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속 80㎞… 올림픽 출전하는 유일한 동물
말
5000만년 전 지구에 살았던 말의 조상은 지금보다 덩치가 훨씬 작고 발가락이 서너 개였어요. 오늘날의 말은 다리가 길고 가운뎃발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발톱은 튼튼한 발굽으로 진화했지요. 네 발로 천천히 걷다가도 뒷발로 땅을 차고 앞발로 충격을 흡수하며 내달릴 때에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답니다.
말은 폐와 심장이 튼튼하고 온몸이 근육 덩어리라 높은 산 언덕도 힘차게 달릴 수 있어요. 거친 장애물도 훌쩍 넘으며 달리기 때문에 사람 손을 거친 말은 발굽이 닳거나 상처가 나지 않게 쇠로 된 '편자'라는 신발을 신고 있지요.
말은 경마, 승마 같은 스포츠 종목에 나서기도 해요. 올림픽에 출전하는 유일한 동물이랍니다. 각종 스포츠 경기에 나서는 말 중에는 한 마리에 10억원이 넘는 귀한 녀석도 적지 않아요.
말의 수명은 30년 정도 되는데 암말은 보통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아요. 새끼 말은 태어난 지 단 30분 만에 네 다리로 서서 엄마 젖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달릴 수도 있답니다.
말은 작은 소리도 아주 잘 듣고 냄새도 잘 맡아요. 큰 눈이 얼굴 양옆에 붙어 350도까지 볼 수 있어 사방을 살필 수 있지요. 야생에 사는 말은 수십 마리가 함께 모여 살며 돌아가며 보초를 서요. 보초를 맡은 말은 서서 졸고 다른 말은 누워서 잔다고 합니다.
그러다 외부로부터 위험을 느끼면 말은 순간적으로 숨이 가빠지고 땀을 흘리고 동공이 커져요. 혈압도 올라 무서운 힘으로 멀리 달아납니다. 최고 시속 80㎞까지 달리는 말도 있어요. 새끼 말을 노리는 사자 같은 맹수도 종종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 말의 뒷발에 걷어차여 치명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기도 해요. 삶과 죽음이 한순간에 갈리는 야생에서 말은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지금껏 살아남은 것이죠.
탱크나 자동차가 없던 옛날 사람들에게 말은 없어서는 안 될 동물이었어요. 말은 사람이 타고 먼 길을 다니는 이동수단이기도 했고, 짐을 실어 나르는 일꾼이기도 했어요. 전쟁이 나면 말은 등에 병사를 태우고 험한 전쟁터를 힘차게 달리며 용감히 싸웠답니다. 몽골족은 한때 지치고 않고 달리는 말의 힘을 이용해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지배하는 광대한 제국을 건설하기도 했죠.
오늘날에는 여러 기계가 발명되어 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지금도 조용한 산골에는 다리가 짧고 체구가 작은 조랑말이 짐을 싣고 다니기도 해요. 말의 사촌인 당나귀, 당나귀와 말 사이에서 태어난 노새도 체구는 작지만 힘차고 건강해 험한 환경에서도 끈질기게 살아가는 짐꾼 노릇을 했었지요.
우리나라의 말은 제주도 조랑말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이 녀석들은 한라산 백록담까지 내달리는 야생마로 살았던 때도 있었답니다. 호주에서는 야생마와 야생 당나귀 탓에 큰 곤욕을 치르고 있대요. 수십만 마리의 야생마와 수백만 마리의 야생 당나귀가 축산업·농업 분야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토양침식 같은 환경문제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