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실 대표가 애호박을 돌려깎아 면으로 만들고 있다. 이 면을 토마토소스에 버무리면 애호박 파스타가 된다.
가열 과정 없이 열풍 건조 조리, 채소·곡식의 영양·효소 오롯이 품어
- 모양은 익힌음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 처음 접하는 사람도 거부감 덜해
- 전용 푸드 프로세서 갖춰야 가능
로푸드(Raw Food)는 말 그래도 생음식, 가열하지 않은 음식이다. 생식이라고 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쌀이나 현미 등 곡식을 불려서, 아니면 그냥 씹어먹거나 채소, 과일 등을 생으로 잘라서 먹는 생식과는 조금 다르다. 로푸드는 가열하지 않았지만, 음식의 모양이나 형태는 익힌 음식과 비슷하다. 그래서 거부감이 덜하다. 채식 전문 레스토랑 러빙헛 해운대점 운영과 홀리스틱 연구소 를 맡고 있는 김민실 대표가 최근 로푸드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가열하지 않아도 요리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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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 위에 바질을 넣은 견과류 소스를 발라 고소하다. |
처음 참가자들의 입을 축인 음료는 아몬드 밀크. 볶지 않은 생아몬드를 10시간 정도 불려 믹서기에 곱게 간 후 체에 걸러 만들어낸 것이다. 생 견과류 특유의 비린 맛은 약간 있지만, 많이 거슬리지는 않았다. 맛은 무지방 우유처럼 아주 담백하며 조금은 밋밋하다.
이어 김민실 대표는 손잡이가 달린 조리기구를 가져왔다. 그는 "어떻게 만드는지를 직접 보여 드리는 게 로푸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애호박 스파게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스파게티는 면을 삶아야 하는데 그게 어떻게 로푸드가 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씻은 애호박을 통으로 조리기구에 꽂더니 손잡이를 돌렸다. 그러자 애호박이 돌려 깎이기 시작했다. 껍질을 까는 기계처럼 보이는 조리기구가 애호박 하나를 금방 면으로 바꿔놓았다. 60㎝ 이상 되는 면으로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그릇에 애호박 면을 담고 토마토소스를 내놓았다. 토마토소스도 열을 가하지 않고 토마토 가루와 파, 마늘 등의 생 양념을 가미해 만들었다. 소스의 첫 느낌은 김치 양념 같았다. 열을 가하지 않았으니 마늘과 파의 강한 향이 그대로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먹어보니 토마토의 진한 맛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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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과 다양한 야채를 넣은 미트볼. |
세 번째로는 로푸드 미트볼. 해바라기 씨에 당근, 양파 다양한 채소를 다져 넣어 42~48도로 식품건조기에서 굳혔다. 이것을 애호박 파스타에 넣으면 애호박 미트볼 파스타가 된다. 고소하면서 말린 채소의 맛이 신기했다.
네 번째는 피자. 도우 위에 리코타 치즈 소스가 발려져 있고 그 위에 양파, 버섯 등이 올려진 피자였다. 맛도 전혀 거부감이 없이 입에 착 붙었다.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나오자 김 대표는 "한국식으로 간장이 조금 들어가니까 구미에 당기는 모양"이라며 웃었다. 우리나라 장류는 콩을 삶아 발효시키므로 로푸드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 대표는 "맛이 없는 로푸드는 아예 사람들이 먹지 않으니 한국적인 양념을 적용하는 방법에 관해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물론 치즈도 우유가 아닌 견과류를 간 것과 바질을 넣어서 치즈의 고소함을 만들어냈다.
■ 디저트 종류에서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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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를 갈아서 말려 만든 바나나 카나페. |
이날 하이라이트는 바나나 카나페였다. 바나나를 갈아 레몬즙을 약간 넣고 유산지 위에 올린 뒤 얇게 편다. 그리고 이것은 40~50도에서 열풍 건조하면 쫄깃하면서도 달콤한 반죽이 된다. 그 위에 캐슈너트 치즈를 올리고 체리나 블루베리를 얹어 먹으면 된다. 참가자 모두 "어떻게 이런 맛이!"라며 감탄하기 바빴다. 갈아서 말린 바나나는 향과 단맛이 농축된 데다 쫄깃한 식감까지 더했다. 거기다 고소한 견과류 치즈와 달콤하고, 상큼한 체리와 블루베리가 함께 있으니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볼 만한 디저트 맛이었다.
김 대표는 "로푸드 중 가장 주목받는 메뉴가 디저트다. 베리류를 갈아서 만드는 케이크도 먹어보면 정말 맛있다. 우유나 밀가루가 전혀 없는 케이크지만 달콤하고 상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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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랜베리와 견과류로 만든 크랜베리 볼과 곡물 바. |
곡물 바와 크랜베리 볼도 아주 고소했다. 크랜베리 볼은 열풍 건조를 하지 않고 다진 견과류와 크랜베리를 손으로만 뭉친 것이라 촉촉하면서도 고소했다. 곡물 바는 현미를 불려서 간 것에 다양한 베리 종류를 넣고 뭉친 뒤 건조해 구수한 느낌이 강했다. 마지막에 생 곡식 특유의 딱딱함이 조금 느껴졌지만 씹을 만했다. 이런 곡물 바를 먹으면서 아몬드 밀크를 마시니 고소한 맛이 배가돼 잘 어울렸다. http://cafe.naver.com/pureveg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