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어떻게든 딸을 낳았어야 했는데~
평소에 드라마도 안 보고 가요무대조차 보지 않는 남편이 요즘 트롯오디션에 등장한 10살 김태연에게 푹 빠졌다.
우연히 유튜브를 검색하다 광복절 특집 전국노래자랑 울릉도편에서 MC송해와 한복을 입고 '아버지와 딸'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8살 태연이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못 하고 소리없이 울었다.
그때 들은 노래를 남편에게 들려주며 어린 아이가 부르는 노래지만 슬픔을 치유하고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고 말했다.
그후 무심한 남편도 뭔가 감동이 있었는지 태연이와 관련된 동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그뿐아니라 TV뉴스 조차 심드렁하게 보는 남편이 태연이가 나오는 미스트롯을 보기 시작했다.
그것도 처음부터 보는 게 아니라 태연이가 나오는 것만 보려한다.
빨리 안 나오면 살짝 화도 낸다.
완전 웃기다!
그 모습 보면서 무뚝뚝하기 이를데 없는 아들 하나만 둔 게 몹시 후회 되었다.
진작에 딸을 낳았어야 했는데~
딸아이가 갖고 있는 상냥함,배려,부드러움,애교로 소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삶이 즐거울까 생각해 본다.
결혼한 남자에게 아내도 소중하지만 딸은 더 귀한 선물이라고 누군가 쓴 글을 본 기억이 난다.
딸만 다섯인 집이라 어렸을 때 할머니한테 언잖은 소리를 많이 들었다.
고추를 달고 나오지 못 했다는 죄로~~~
이젠 세월이 흘러 아들보다 딸의 몸값이 더 오른 세상이 되었다.
활짝 핀 벚꽃 아래 유모차를 타고 있는 여자 아이를 보니~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도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