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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그 에코토피아의 길 스크랩 2013겨울제주연수(5) - 섯알오름, 백조일손묘, 강정마을
남궁효 추천 0 조회 296 13.01.25 12:34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제주에서는 또 한 번 집단희생 사태가 일어났다. 무차별 사살과 파괴가 이루어진 위에 불법적 '예비검속'과 집단살상이 발생하였다. 인민군의 남침에 동조할 수 있다는 불순세력을 사전에 처리하라는 정부의 명령을 받고 1950년 8월 17일 제주도내 4개 경찰서에 1,120명 가량의 주민이 붙들려서 서귀포, 제주항, 제주읍 비행장, 섯알오름 등지에서 집단적으로 수장되거나 총살 후 암매장되었다.

알뜨르 비행장 오른편으로 섯알오름이 놓여 있다. 

 

                                     

 섯알오름 희생자 추모비

     이때의 학살은 흔히 <보도연맹사건>이라 불린다. 전향한 좌익 전력자들을 정부에서 강제로 조직한 것이다. 나라를 '보위'하고 새조국 건설을 '인도'하겠다는 뜻으로 <보도연맹>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쟁이 나자 이들을 몰살시켜버렸다. 희생자가 수가 무려 3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사진은 학살터. 유족들은 5년 9개월 동안 이곳에 버려진 시신을 감히 수습할 수도 없었다.

                   

 

 

 

 

 

 

 

 

 

6년여 만에 시신을 수습하긴 했지만 너무 오래되어서 132기의 유골은 구분이 전혀 안 되었다. 그저 칠성판 하나에 두개골과 척추뼈 하나씩 나누어 묘역에 안장하고 <백조일손지묘>-백 할아버지의 한 자손이 묻힌 무덤-라고 명명하였다. 1959년에는 묘비도 건립하였으나 1961년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자 비석은 박살나고 강제 철거당했으며  4.19혁명 직후 진상조사를 벌이던 것도 중단된 채로 유족들은 기나 긴 세월을 연좌제로 숨죽여 살아야 했다. 사진은 1993년 재건립된 위령비다. 왼편의 유리상자 안에 깨어진 원래의 비석이 담겨있다.

 

 

 

 

 

 

다음으로 정부가 해군기지를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강정마을로 갔다.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북의 도발을 억제하고 해양영토를 보호할 기지로서, 국가 경제전략상 남방 해상교통로와 해저자원 확보 차원에서, 그리고 기존 기지들이 기동부대 전력 수용이 부적합하므로 추가적 기지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군사분계선과 제주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해군 스스로도 밝힌 지리적 인접성과도 배치되는 곳인데다가, 남방해상교통로와 해저자원 확보를 위하여 구태여 해군이 나설 명백한 이유도 업다는 점, 해군이 가상하고 있는 강대국의 해상봉쇄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각 사회단체에서는 무리한 기지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입구에는 온통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프래카드가 붙어있다.

바다로 흘러드는 강정천.

강정천이 드디어 바다에 이르렀다.

멀리 고려말 목호들의 반란 전쟁 때 관군에 쫓겨 내려간 목호들이 마지막으로 도망해간  피난처 범섬이 보인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지역은 철조망을 두르고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철조망 이쪽에서 반대운동을 하는 강정마을 분들의 설명을 들었다.

길이 1.2km나 되는 해변의 '구럼비 바위'가 이미 다 파괴되었고, 부두 구축을 위한 기반조성공사가 진행중이라고 전한다.

 

사실 이곳은 바닷풍랑이 센 곳이어서 부두나 기지로는 적합한 곳이 아니라고 한다. 지금도 수중에 매립한 수 십 톤의 거대한 구조물들이 바닷물결에 휩쓸려 내려가 버리고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강정은  제주 올레 코스 중에서 가자 아름답기로 정평있는 7코스가 지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서 제주도개발특별법상 <절대보전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제주도는 생물권보전지역지정(2002), 세계자연유산 등재(2007), 세계지질공원 인증(2010)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을 달성했고, 최근에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여 범국민적 지원 열기를 이끌어낼 정도로 천연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명소인데, 왜 하필이면 이런 곳에 전쟁기지를 짓는 것일까? 

먼 발치에서 기지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강정 앞바다를 맥없이 바라보다가 돌아나왔다.

 

돌아나오면서 길가에 핀 예쁜 산국을 만났다.

 

다시 마을 입구로 돌아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추가적으로 더 들었다. 해가 기우는 바닷바람이 차가워서 다들 방한복의 모자까지 뒤집어 썼다. 이런 추위에서 정부및 건설사와 싸우고 있는 강정주민들의 고생이 절로 스며들었다.   

애초 강정 바닷가는 해군기지 후보군에도 없었던 곳이었다. 해군은 2002년 그 곁의 화순항을 최적지로 선정했으나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게 되자 2005년 사업대상 지역을 '위미'로 변경하여 추진하였다. 역시 위미에서도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다. 2007년 정부는 졸속으로 강정을 해군기지로 결정한다고 발표하고 여론수렴을 거쳐 최종 결정을 알렸다.

       강정은 마을 인구가 1900명 정도 되는데, 2007. 4. 26. 불과 80명이 모인 마을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유치결의가 이루어졌고, 도지사는 여론조사(찬성 48%, 반대 44%)와 주민다수가 찬성한다는 이유로 5. 14. 강정으로 유치 결정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결정과정에 졸속한 처리에 항의가 일고 국회 진상조사단(2011.8.5 발표)에서도 여론조사의 부적합성이 지적된 바가 있다. 결국 2007. 8. 10. 마을임시총회에서 유치결정을 주도한 마을이장을 해임시켰고, 8. 20에는 공개적으로 주민 찬반 투표를 진행하여 725명 참가에 94%인 680명이 반대하였다.

                  

그럼에도 해군과 제주도는 강제로 공사를 진행하였고, 이로 인하여 마을 주민들이 찬반으로 쪼개지고 마을 주민의 정신적 피해는 적대감, 우울, 불안, 강박 등으로 고통받게 된다.

제주도민일보가 2011. 6. 14.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제주도민들은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고작 2.5% 찬성, 사업철회 16.5%, 전면재검토 14.5%, 규모와 형태 조정 28%, 절대보존지역 소송결과 후 진행 8%, 경제적 보상 29% 등으로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공사 강행을 하면서 주민들과 활동가 80여 명을 상대로 업무방해 혐의 등 고발에 따라 벌금 2억 6천만원이 부과된 상태이다. 또한 공사 강행을 저지하는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을 군 장교가 폭행하고 경찰이 진압하는 등 폭력적 강경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보수 언론들은 '외부 단체 개입'을 운운하다가 '종북 세력' 등의 색깔론을 쏟아붓고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공사 저지 세력은 입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사실상 북한 김정일의 꼭두각시 종북세력이 대부분"이라는 색깔론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조현호 경찰청장도 제주도를 방문, 경찰병력 600명과 물대포 등을 진압장비로 배치했다.

 이날 저녁식사 후에 제주역사기행을 두 권이나 저술한 이영권 선생의 강정 문제 강연을 들었다.

ppt 파일 첫장에서,  강우일 주교의 말씀이 귀를 두드렸다.

  "강정아,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의 평화가 시작되리라!" 1.2km 구럼비 바위 폭파를 예수의 죽음으로 인식하는 강 주교님의 범재신론적 경물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동학의 최혜월 선생이 늘상 이야기하던

 것이다.

 아무래도 강정은 저들의 뜻대로 해군기지로 진척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그렇지만 그후에도 반전평화운동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이영권 선생은 힘주어 말한다. 주변의 빈집에 예술가들이 내려와 살면서 평화운동을 위한 순례지로 거듭 날 수도 있으며, 그런 예술적 명상적 프로그램을 이야기 했다.  

                  

마을 입구에서 5분 가량 걸어들어가면 마을주민센타가 나오고 그곳에서는 강연도 하고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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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3.01.25 12:37

    첫댓글 지난 1월 4일부터 7일까지 전국역사교사모임에서 겨울자주연수를 제주도에서 진행했습니다. 블러그에서 답사를 정리하던 중, 둘째날 강정에 다녀 온 것이 있어서 카페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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