都心을 思索하며
엊그제가 立夏였던 것 같았는데 벌써 處暑의 節氣라 流速같은 시간의 흐름을 感知하면서도 성큼 다가선 가을의 계절맛은 어찌그리 맑은지 모두함께 公有하자고 말을 건넨다.
동대문 전철역 지하상가를 거니는데 문득 누군가 낯이 익다. 허택이가 오랜만에 참여해 주고 있다. 고맙다! 친구야!가 절로 나온다. 함께 7번 출구를 올라가니 아무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아직 10시가 되지않고 있다.
잠시 주위 경관을 살피니 이지수가 모습을 보인다. 이경모가 바로 뒤따른다. 誠意가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이런 저런 鼎談을 주고 받으려니 김래현이가 도착하고 얼마간 지나서 김주동이가 깔끔한 차림으로 동대문에 당도하였다. 그런데 창설멤버인 김종현이가 참석이 어렵다고 한다. 몸이 좀 불편한 모양이다. 우리 모두 빠른 快癒를 祈願하였다.
서로 인사들을 주고 받고나니 이지수 회장이 무언가 쇼핑백에서 꺼내 하나씩 나누어 준다. 예쁜 꽃무늬가 彩色된 스포츠 타올이다. “성남고 26회 트레킹 동호회”라고 인쇄된 타올이다. 지수가 힘주어 말한다. 이 타올은 이은철 친우가 우리 서남지부 회원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었고 특별히 모임 naming까지 인쇄해 贈呈해 준 것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기에 우리 모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이 타올에 담아 두자며 이은철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넉넉히 하였다.
이렇게 오늘은 6명이 모여 청계천의 歷史와 遺蹟을 읽고 밟으며 想念을 채워나갈 계획이다. 淸溪川은 서울의 한복판인 종로구와 중구와의 경계를 흐르는 하천으로써 길이 10.84km, 流域面積 59.83㎢이다. 북악산·인왕산·남산 등으로 둘러싸인 서울 분지의 모든 물이 여기에 모여 동쪽으로 흐르다가 왕십리 밖 살곶이다리[箭串橋] 근처에서 중랑천(中浪川)과 합쳐 서쪽으로 흐름을 바꾸어 한강으로 빠진다. 본래의 명칭은 '개천(開川)'이었다.
조선의 한양정도(漢陽定都) 당시 청계천은 자연하천 그대로여서 홍수가 나면 民家가 沈水되는 물난리를 일으켰고, 평시에는 오수가 괴어 매우 불결하였는데, 제3대 태종이 개거공사(開渠工事)를 벌여 처음으로 치수사업을 시작하였다. 그후 영조 때에는 浚渫·양안석축(兩岸石築)·流路變更 등 본격적인 개천사업을 시행하였다. 이 공사로서 내의 흐름이 비로소 直線化하였다.
순조·고종 때에도 준설공사는 계속되었는데 이 개천에 놓인 다리는 수표교(水標橋)·오간수교(五間水橋)·광교(廣橋)·영미교(永尾橋)·관수교(觀水橋) 등 모두 24개가 있었다. 국권피탈 후 일제강점기 초(이때에 청계천으로 이름이 바뀌었다)에는 근대적 도시계획의 성격을 띤 대대적인 준설공사가 이루어졌다.
8·15광복 후에도 청계천의 유지관리에 힘써 왔고, 1958년 6월부터 복개공사에 착수, 1960년 4월에 1단계로 광교∼주교(舟橋) 1∼4가간을 완공하여 너비 50m의 간선도로를 만들었다. 1967년~1976년 청계고가도로를 건설, 상류에서 성동구 사근동까지 5.4km 구간은 복개되었으나 중랑천 합류 지점까지의 2.4km 구간은 복개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청계천 주변의 복개도로와 고가도로의 안전문제가 제기되자, 1994년~1999년의 5년에 걸쳐 남산 1호 터널에서부터 청계천4가에 이르는 길이 2,030m의 상판과 다리기둥, 들보를 보수하였다. 2002년 청계천4가에서 성동구 마장동 사이에 이르는 길이 3,834m의 상판을 교체하는 보수를 마쳤다.
2003년 7월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淸溪川復元事業 區間은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성동구 신답철교로 구간으로 5.8km에 이른다. 2005년 10월 1일 2년여의 공사를 마치고 청계천 위에 놓여진 총 22개의 다리를 중심으로 정조반차도를 비롯한 역사적 자료를 복원한 都心 속 河川으로 개통하였다. 광교에 위치한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정릉천이 합류되는 고산자교까지 약 5.8㎞에 이르는 구간 내에는 꼭 둘러봐야 할 ‘淸溪八景’이 있다. 제1경은 분수대와 야외 공연장이 있는 청계광장으로 청계천 산책로의 시작점이 되고 제2경은 광통교(줄여서 광교라 부른다)로 태조 이성계의 비(妃), 신덕왕후의 묘지석을 거꾸로 쌓아 만든 다리다.
정조의 화성 행궁 모습을 그린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도자벽화로 재현한 정조 반차도가 제3경, 패션분수와 벽화작품을 볼 수 있는 패션광장이 제4경, 옛날 아낙네들이 빨래하던 자리를 꾸며 놓은 청계천 빨래터가 제5경이다. 서울 시민 2만 명이 직접 쓰고 그린 타일로 꾸며 놓은 소망의 벽이 제6경, 철거된 청계고가도로의 교각 세 개를 기념으로 남겨 놓은 존치교각과 터널 분수가 제7경이다. 청계천 복원 구간 제일 끝의 버들습지가 제8경으로 수생식물을 심어 놓은 자연생태 공간이다. 답답하고 오염된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곳으로 서울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야 할 명소다.
총 22개의 다리는 1구역과 2구역으로 나뉘어지는데 1구역은 모전교,광통교,광교,장통교,삼일교,수표교,관수교,세운교,배오개다리,새벽다리,마전교,나래교,버들다리,오간수교 등 14개이고, 2구역은 맑은내다리,다산교,영도교,황학교,비우당교,무학교,두물다리,고산자교 등 8개의 다리가 있다.
10시30분 동대문 주변의 청계천 진입로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우리들은 버들다리로 내려가 청계광장 쪽으로 思索의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물은 무척 맑다. 천변의 물푸리도 茂盛히 자라 냇가의 情趣를 더해준다. 물 속에는 버들피리 등 어종이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 저만치서 허택이가 소리친다. 여기 잉어가 있다고 외친다. 모두들 발길을 재촉하여 물속을 살피니 엄청나게 큰 잉어가 유유히 힘찬 물질을 하고 있지 않은가. 참으로 신기하였다. 지방 낚시터에서나 봄직한 잉어가 도심을 유영하는 모양이 가히 맑은물이 흐르는 계곡의 냇가인 듯 싶었다.
얼마를 걸으니 이번에는 비둘기가 군무를 이루더니 천변의 돌위에 안착하고 있었다. 잉어와 비둘기의 어우러지는 모양이 옛 시조 한귀를 떠오르게 한다.
조선 세종때 명 宰相이었던 古佛 孟思誠의 “江湖四時歌”이다. 네 계절 중 가을편을 읊어보면, “江湖에 가알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잇다. 小艇에 그물 시러 흘러 띠어 더뎌 두고, 이 몸이 消日해옴도 亦君恩이샷다.” 해석하면, “강호에 가을이 오니 물고기마다 살이 올랐구나.
작은 배에 그물을 싣고, 물결 따라 흘러가게 배를 띄우고 그물을 걸어 놓으니, 이 몸이 이렇듯 한가하게 세월을 보내는 것도 또한 임금님의 은혜이시도다.“
自然을 벗하고 자연에 順應하며 걷는 이 발길들이 옛 재상께서 그렸던 자연의 純粹함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아 발걸음 한 步 한 步가 이 川邊을 刺繡하고 있었다.
눈을 높이 보니 ‘평화시장’ 간판이 보인다. 한 켠에서 물고기와 새들이 한가로이 노니는데 한 켠으론 수많은 인파로 생활의 터전을 일구어 가는 모습들이 너무나 아이러니하다. 천변의 담벼락에 담쟁이가 널부러지게 넝쿨을 이루며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장마철 등에 위험지역이라 ‘비상사다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냇가의 풀숲이 마치 어느 시골냇가에 와 있는듯한 고즈넉함을 더해준다. 이어지는 천변 길섶에는 온갖 들풀들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 入浴이나 水泳이 금지되어 있다.
계속 걸으니 각각의 다리들이 모양새를 뽐내며 우리들을 맞이한다. 저기 보이는 다리가 ‘관수교’라 橋板이 붙어있다. 그 조형미가 호감을 갖게한다. 조금을 더 걸으니 그 유명한 ‘수표교’가 눈 안에 들어온다. 원래 수표교는 조선 세종 때 청계천에 가설한 돌다리로써 서울유형문화재 제18호이며 길이 27.5m. 너비 7.5m. 높이 4m인 6모로 된 큰 다리 기둥에 길게 모진 도리[桁]를 얹고 그 사이에 판석(板石)을 깔아 만들었다. 이 다리는 청계천에 흐르는 수량을 측정하는 다리로 다리 돌기둥에 경(庚)·진(辰)·지(地)·평(平)이란 표시를 해서 물의 깊이를 재었다. 영조 때는 다리 동쪽에 준천사(濬川司)란 관청을 두어 수량의 변화를 한성판윤에게 보고하게 하였다고 한다. 당초 청계천 2가에 있었으나 1959년 청계천 복개공사 때 장충단공원으로 이전하였다. 2003년 6월 청계천복원공사의 일환으로 청계천 위에 원래의 수표교를 본 따 만든 새로운 수표교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장통교를 지날무렵인가 길섶에 나팔꽃 몇송이가 우리를 반긴다. 꽃색의 端雅함과 잎새의 淸楚함이 이즈음의 가을맞이에 적격이 아닌가 싶다. 광교인근의 냇가 소 물지붕은 지리산 계곡에 온 듯한 착각을 가져올 만큼 秀麗한 風光은 우리로 하여금 歎聲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이곳 청계천에는 이러한 각종의 동식물들이 이곳의 자연을 풍성하게 한다. 대표적인 동,식물을 몇가지 살펴본다면, 식물로는 노랑꽃창포(붓곷과),주땅나무(장미과),갯버들(버드나무과), 수크령(벼과), 조류로는 쇄박새(박새과), 붉은머리오목눈이(붉은머리오목눈이과), 중대백로(백로과), 청둥오리(오리과), 어류로는 피라미(잉어과), 버들치(잉어과), 참갈겨니(잉어과) 등이 있다.
이윽고 淸溪廣場이 보인다.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人波가 많이 雲集해 있다. 그런데 나누는 대화를 가만히 들어보니 대부분 외국인들이 많다. 아마도 한국관광을 온 중국인들이 많은 것 같았다.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한 ‘모전교’를 배경으로 기념촬영들이 한창이다. 그런데 그 모전교를 멀리 이항무가 우리를 향해 손짓을 하고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반가운 얼굴이다. 잠시 후 서로의 안부와 함께 악수를 나누었다.
지금시간이 12시가 가까워 오고 있다. 지수가 옆에서 일러준다. 약 2.7km를 트레킹했다고 말이다. 이제 점심을 가져야 할 시간이다. 여러 의논 끝에 인사동 골목길에 있는 ‘흥부네’음식점에 다다랐다. 메뉴는 ‘쭈꾸미 볶음’이고 반주를 곁들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걷자, 걷자, 오래오래”를 건배사로 외치면서 점심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점심을 마친 우리들은 인사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茶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식후 차 한잔씩을 가졌다. 이항무의 스폰으로 ‘산딸나무’의 잎으로 만든 차를 오리지널 코스로 맛보았다. 항무 친우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자연을 순응하는 청계천의 물길에서 순수함을 찿아내듯 환경이 혼탁해진 都市生活을 말끔히 씻어주는 都心의 思索을 우리 모두가 맛보았으리라 짐작해 본다.
2014년 8월 23일 서남지부 리포터 석대식이가
첫댓글 의미있는 발걸음이었네,함게 못해서 아쉽네 그랴, 나의 조그만 선물은 멋진 트레킹 가방을 준 지수회장에게 주는 답례라고나 할까?
종현이가 아프다고? 쾌유를 비네.
청계천은 내가 즐겨찾은 서울의 명소중 하나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대식의 상세한 소개로 청계천 바로알기 끄~ㅌ.
- 동문들 나에대한 염려 정말 고맙네.평온한 일상이 곧 찾아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네.
글 솜씨가 예사롭지 않으십니다. 대식이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