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유럽피겨선수권대회 여성 싱글 부문에서 자기토바는 총 198,34 점을 얻는데 그쳐 우승을 러시아 출신의 동갑내기(16세) 소피야 사모두로바에게 내줬다. 사모두로바는 대회 개막전 모두의 예상을 깨고 213.8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사모두로바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오는 3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녀는 이번 대회 출전 자체가 '행운'이자 '덤'이었다. 출전 자격 대회를 겸해 지난해 12월에 열린 러시아선수권 대회서 6위에 그쳤으나, 1~3위가 나이 제한에 걸려 출전이 불가능해 5위 자기토바, 6위 사모두로바가 대신 출전권을 얻었다. 그리고 우승을 차지했으니, 올해는 사모두로바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
평창올림픽 이후 몸이 더 커진 자기토바는 이번 대회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균형을 잡지 못해 점프 도중 넘어지는 실수가 나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기토바가 더이상 고난이도 기술 구사가 불가능해진 게 아니냐는 혹평도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자기토바가 아직 커진 체형에 맞춰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과 "대회 출전 준비가 안됐다, 우승에 대한 욕심이 없어졌다"는 비판을 동시에 내놨다.
자기토바의 코치 다니엘 글레첸가우즈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은메달에 그친) 자기토바에 대한 비판이 도를 지나쳤다"고 불만을 터뜨리며 "앞으로 1년간을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남자 피겨 싱글 부문에서는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가 유럽선수권대회 7연패를 달성하며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는 3위에 그쳤으나, 프리 스케이팅에서 두차례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앞세워 총점 271.59점을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그는 2013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유럽 정상을 내주지 않는 7연패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