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7권
[이 경의 공덕과 이름]
이 경을 설하셨을 때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이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에 있는 모든 수미산왕(須彌山王)ㆍ목진린타산(目眞隣陀山)ㆍ마하목진린타산(摩訶目眞隣陀山)ㆍ철위산(鐵圍山)ㆍ대철위산(大鐵圍山)ㆍ보산(寶山)ㆍ흑산(黑山) 등 이와 같은 모든 산이 다 몸을 굽혀 가야산(伽耶山)을 향하였으니, 왜냐하면 여래의 자재하신 신통력 때문이었다.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꽃나무와 모든 과일나무와 모든 향나무가 다들 와서 몸을 굽혀 가야산을 향하였으니, 왜냐하면 여래의 자재하신 신통력 때문이었다.
한량없는 억 나유타의 백천억 모든 보살들이 다들 몸에 입었던 묘한 옷과 온갖 영락을 벗어 공양하였으니, 여래의 신통력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여러 종류의 의복과 영락이 수미산보다 높이 쌓였다.
한량없는 백천억의 제석과 세상을 보호하는 범천왕 등은 합장하여 정례하고, 만다라(曼陀羅)꽃과 마하만다라(摩訶曼陀羅)꽃을 모든 부처님 위에 흩뿌리고, 만수사(曼殊沙)꽃ㆍ마하만수사(摩訶曼殊沙)꽃ㆍ노지(盧之)꽃ㆍ마하노지(摩訶盧之)꽃을 부처님 위에 흩뿌렸다.
백천만억의 모든 하늘은 허공에서 다들 하늘의 옷을 뿌리고 여러 음악을 연주하며 환희하고 뛰면서 환호성을 질렀고, 각기 하늘의 꽃을 부처님께 공양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세상에 출현해 재차 법륜을 굴리시니, 전생에 덕본(德本)을 심은 복 있는 중생들은 과거 부처님 처소에서 오랫동안 선근을 심었기에 이 경을 듣게 되었습니다.
듣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다시 믿고 이해하고 경을 베껴 쓰고 받아 지니는 것이겠습니까?”
이때 한량없는 백천의 마후라가(摩睺羅伽)는 이 법을 연설하자, 온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는 큰 천둥소리를 내었고, 갖가지 향즙(香汁)을 가야산에 비 오듯 뿌렸다.
한량없는 백천의 용왕은 부처님 앞에서 여러 음악을 연주하고, 한량없는 백천의 건달바(乾闥婆)와 긴나라(緊那羅)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찬탄하고 공양하며 가야산을 맴돌았다.
한량없는 백천의 야차(夜叉)는 모든 연꽃을 비 오듯 뿌리고 시원한 바람을 불게 하였다.
한량없는 백천의 다른 세계 부처님들께서는 모두 백호상(白毫相)에서 빛을 내어 여래와 여래께서 설하신 법에 공양하였다. 백호상에서 빛을 내어 가지가지 색을 이루니, 푸른빛ㆍ누른빛ㆍ붉은빛ㆍ흰빛ㆍ자줏빛ㆍ파리(頗梨)빛이 삼천대천세계를 휘돌아 모든 어둠을 없애고는 가야산을 맴돌고 부처님 정수리로 들어갔다.
한량없는 백천의 바라문과 찰리, 시골과 도시 사람들은 향과 꽃과 구슬과 말향(末香)과 의복과 비단 덮개를 가지고 공양하였다.
이 경을 설하셨을 때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양이 있었고, 72나유타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한량없는 백천 중생이 모든 티끌과 때를 없애고 법안이 깨끗해졌으며, 한량없는 백천억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가야산의 신인 무사(無死)는 그 권속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몸소 궁실로 들어가 공양구(供養具)를 가져와서는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기억하기에 옛날에 7만 2천 부처님께서 모두 이 가야산에 계시면서 이 경전을 설하셨는데 문자와 문장이 지금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이익을 얻었기에 너희가 이와 같은 『보운경(寶雲經)』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어떤 천자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야산의 신은 오랫동안 이 법을 듣고 7만 2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는데 왜 여자의 몸을 바꾸지 않았을까?’
제개장보살마하살은 그 천자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 때문입니까?
무사 천신(無死天神)은 대신덕(大神德)이 있어 이 법보(法寶)를 듣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는데, 왜 여자의 몸을 바꾸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중생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까닭이다.
어떤 인연 때문인가 하면 불가사의한 해탈을 위해서이다.
선남자야, 내가 기억하기로 과거 산수불(算數佛)의 처소에서 이 무사 천신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을 보았다.
무사 천신은 대위덕과 신통이 있어 현겁(賢劫)의 천불(千佛)에게 공양하고 이 국토에서 반드시 성불할 것이며, 그 명호를 무사아라하삼먁삼불타(無死阿羅訶三藐三佛陀)라고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무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룰 불국토를 지금 보여 줄 수 있겠느냐?”
이때 무사 천신은 곧 현일체색삼매(現一切色三昧)에 들었다.
현일체색삼매에 들어가고 나자, 이 삼천대천세계의 땅이 평평하기가 마치 손바닥과 같이 되고 모두 짙푸른 유리(琉璃)가 되었으며, 모든 더러운 흑산(黑山) 등이 다 사라져 없어졌다.
곳곳마다 겁발(劫鉢)나무와 많은 보배 나무와 많은 향나무가 보이고, 곳곳마다 8공덕수가 가득한 흐르는 샘과 연못이 보이며, 어떤 나쁜 세계와 하천한 사람도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그 나라에는 여인이라는 명칭조차 없고, 곳곳마다 수레바퀴만 한 연꽃이 있어 보살이 그 위에 결가부좌하고 있었다.
저 무사불(無死佛)께서 연꽃 위에 앉아 모든 보살을 위해 법요(法要)를 연설하는데, 한량없는 백천억의 제석과 범천과 사천왕 등이 둥글게 둘러싸고 있었으며, 또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중생이 모두 와서 공양하였고,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니 차례차례 자세히 듣고 있었다.
무사 천신은 현일체색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정례하고, 부처님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곧 모습을 감추어 보이지 않았다.
제개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ㆍ선여인이 얼마만큼 복을 지어야 이 경을 듣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이 경을 잘 들었으면, 기억하여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경을 베껴 쓰고 널리 남을 위해 설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백천억 겁 동안 보시한다 해도,
선남자ㆍ선여인이 청정한 신심으로 사경하고 공양하는 것만 못하니 청정한 마음인 까닭에 얻는 복이 매우 많다.
왜냐하면 재물을 베푸는 것은 아주 적고, 법을 베푸는 것은 광대하기 때문이다.
나고 죽는 중생이 생사 가운데에서 한량없는 재물을 베푼다 해도 세간을 벗어난 법의 보시는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의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10선(善)을 세우게 한다 해도,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정법을 듣고 차례로 받아 지녀 독송하고 널리 분별해 설한다면 그 복(福)은 그 위를 넘어설 것이다.
왜냐하면 10선의 과보는 이 세계에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의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를 얻게 하고 벽지불과를 얻게 한다고 해도,
설사 이와 같은 공덕을 얻는다 해도 위의 한 구절 뜻을 듣고 차례로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경을 베껴 쓰고 다른 사람을 위해 널리 설하는 것만 못한다.
왜냐하면 성문과 벽지불의 공덕이 모두 이 경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이 경으로 인해 모든 보살이 나오고,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한다.
만약 이 경을 독송하고 차례로 구절의 뜻을 분별하고 해설한다면 곧 이것이 모든 불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경이 곧 모든 경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경을 얻지 못한다면 모든 대승경전을 다 얻지 못하는 것이니,
이 경이 곧 보살의 구계(具戒)이다.”
일체 모든 성문 제자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큰 생사 가운데에서 이 경을 듣고 모두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그렇다. 그렇다.”
이때 세존께서 대중에게 널리 말씀하셨다.
“선남자ㆍ선여인아, 만약 어떤 나라나 지방에 이 경전의 문자와 문장의 차례가 있다면, 마땅히 알라.
그곳이 곧 도량이며, 곧 법륜을 굴리는 곳이며, 곧 모든 부처님의 대탑상(大塔像)이 있는 곳이다.
이 경 있는 곳이 곧 세존이 있는 곳이니,
왜냐하면 선남자야, 법이 곧 보리이고, 법이 곧 법륜을 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이 법이 곧 부처이니, 법에 공양하면 곧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다.
만약 법을 설하는 법사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곧 불탑이니,
이런 법사에 대해 소중하다는 생각을 내야 하고,
선지식이라는 생각을 해야 하며,
정도를 보여 준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런 법사를 보면 마땅히 사랑하고 즐거워하고 믿고 존경하는 마음을 내어 환희해야 하고,
마땅히 멀리서 일어나 영접하고 자리에 앉도록 권해야 하며, 마땅히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 법요를 잘 설해 주셨습니다.’라고 찬탄해야 하며,
1겁이나 1겁이 조금 안 되는 동안이나 1겁이 넘도록 찬탄해야 한다.
이와 같이 찬탄해도 오히려 다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사람이 법을 좋아하고 즐긴다면 가지가지로 찬탄하고 존중하고 공경한다 해도 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가는 곳에 가령 어떤 사람이 피를 뿌려 땅을 적신다 해도 오히려 ‘마음을 다한 공양’이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법사는 여래의 모든 부처 씨앗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법사는 사자(師子)와 다름없이 낮고 천하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되고,
헐뜯고 해치려는 마음을 내서도 안 된다.
정결한 옷을 입고 깊이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찬탄을 얻더라도 높다는 마음을 가져선 안 되며,
또한 아만을 일으키지 않아야 하고,
또 남을 경시해서도 안 되며,
재물의 이익을 위하지 않고 마음을 다해 설법해야 한다.”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세계에 이 경의 문자와 문장의 차례를 설하는 곳이 있다면, 제가 직접 모든 권속을 거느리고 그곳으로 가서 법사에게 공양하고 옹호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교시가(憍尸迦)야, 이는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이때 제개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차례로 하신 이 말씀을 무슨 경이라고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경의 문자와 문장의 차례를 『보운(寶雲)』이라 하거나 『보장(寶藏)』이라 하거나 『지등(智燈)』이라 하거나 또는 『제개장(除蓋障)이 받아 지닌 것』이라고 하여라.”
이때 제개장보살과 모든 보살들이 듣기를 마치자, 모든 대성문과 제석과 대범호세천왕(大梵護世天王)과 마혜수라와 모든 천자가 상수가 되어 천ㆍ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마후라가와 한량없는 백천억의 중생이 모두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라고 찬탄하고 환희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