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함께 왔던 한국인 청년은 여기서 2박3일 트레킹을 할 생각이란다. 소수민족 마을 방문과 연계된 남타 자연보호구역(국립공원)의 트레킹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평이 좋은 모양이다. 우리는 옆지기님의 컨디션도 있고 해서 트레킹은 치앙마이 쪽으로 미루고(치앙마이에서도 트레킹은 없었고 여행 막바지에 가서야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 오토바이를 빌려 가까운 지역만 돌아보기로 했다.
(루앙남타 박물관에는 많은 유물이나 정보가 없었지만, 관리인 아주머니에게 얻은 과일이 큰 소득이었다. 작년에 시솽반나에서 처음 먹어보았던 맛있는 그러나 흔하지 않은 과일, 생긴 것도 맛도 계란하고 많이 닯아있어서 더 신기하다. 중국말로는 지단궈라고 했는데, 정확한 이름은 아직도 모른다.)
일단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다보니 왼쪽으로 번쩍거리는 금탑이 보인다. 바로 앞에까지 가서 길을 헤매다가 골목을 찾아 산길을 올라가니 전망이 탁 트인 언덕에 커다란 탑이 있고 근처는 좀 썰렁하다. 조금 떨어진 아래쪽에는 커다란 절을 짓는 중이고 탑 주변에는 공원 조성이 허술한 편이다. 이름이 탓루앙남타인 걸 보고서, 아차, 위앙짠에 탓루앙이란 절이 있다는데 못 보고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이건 그 짝퉁일까? 뭔가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어쨌든 루앙남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좋은 위치라는 점에서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탑 자체는 너무 높아서 가까이에서는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
다음 목적지는 소수민족 마을에(루앙남타 근처는 여러 소수민족 마을들이 산재해 있다) 있는 남디 폭포. 대단한 폭포는 아니지만 매표소도 예쁘고, 가는 길에 그네도 만들어 놓았고(표파는 아가씨가 윗길로 가면 뭔가가 있다고 하는데 못 알아들었고 궁금해서 올라가 보니 그네다. 아, swing이라고 한 거구나 했다.), 폭포 근처에 물레방아와 정자도 있고, (동네 폭포 치고는^^) 제법 관리가 되고 있었다.
비포장길을 털털거리며 돌아 나와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새로 포장을 했는지 시원하게 뻗은 깔끔한 포장도로다. 씽씽 달려도 보고 멈춰서 들판 구경도 하고 어제 도착했던 터미널을 지나서 (큰 길도 있지만) 좁은 길로 들어가서 마을도 구경하고, 그렇게 다니다 보니 정겨운 분위기의 재래시장이 나타난다. (사실은 어젯밤에 썽태우를 타고 지나가면서 점찍어 두었다) 들어가 보니 완전 현지인 시장,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에게 매우 친절하게 대해준다. 외국인을 신기해 하는 분위기다. 환대를 받으며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처음 보는 음식도 사 먹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다시 신나게 달리다가 오토바이 기름이 바닥나는 바람에 주유소까지 끌고가는 불상사도 있었고(다행히 내리막길 5분 정도), 결혼식 분위기의 야외 무도회도 구경하고,
루앙남타 외곽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중심으로 돌아와서 큰 시장을 찾았다. 목표는 계란과일. 시장을 구석구석 다 뒤지고 다녀도 없더니 입구 쪽 바닥에 물건을 늘어놓고 파는 노점 사이에서 겨우 찾아냈다.
크게 유명한 관광지는 없었지만 루앙남타는 좋은 동네로 기억에 남았다. 숙소도 맘에 들고 사람들도 좋아서 며칠 쉬어도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러나 내일은 국경도시 훼이싸이를 거쳐 태국으로 간다.
첫댓글 지단궈는 나중에 하노이에서 나무에 달린 걸 봤고, 람빵 토요시장에서 사먹기도 했는데
원산지는 멕시코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은 카니스텔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