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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스콧 피츠제럴드) 안녕하세요. 채널 피터 캣입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촬영을 위해 책을 다시 읽고 또 책과 영화가 어떻게 연결되었을까 궁금해서 영화도 다시 봤는데요, 책도 영화도 모두 좋았지만 생각해보니 마치 스콧 피츠제럴드와 이 작품을 번역한 김영하 작가님 그리고 디카프리오와 함께 시간을 보낸 듯 해서 더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2013년에 개봉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영화는 원작을 충실하게 복원하면서도 영화에서는 살리기 힘든 디테일을 화려한 이미지를 통해 매우 성공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오늘은 영화 속 이미지들을 다양하게 활용해서 리뷰해볼까 합니다. 영화 보신 분들은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면서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때는 1922년 여름입니다.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유럽의 산업기반이 무너지자 드디어 만년 2등 국가였던 미국에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일확천금율 꿈꾸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뉴욕의 월스트리트로 모여 들고 있었는데요, 여기에 닉 캐러웨이라는 인물이 합세합니다. 뉴욕에는 이미 닉의 친척인 데이지와 그의 남편 톰 뷰캐넌이 살고 있는데요, 닉과 데이지 그리고 톰은 모두 중서부 명문 가문 출신이라는 공동점이 있구요, 특히 닉과 예일대학 동창이자 엄청난 부자인 톰은 가는 곳마다 술과 여자 문제로 말썽을 피우는 인물인데 이곳 뉴욕에서도 역시 머틀이라는 이름의 정비사 아내와 대놓고 바람을 피우고 있네요. 물론 데이지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데요, 톰의 못난 행동에 분노하지만 상류계급 특유의 타성에 젖은 그녀로서는 당장 집을 박차고 나온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닉이 머물게 될 작고 아담한 집 옆에는 제이 개츠비라는 사람의 대저택이 있습니다.닉이 개츠비와 처음 마주친 건 톰과 데이지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온 날이었는데요, 집에 들어가기 전 잠시 여름밤의 공기를 즐기고 있던 닉은 15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찌른 채 만 건너편에서 조그맣게 반짝이는 초록 불빛을 말없이 바라보는 개츠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개츠비의 저택에서는 밤마다 화려한 파티가 벌어지는데요, 특히 주말이면 화려한 의상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음악과 춤과 그리고 화려한 칵테일을 마음껏 즐깁니다.특히 영화에서 이 파티 장면이 매우 인상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이상한 건 당시 미국은 매우 보수적인 사회라서 여성들은 발목까지 덮는 의상으로 몸을 가려야 했는데다가 심지어 당시는 술을 마시는 게 불법인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었다는 점이죠.그런 상황에서 공공연하게 이런 파티를 여는 걸 보면 개츠비가 그리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야겠죠? 아마도 밀주 유통이나 주가 조작에 관여하는 마피아나 또 이들의 뒤를 봐주는 권력층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파티 중간에도 쉴 새 없이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던지 또 전형적인 지하세계의 인물 같은 유태인 울프 과 매우 친하게 지내는 모습으로 봐선 매일 밤 열리는 화려한 공짜 파티 뒤에 감춰진 개츠비의 진짜 정체가 매우 의심스럽게 느껴지죠? 여기서 또 한 가지 궁금해지는 건, 정체가 드러나서 좋을 게 없을 것 같은 개츠비라는 인물이 왜 이렇게 공개적인 파티를 여는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또한 이 소설을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한데요. 결국 닉은 골프 선수이자 썸타는 상대인 조던 베이커를 통해 그리고 개츠비 자신의 입을 통해 개츠비라는 인물의 실체에 점점 더 다가가게 됩니다. 5년전 당시 참전을 앞두고 있던 장교였던 개츠비가 데이지를 만나 서로 사랑에 빠졌었다는 것이죠. 결국 전선으로 가게 된 개츠비로 인해 둘은 헤어져야 했지만 전쟁 때문이 아니더라도 개츠비는 좋은 가문에서 부러울 것 없이 자라난 데이지를 감당할 수 없었죠. 그사이 데이지는 엄청난 부자인 톰 뷰캐넌과 결혼하게 되구요. 개츠비는 이 모든 것이 가난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녀를 위한 황금 모자를 준비하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작가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경우도 이와 비슷했는데요. 엘라배마 주 대법원 판사의 딸인 젤다와 사랑에 빠져 약혼했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파혼을 당했는데요, 결국 '낙원의 이쪽'이라는 소설을 통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후에 젤다와의 결혼에 성공하게 되었죠. (북카페피터캣 에세이스트 피터캣님의 글을 발췌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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