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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의 집필 시기는 2017년입니다 >
92. 푸틴의 음흉한 계획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대통령 집무실.
`블라드 미르 푸틴` 대통령이 응접 테이블에서 두 명의 손님과 환담하고 있다.
“슈프리긴 회장! 런던 작전을 아주 잘 처리했다고? 수고 많았네! 하하.”
`푸틴`이 모처럼 쌀쌀맞은 얼굴에 화색을 띠며 칭찬했다.
“저야 뭐 별로 한 것도 없습니다, 극동연방 관구에서 파견한 아킨피프 소령과 노스-코리아 특수부대원들이 임무를 잘 수행한 결과입니다.”
푸틴 앞사람 옆에 앉은 `알렉산드로 슈프리긴` 전 러시아 축구 팬 연합회장이 겸손한 몸짓으로 머리를 조아렸다. 그는 이번 런던 작전의 총괄 책임자이다.
슈프리긴은 지난 6월 유로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러시아-잉글랜드 전에서 러시아 팬들이 잉글랜드 응원단과 집단 난투극을 벌인 홀리건의 배후 인물이기도 하다.
“함께 오면서 이 슈프리긴 보좌관한테 들으니까, 사우디아라비아 런던 지부장이 준비를 아주 철저히 했다고 하더군요. 이게 다 각하께서 사우디 아랍과 외교를 잘하신 덕분이지, 저희야 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허허.”
푸틴 앞에 앉은 러시아 하원의원인 `이고리 레베데프`가 이번 캐나다 TD 은행 런던지점 금괴 탈취 작전의 성공에 대한 공치사를 푸틴에게 돌리며 손을 비비고 아부를 떨었다. 슈프리긴은 레베데프 의원의 보좌관직도 맡고 있다.
“이번 일로 영국이 캐나다는 물론이고 일본과도 외교적으로 큰 곤욕을 치르게 될 겁니다. 일단 사우디의 협조로 시작의 실마리는 풀었으니까, 앞으로 계획된 일들을 차례로 진행해서 영국을 더 고립시키고 서서히 벼랑 끝으로 몰아 부쳐야 되겠어요! 하하.”
푸틴이 만족한 듯 입꼬리를 올리며 두 사람에게 야릇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저… 영국을 더 몰아붙이려면 경직돼있는 터키와의 외교관계를 좀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 흠.”
레베데프 하원의원이 푸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러시아는 한때 자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터키를 경유하여 유럽으로 공급하려는 총길이 1,300km에 달하는 거창한 가스관 건설공사를 터키와 협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작년 11월 24일에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에서 시리아 반군 지역을 공습하던 러시아 수호이 SU-26 전투기 2대가 터키 남부지역 영공으로 들어간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응한 터키의 F-16 전투기 2대가 떠서 러시아 전투기 SU-26 2대를 격추했고, 반군 지역에 낙하한 러시아 조종사 한 명은 반군에 붙잡혀 무참히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에 공식적인 사과를 했지만, 푸틴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지금까지 냉랭한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음… 옳은 말이오, 레베데프 의원! 그러잖아도 지난주에 터키 결혼식장 폭탄테러로 에르도안이 정신 좀 차렸을 것이오. 외무부에 얘기해 둘 테니까, 다음 주에 두 분이 내 특사로 터키에 가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내 친서를 좀 전해주고 오시오.”
푸틴이 입가에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아, 예.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혹시, 그러면… 그 IS 소년 테러범이 저지른 터키 결혼식장 자살 폭탄테러도 역시 사우디에서…”
“더 이상 깊이 알 필요는 없고, 의원님은 내 친서만 에르도안에게 전해주고 오면 됩니다. 이건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내 의사의 전달이니까, 그런 줄만 알고 계세요. 슈프리긴이 함께 가면 에르도안이 런던 금괴 도난 사건도 나중에 감을 잡게 될 거고, 앞으로는 내 뜻대로 고분고분 따르게 될 겁니다!”
터키의 테러에 사우디가 개입했느냐는 레베데프 의원의 질문에 푸틴은 긍정보다 더한, 어쩌면 푸틴 자신의 의지에 의한 사우디의 대행 테러일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담긴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지난 8월 21일 터키 남부 시리아 국경 근처에 있는 `가지안테프`시의 한 예식장에서 12~14세로 보이는 소년에 의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하여 54명이 사망하고 94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조직은 아직 없지만,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 국가(IS)` 소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IS는 소년병 양성에 특히 심혈을 기울여 소년병을 `칼리프의 새끼들(cubs)`이라고 부르며, 극단주의 사상을 가르치고, 참수와 사살 등 잔혹한 현장에 계속 데려가 참관시켰다.
이라크 지방의회의 한 의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IS가 이라크 점령지에서 어린이 400명을 납치해 데려갔으며 이외에도 100명을 모집했다고 한다.
유엔 아동기금(UNICEF)은 지금까지 IS가 납치한 어린이가 수천 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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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자신의 수족이나 마찬가지인 레베데프 하원의원과 그의 보좌관인 슈프리긴을 데리고 다른 밀담을 30여 분간 더 나눈 뒤에 그들을 돌려보냈다.
그러고 나서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 관구 대통령 전권대사인 `유리 트루트네프` 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나요. 좀 전에 런던 작전 총책임자 슈프리긴이 다녀갔소. 듣자니까 우리 아킨피프 소령과 노스 코리아 특수부대원들 활약으로 잘 마쳤다고 하더구먼. 그동안 작전을 준비했던 트루트네프 부총리 공이 크오. 하하.”
푸틴이 기분 좋게 트루트네프에게 공치사를 해줬다.
-“아, 그렇습니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니 안심이 됩니다! 물론 사우디 런던 지부 특수부대원들 지원으로 임무 수행이 수월했지 싶습니다.”
“그렇기도 하지. 사우디에는 별도의 보상이 돌아가는 거니까 당연한 거지요. 그, 슈프리긴 소령은 귀국하면 일 계급 특진을 시키도록 하시오! 이력서를 보니까 그동안 활약도 많았더구먼.”
-“예, 그 친구는 우리 특수부대 스페츠나츠의 알파 그룹 간부 중에서도 손꼽히는 베테랑입니다. 귀국하면 중령으로 진급시키고 포상도 후하게 하겠습니다.”
“좋아요. 그렇게 하고, 이번 전리품 판매대금으로 노스-코리아 대원들에 대한 수고비가 지불될 거요.”
-“아, 예.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시겠습니까?”
트루트네프 부총리는 푸틴의 신임을 받아 극동연방 관구의 대통령 전권대표직도 맡아있는 푸틴의 왼팔이나 마찬가지인 인물이다.
“사우디가 물건을 처분하기로 했고, 우리 몫인 절반을 석유로 달라고 했소. 400만 배럴 이상 되는데, 전부 노스-코리아로 수송될 것이오.”
-”석유로 400만 배럴이나요? 배럴당 45달러만 잡아도… 1억 8천만 달러나 되는데요? 노스-코리아 특수부대 대원 11명 수고비로는 너무 많지 않습니까?”
푸틴의 수화기로 들리는 트루트네프의 놀란 목소리의 톤이 조금 높아졌다.
“탈취한 금괴 10만 톤을 사우디 `살만` 부왕세자가 왕족들에게 시가의 90%에 팔기로 했어요. 우리 몫인 절반의 금액, 2억 달러에 상당하는 사우디 석유를 노스-코리아로 실어 보내달라고 한 거요. `살만` 말로는 자기네들 하루치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 되겠다고 했으니까, 아마 450만 배럴 정도는 실어 보내지 싶소. 우리야 뭐 어차피 유럽 가는 무역선에 작전 책임자 슈프리긴 소령 한 명과 드론 12개 실어 보낸 것밖에 더 있소? 하하.”
푸틴이 자기의 왼팔인 심복 트루트네프에게 통 큰 외교정책은 이렇게 사우디와 북한을 이용해서 가만히 앉아 남의 손으로 내 코 푸는 것이야, 하고 한 수 가르쳐준다.
-“아, 예. 잘 알겠습니다, 각하! 이번에 노스-코리아 대외 경제상으로 승진된 김영재 대사에게 좋은 선물이 되겠습니다. 곧바로 마체고라 주 노스-코리아 대사에게 연락하겠습니다.”
며칠 전에 북한의 외자 유치와 대외 경제협력을 총괄하는 대외 경제상으로 임명된 김영재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로 2010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선출됐고, 그동안 주러시아 북한 대사로 러시아에 주재해있던 인물이다.
“김영재 대사가 아니라, 늦었지만 리룡남 내각부총리에게 큼직한 선물을 안겨주려는 거요. 이 정도 선물이면, 노스-코리아의 뒤를 봐주는 나라가 중국이 아니고 우리 러시아라는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 있게 피력할 수 있지 않겠소? 하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북-러 무역경제, 과학 기술협력 정부 간 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대외 경제상을 맡았던 리룡남 전 대외 경제상은 6월 29일 최고 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북한 내각 부총리로 임명된 바 있다.
-“아, 예. 맞습니다! 제가 각하의 깊은 뜻을 미처 헤아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다음 주에 열리는 동방 경제포럼에 북한 대표로 김영재 대외 경제상을 참석시키는 문제에 너무 신경 쓰느라 그리됐습니다. 송구합니다, 각하!”
얼떨결에 리룡남 대신에 한 급 낮은 김영재 선물로 잘못 얘기했던 트루트네프 부총리가 무안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하하, 괜찮소 트루트네프 부총리. 당연히 지금 동방 경제포럼 개최에 총력을 기울여야지요. 말 나온 김에 그 얘기도 좀 해봅시다. 어떻게, 준비는 잘되고 있지요?”
9월 2일과 3일 이틀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2016 동방 경제포럼`은 극동 경제의 가속화된 발전과 아태지역 국제협력 확장을 위해 매년 개최되는 국제경제 포럼이다. 극동-시베리아 개발을 집권 3기(2012~2018) 최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설정한 푸틴의 뜻에 따라 트루트네프 부총리와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주관해서 준비하고 있다.
-“예, 각하. 이번 포럼에는 사우스-코리아, 미국,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 방문단을 비롯해서 세계경제포럼과 기타 기관들의 대표 등 2,400여 명이 참석하게 될 겁니다. 특히 사우스-코리아 박근혜 대통령과 각하의 정상회담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음, 당연히 그래야지요! 9월 4일의 중국 항저우 제11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앞서서 열리는 우리 주관 포럼이니까, 만반의 준비를 해서 TOR(선도개발 구역)에 많은 외국 기업들이 입주하는 성과를 이루도록 하시오. 참, 내일 서울에서 열리는 15차 러-한 경제과학기술 공동위 참석도 잘 진행되도록 하시고!”
한-러 경제과학기술 공동위원회는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범정부 차원의 고위급 협의체로 1997년 7월 첫 회의 개최 후 매년 한국과 러시아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다.
이번 8월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회의에 한국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를 수석대표로 외교통상부 등 9개 부처와 수출입은행 등 3개 기관에서 37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러시아는 `유리 트루트네프` 부총리 겸 극동 전권대표를 수석대표로 14개 부처, 17개 기관-기업 관계자 60명이 대표단으로 나선다.
-“예, 각하! 마침 얼마 전에 일본 JGC가 우리 사할린 LNG(액화 천연가스) 플랜트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으니까, 일본과 외교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우스-코리아 정부의 시기심을 부추겨서 좋은 성과를 끌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요! 우선 사우스-코리아 대기업들의 우리 TOR 입주에 주력하도록 하고, 그동안 중단되었던 노스-코리아 경유 가스사업과 대륙철도사업도 재개될 수 있도록 협상을 잘하고 오시오!”
-“예, 각하! 우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대륙철도를 경유해 유럽으로 가고, 북극해를 거치는 항로도 검토하면서 몽골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사우스-코리아의 `환동해권` 계획에 우리 러시아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겠습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 끈끈한 우방국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중국의 돈을 빌려 유전과 천연가스, 철도 등 굵직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과 한국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이면서 주 적인 미국은 중국을 앞장세워 대항하게 하고, 러시아는 슬며시 중동의 산유국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을 잡고 IS 등을 앞장세워 테러를 조종하면서 영국 등 유럽 선진국 타격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백계 러시아 인종인 `블라드 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황색인종인 한반도의 한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눈에 뜨일 정도로 온건한 정책을 펼치며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에 대해서는 자기들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만큼만 이용하려는 듯 보인다.
그러면서 같은 백색인종인 유럽 국가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중동의 무슬림 국가와 손잡고, 지금까지 수백 년간 이 지구상에서 우두머리 국가로 행세해 온 영국에 제일 먼저 칼을 겨냥하고 나섰다.
그는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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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네, 난정 주영숙 작가님.
일본이 월드컵 16강 진출해서 진짜 뚜껑 열립니다요!
@삼일 이재영 ㅎㅎㅎ ~
좋은 주말 되세요
@蘭亭주영숙 오늘밤 '포르투칼 3대1로 꺾고 한국도 16강 진출한다'에 믹스커피 10봉지 겁니다. ㅎ
@삼일 이재영
@삼일 이재영 부디 16강 진출하도록 염력 보냅시다. 파바박!!
@삼일 이재영 2대1로 꺾고 16강 진출!
믹스커피 10봉 ~ㅎㅎㅎ
@蘭亭주영숙
@蘭亭주영숙
@蘭亭주영숙
@蘭亭주영숙
@蘭亭주영숙
믹스커피 100봉지 내겠습니다. ㅎㅎ
3골 넣었는데, 김진수 선수가 넣은 골은 아쉽게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무효화됐습니다. ㅠㅠ
100봉지. 거금인데요?
@蘭亭주영숙 예. 한 봉지 100원꼴, 일만 냥 되겠습니다. ㅎㅎ
흥미진진한 글에서 시종 새로움이 느껴집니다.
잔혹한 12살짜리 폭탄 벨트에는 냉엄한 국제현실이 아찔합니다.
네, 뱃사공 님. 그렇습니다.
잔혹한 단체나 잔인한 국가의 지도자는 도대체 어찌 된 인간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수수한 행복 지으시는 수요일 되세용~
4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선 4강 신화 다시 써야 하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