중 부상'이란 문구에 염두에 두고
당일 일기예보는 비 올 확률 20%에 흐림.
밥도 간단하게 유부초밥으로 하여 만반의 태세를 끝내고 동래지하철역으로 출발.
가는 버스안에는 'Eres Tu'라는 감미로운 노래가 흐르고
노랫말과는 상관없이 경건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 무사히 잘 진행되기를 빌어본다.
이번 산행은 낙남 졸업산행이라 '산과자연'이란 산방의 우정산행까지 합쳐 버스 한차다.
오늘 완주할 A팀 13명은 나밭고개에서 하차.
낙남 대장정의 마지막 발자욱을 힘차게 내딛는다.
처음부터 고바우길에다 좀 세게 친다 싶더니만 '산과 자연' 산방에서 A팀에 합류한 여전사가
첫 378봉에 조금 못미쳐 처지기 시작한다.
그님.. 그뒤 주저주저하면서 '살방 살방' 따라오란 말에 꼬여(?) 끝까지 완주하셨지만~ㅎ
이번 산행이 아마 앞으로의 산행에 보약이 되지않았나 싶다.
영운리고개에 내려 서니 낙남정맥길 한가운데 떡 버틴 가야 컨츄리클럽.
등산객들의 입장을 통제하는~
그러면 뭣보다도 그 만큼 정맥길을 못 타는 것이고 나아가 우회하면 시간과 거리가 늘어나는데~
류회장님이 미리 조치를 취하셔서 컨츄리클럽을 정문으로 통과하여 필드 가운데 있는 능선 봉우리에 오르고~
덕분에 우린 지대루 낙남길을 밟는거다.
이그~ 그런데 컨츄리클럽에서 이어진 마의 신어산 서봉.
우찌 그리 경사가 심한지~ㅜ
아마 낙남 전체 구간 중에서 젤 된비알이지 싶다.
신어산 서봉의 헬기장에서 점심식사 후
신어산 정상과 생명고개를 거쳐 이름없는 그렇다고 결코 만만치않은 봉우리를 몇개나 치면서
김해가 평야인줄만 알았지 이렇게 첩첩산중 산이 많은 건 첨 알았다.
그렇듯 도달한 낙남 마지막 봉우리 동신어산.
탁 트인 일망무제..!!!
산과 강과 바다가 어우러진 대자연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면서 노곤한 심신을 달래준다.
밑으론 젖줄같은 낙동강이 감아돌면서 바다로 바다로 도도히 흘러가고
남쪽으로부터 아스라히 바다와 맞닿은 다대포에서 금정산 고당봉, 양산 신도시, 오봉산, 토곡산과
앞에 무척산이 펼쳐지고~
낙남정맥이 마무리되는 아니 시작되는 동신어산에서 한참을 머무다가
능선길을 따라 내려 고속도로 밑을 우회하여 마지막 봉우리를 치고
매리 고암나루터 앞의 도로에 도착.
17차에 걸친 낙남정맥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19개월에 걸친 낙남정맥을 타면서
끝까지 함께 한 울 친구들 인호, 인상, 필수, 강업, 태경이 고맙고 즐거웠고
항상 고생하신 백구회 운영진님들과 선두, 후미 산행대장님
그리고 함께 하신 백구회 회원님들의 따사로운 정으로 무사히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낙남하면 백구회 멤버들 한분 한분의 얼굴이 떠오르며 영원히 기억에 남겠지요.
비록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낙남길.
저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으며 이 경험들이 앞으로의 산행과 삶에서 큰 밑천이 될 것입니다.
모두들 내내 건강하시고 좋았던 인연들이 귀한 인연으로 계속 이어지길 바라나이다.
감사합니다.
<산행개요>
날씨 : 흐림, 28도
동래지하철역 : 8시
김해 나밭고개 들머리: 9시 10분
영운리고개 : 10시 40분
가야 CC내 능선 봉우리 : 11시 15분
신어산 서봉 : 11시 55분
헬기장에서 점심 : 12시~ 12시 30분
신어산 : 12시 45분
생명고개 : 1시 10분
백룡암 갈림길 : 2시 50분
동신어산 : 4시
매리 날머리 : 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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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시간 : 8시간
산행 거리 : 16.6 킬로
첫댓글 완주를 축하드립니다.그리고 후기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산행할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백구회와 함께 한 낙남종주길 내내 즐거웠고 유익하였습니다.
이제 백구회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낙남'..
이런 히트상품 제조에 일익을 담당하신 청산에대장님의 노고에 오히려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함께~ 더불어 안산, 즐산을 이어가길 바랍니다..^^*
지는요 완주 플랭카드만 맨들어 보내고...참석은 못하고...그래도 내가만든 플랭카드 보고 위안이라도..박재수!!! 소주 너무 맛있게 먹지마소...보굴난다...
하하~ 아침 때 보이시길래 함께 하나 했었는데~
추석 특근 드가셨단 얘길 들었습니다.
항상 수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완주하신 님들 고생많으시고 축하드립니다. 문장력 좋으신 산행 후기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좋은 날 되시기를요..^^*
정말 걷는다고 정신없는 우리들은 어딘지도 모르고 달려왔는데 이렇게 자세히 산행지 올려주시니 세삼 기억이 새롭네요. 진짜로 완주하신분들은 여기에 계신거 같네요 무뉘만 완주한 우리들은 부끄럽기도하고..ㅎ 후기와함께 사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거제지맥도 함께하셔서면 합니다.
낙남 타러 동래지하철역 갈때 버스에서 이따금 마주쳤던 님..ㅎ
함께 하여서 즐거웠습니다.
낙남길.. 일수도장~ 다 안찍혔다 하더라도 첨부터 함께 하였기에
고생과 희열과 성취감을 느끼는 건 매일반입니다.
별일 없으면 거제지맥도 함께 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