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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떨어진 거제대구, 가덕대구 역습을 막아라
[거제대구, 자존심을 지켜라①]발등에 불 떨어진 거제대구, 가덕대구 역습을 막아라
전국 최고의 생산량과 품질을 자랑하는 거제대구가 위기에 처했다. 수년 동안 이어져온 대구조업 어민들 간의 분쟁으로 고소와 고발이 계속되고 있고, 7년 동안 개최돼 왔던 '거제대구 수산물 축제'가 지난해 전격 취소되면서 전국적인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거제와 인접한 부산광역시 강서구청에서 가덕대구 브랜드화를 위한 '가덕대구 지리적 표시제 사업'을 추진하고, 대구한정어업면허까지 허가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은 물론 지역 어민들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대구 어획량 증대를 위한 치어방류 사업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실시하며 대구자원 확보에 일등공신인 거제시의 현재 상황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갖는다'라는 말과 다름없는 형국이다. 이에 거제신문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거제신문은 타 지역 어민들의 어업분쟁 현황을 알아보고, 거제대구가 지역의 대표 특산품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지역 어민들의 분쟁 해소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집중 조명해 본다.
부산 강서구, 가덕대구 개발용역보고회 통해 지리적표시제 등록 등 추진 방류사업으로 어획량 증가 및 한정어업 허가구역 늘리며 시장선점 모색
대구는 12월부터 2월까지 가장 추운 겨울에 산란을 위해서 진해만을 회유한다. 장목면에 위치한 외포항은 대구의 최대산지다. 매년 겨울이면 외포항 곳곳에는 생대구를 판매하는 좌판이 줄을 잇는다. 방파제에는 내장을 빼고 깨끗하게 손질된 대구가 볕에 말라가고 모습이 즐비하다. 탕으로 찜으로, 마른안주로 만들어 먹는 대구는 버릴 것 하나 없는 생선이다.
더구나 최근 10여년 동안 어획량이 늘면서 가격도 많이 착해졌다. 특히 외포대구는 품질이 월등해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나지 않아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 대구. 생물과 건어 뿐만 아니라 옛 선조들의 지혜가 녹아있는 귀한 약대구로 지역민들은 물론 전국의 미식가에게 사랑받고 있는 거제대구가 최근 위기에 봉착했다.
거제대구의 위기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지난해 '거제 대구수산물축제'가 7년 만에 전격 취소되며 표면화 됐다. 대구를 잡는 어민 간의 조업갈등 때문이었다.지난 2006년부터 이어져온 이 축제가 지난해 열리지 못하게 된 것은 조업 구역과 어구 투입 수를 둘러싸고 어민들 간에 갈등이 격해지면서다.
지역 호망업자와 연안자망, 통발 어업민 등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역 여론이 들끓자 이들 어민들은 '어업인 간 상생합의서'를 작성하며 분쟁을 마무리하는 듯 했지만 이마저도 소용없었다. 결국 지난해 외포항은 최근 들어 가장 쓸쓸한 겨울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 지역 어민들의 조업 분쟁으로 거제대구의 위상이 추락한 가운데 부산 강서구청이 가덕대구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가덕대구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2012년 열린 거제대구수산물 축제 모습.
가덕대구, 프리미엄 브랜드 만들기 총력
거제대구가 내부적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 지역과 인접한 부산 강서구청은 '가덕대구' 브랜드화를 추진하면서 지역 특산물의 브랜드 가치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에 나서고 있다.거제시에서 먼저 추진하고 있던 거제대구 지리적 표시제 사업이 어민 간 어업분쟁으로 일시 중단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강서구청은 지난해 사업비 2500만원을 투입해 '가덕대구 브랜드개발 용역 보고회'를 가졌다. 가덕대구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리적표시제 등록과 브랜드 마크·꼬리표 제작 등을 논의하고 있다.
강서구청 해양수산과 예철준 담당은 "이번 사업은 가덕대구의 전통적인 명성과 높은 품질에 적합한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서 "가덕대구를 강서구의 대표 우수 수산물로 거듭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 담당은 "이번 사업이 끝나게 되면 가덕대구의 생산·유통·상품정보 개시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며 "소비자의 구매욕구 충족은 물론 신뢰도 확보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어민소득 증대 등의 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서구청 해양수산과 김흥만 과장은 "가덕대구의 심볼과 워드마크, 색상체계, 시그니춰 등을 개발해 향후 공동마케팅을 통한 마케팅 비용 절감 및 판로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품질의 우수성에 비해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문제인 가덕대구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의 가덕대구 브랜드화 추진은 2005년부터 8년간 시행한 대구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면서 어획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강서구청은 2010년 사업비 4000만원을 들여 대구 인공수정란 5억2700만미를 방류한데 이어 2011년(사업비 5000만원)에는 9억9200만미, 2012년(사업비 5000만원)에는 6억8400만미를 각각 방류했다. 강서구청은 이 같은 방류사업이 대구자원 회복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의창수협과 공조해 '대구자원지역특화사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가덕대구의 위판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창원시 의창수협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1월~2011년 2월까지 3만9000마리가 위판됐던 대구가 2011년 11월~2012년 2월까지 4만6000마리, 2012년 11월~2013년 2월까지 6만5500마리로 증가했다.
가덕대구 위판금액은 2011년~2012년 까지 12억3259만9000원, 2012년~2013까지 14억4816만2000원, 2013년~2014년 13억4243만2000원을 기록했다.
대구 위판량이 매년 증가하자 강서구청은 어획량을 늘려 가덕대구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대구 한정어업면허 허가구역을 3곳 더 늘렸다. 대항, 천성, 동선항이 포함되면서 이전까지 10곳이던 어업 구역은 13곳으로 늘어났다. 회유성 어종인 대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 가덕대구의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한정어업 허가를 서두른 것이다.
예철준 담당은 "매년 금어기를 틈타 극성이던 원산지허위표시 판매 문제도 브랜드화를 서두르는 이유가 됐다"면서 "타 다른 지역에서 잡힌 대구가 가덕대구로 둔갑해 곱절 가격으로 팔린 탓에 지역 어민들의 불만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가덕대구 브랜드 개발사업의 최종 목표는 수산물 생산이력제 도입을 위한 기반 구축"이라면서 "생산단체인 어업인과 유통단체인 의창수협, 행정기관인 강서구청이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흑산군 홍어'나 '제주 옥돔' 같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수산물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남 신안군 수협은 '흑산도 홍어'에 수산물 생산이력제를 도입했고, 제주도 특별자치도는 '제주 옥돔' 생산이력추적관리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2009년 '흑산도 홍어' 생산이력제를 시행한 신안군은 수입산과 가격 차별화, 가격 상승 등의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신안군청과 흑산도수협 홈페이지에 접속해 흑산홍어에 부착된 생산번호를 입력하면 이를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소비자의 신뢰구축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제주 옥돔' 생산이력추적관리시스템은 제주산 옥돔의 독특한 원산지표시제 정착과 품질향상으로 '제주 옥돔'의 명품화 사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GPS를 활용해 조업상황을 동영상으로 확인 할 수 있게 해 생산제품의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역추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제신문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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