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의 이번 구간은 처음에 산성고개~분젓치까지로 예정했다가 밤고개까지로 약간 연장진행 하였다.
특히,청주시의 상당산성을 지나는 구간이라 등로정비가 잘 되어 있고 고도차도 크지 않아 편한 산길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어제부터 중국(뻬이징)발 스모그로 인한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어 시계가 트이지 않아
조망이 메롱이었다는 점이다.
고도표
50000 도
250000 지형도
위성
지난 구간 하산길을 반대방향으로 정한 덕에 새로 조성한 상당산성 옛길구경은 잘했지만, 지리한 아스팔트 폐도를
걸어야 하므로 이번에 또 그 길을 갈 수는 없다. 이번엔 들머리 산성재로 반대방향으로 접근....
들머리에서 조금 올라서면 상당산성을 만난다.
배낭메고 짝대기들고 성벽에 접근하는 모습이 성을 공격하는 병사와 닮았다....ㅋㅋ
상당산성은 백제때 토성으로 쌓았다는 기록만 있고 허물어진듯 하다.
이후 숙종때 석성으로 축조하고 최근(1970년대이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한다.
치성(雉城)이란 성곽에 덧대어 쌓음으로써 성벽에 접근한 적군을 살피기 위해서 축성하고,
꿩처럼 제 몸을 숨겨 상대방을 엿본다는 뜻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가지사이로 청주시가지가 보일 법도 하건만 미세먼지가 앞을 가리네~~
아직까지 가입을 하지 않아 사진을 못본다는 얘기를 듣고 깜놀했다는~~~~*^^*
나이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어른들이 말씀 하십니다.
사진이 좋은 추억거리라는 건 아실테니 부지런히 이쁜 모습 담으소서~~~^^
망루
숙종때 축조한 산성이니 이곳에서 격렬한 공성전이 펼쳐진 적은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평시의 경계태세는 중요한 법이어서 군사들이 주위를 살폈을 것이다.
물론 왜군등 적병을 살피기 보다 산적등 우리 백성을 경계했을 테지만...
희뿌연 것이 안개나 구름이 아니고 미세먼지라니 끔찍하다.
보여야 할 청주시내를 미세먼지가 잡아먹어 버린....
포루터 즉 포를 설치한 곳이다.
조선은 화포에 있어 조선초,중기 무렵에는 명실공히 세계최고 수준의 화포와 화약기술을 보유했었다.
김종서가 북쪽을 정비한 후 화포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지 않았음에도 임진왜란때 소총(왜군의 조총)이 없었을 뿐,
화포의 위력은 왜군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앞섰다.
영화 '명량'에서 마치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고전끝에 승리한 듯 묘사되었지만, 이는 영화의 극적효과를 위해서고
실제로 명량해전에서 조선수군은 불과 서너명이 죽거나 다쳤을 뿐인....한마디로 그것은 전쟁이 아니라 "도륙"이었다.
그러한 압도적 승리 아니 도륙이 가능했던 것이 조선수군이 보유한 화포의 사거리가 왜군의 그것보다 훨씬 길다보니,
왜군의 사정거리 밖에서 쏴대는 조선수군의 화포에 왜군은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이순신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었던 것.
아무튼 구리로 만든 화포를 철제화포로 바꾸지 못한 조선 조정의 군사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한때 나마 세계최고였던
선조들의 화포가 설치된 곳을 보노라니 가슴이 짠~해진다.
내게는 아련한 추억마저 서려있는 상당산성을 뒤로 하고 다시 숲속 정맥길로 들어선다.
태관누님이 '가선아'라고 부를 때까지 가선님이 '가스나'와 달똥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ㅎㅎ
내년에는 가선님의 사진포즈가 좀 더 다양해지기를 응원하면서~~~~~*^^*
이티재까지 촘촘하게 서 있던 이 안내판은 문제가 많다.
아마도 상당산성의 상당집에서 설치한 것 같은데, 물론 상당집이 기부행사등 좋은 일도 많이 하는것 같긴 한데
이미 맛집으로 소문난 집이 길안내 목적보다 다분히 홍보가 목적인 안내판을 지나치게 조밀하게 설치한 것은
개인이 함부로 안내판을 설치하면 안되거니와(시내라면 처벌받는다) 환경훼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이정표옆에 설치한 것은 설치의도가 명확하게 보인다.
자작나무 군락
이렇게 잎이 떨어진 자작나무를 보는 건 언제나 아스라한 추억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우리나라 곳곳에 이런 풍경이 산재해 있다.
산구비를 굽이돌아 가는 도로에 눈길을 뺏기고...
새터 마을을 통과하고...
식생에 문외한이라 무슨 나무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주목나무외에 이렇게 안이 썩고 심지어 불타고도 그 고귀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고목은 드물다.
생명의 경외심에 잠시 숙연해진다.
이 동네에 뭐가 있길래 이렇게 참호와 초소가 있는걸까...
누군가 이렇게 시그널에 '이티봉'이라 써서 걸어두었다.
오랫만에 얼굴 모르는 이의 시그널이지만 칭찬 한마디 해주고~~~*^^*
문득 낙동정맥 봉우리마다 시그널에 봉우리 이름과 고도표시를 써서 붙이던 친구가 떠오른다.
이티재에 내려선다.
배나무가 많아서 배티재로 불렀는데, 굳이 이렇게 한자로 이름을 바꾸는 건 되먹지 않은 현학적 사고때문일테지
이티봉약수를 잠궜나보다.
물통을 판다는 안내문을 보다가 문득 "혹시 물통보다 물을 팔려고?"....ㅋㅋ
구녀성의 유래를 읽다보면 아홉딸이 5일만에 성을 그것도 석축성을 쌓았다는 건 확실히 전설이나 설화겠다.
통상 이런 경우 이런 이야기를 만들게 된 근원설화가 있게 마련인데 어렴풋이 추측은 가능하다만...
아무튼 이런 이야기가 있는 정맥길이라 참으로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구녀산 돌무덤은 혹 아홉딸들을 기리며???....ㅎㅎ
요즘 한달이면 네번을 보게 되어 더욱 정이 가는 우보님
배 가리느라 욕보심....ㅋㅋ
이렇게 규모있게 산을 꾸미는 건 이유가 있을 터
공원묘원을 조성하는가 싶기도 하고....
초정약수로 유명한 초정리가 근처다.
오늘 산행후 초정약수에서 목욕을 하기로 되어 있어 기대 만땅~~
좌구정이 보이는 걸 보니 좌구산도 멀지 않았거니...
좌구정
이 부근을 생태공원으로 꾸며 놓아 사실 꽃피는 봄철에 이곳을 와야 제맛인디~~~
삼기저수지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율리저수지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모양이다.
다음번에 진행할 좌구산은 한남금북정맥의 가장 높은 산이다.
어쩌면 좌구정~좌구산은 한방에 가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분전치
원래 이곳까지 진행하려 했지만, 코스를 조정해 밤고개까지 가기로 하고 산행을 계속한다.
봉우리 두어개를 넘어 밤고개 도착
다음번 이어가야 할 정맥길을 확인해 두고...
좌구산이 유명해 자연휴양림과 천문대가 조성되어 있어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많다.
좌구산 천문대를 구경하고 갔으면 싶었지만, 부산까지 가자면 갈길이 멀어 패쑤~
'산열매 향수길' 이름이 독창적이다.
하지만 어법상으로는 뭔가 좀 어색한 느낌도 들고...
차량이 기다리는 곳까지 25분쯤 내려와서 산행을 종료한다.
추억이 서려있는 상당산성을 걷게 돼서 행복했던 하루였다.
오래전 묘령의 아가씨들과 캔버스를 들고 상당산성에서 하루를 보낸 추억이 그것인데,
미술교육과 학생들이지만 그 당시 발령이 곧장 나지 않았는데 어찌들 지내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GPS 실트랙
한남금북6(산성고개~밤고개)20151220.gpx
첫댓글 참 걷기좋고 편안한 정맥길 이었읍니다^^
재밌게 꾸미신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옛여인과의 추억이 깃든 산성을 걸을때 기억이 새로웠겠습니다
옛 여인이 아니라 '츠자들'...ㅋㅋ
어릴적부터 그림그리기에 대한 막연한 향수를 갖고 있었는데,
마침 채팅에서 만난 학생들이 미술교욱과라길래 부탁해서
상당산성에 올라와 그림을 그렸지요.
그리곤 그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ㅋㅋ
상당산성 화살 공격에도 돌격앞으로 ㅎㅎㅎㅎ
이번 산행은 별반 어려움없이 걸었던 육산등로길 이였구요!
상당산성 추억이 머물었던 그곳에서
세월을 정지시켜놓고 회상의 발길로 걸었던 감회....
올린사진 잘 보고 갑니다.
가는송년 오는신년 우짜던둥 건강제이라요!
상당산성 준마장군의 화살공격은 참으로 거세더이다.
그래서 총알같이 항복을~~~^^;;
살아서 후일을 도모하는 부차와 구천의 오월동주 이야기도 떠올려보며
와신상담으로 아버지의 복수에 성공한 부차는
결국 구천에게 되치기를 당했다지요
새해에 건강하게 뵙겠습니다
"산열매 향수길" 저한테만 어색해 보인게 아니었군요^^
함께 걷는동안 재미난 이야기들... 특히 인산염에 대한 식견 잘 들었습니다.
몇구간 같이해서 정 들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시간내서 인산선생의 '신약'등 저서를 읽어도 괜찮을테지요
하지만 건강관련 공부를 할 땐 반드시 해부학과 생리학등
현대의학 기본도서를 먼저 읽는게 좋겠습니다
전공자가 아니니 생리학은 너무 어렵고 '해부생리학'이라고
조금 쉽게 꾸며진 책이 적당한 것 같던데,...
청주시가지위의 뽀얀 구름같은게 저는 안개인줄 알고 완전 흐뭇하게 감상했는데.. ㅎ
그게 미세먼지였다니...
흐릿한 시가지 내려다보며 오히려 기분좋게 걸었으니 모르는게 약일때도 있습니다.
어쩌면 아군 눈에는 겨울 기온차로 생긴 안개로 보이고..
적군(?) 눈에는 미세먼지로 보이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ㅋㅋ^^
성을 지키시던 준마장군님의 멋진 활시위에 안맞고 무사히 살아내려오심을 감축드립니다.
새해에도 더 건강하신 모습으로 정맥길에서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아군에겐 안개로 보이고
적군에겐 미세먼지로 보이는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아전인수'라는 말이 있는거겠져.....ㅋㅋ
새해부터 눈에 다래끼 생길것을 생각하니...흑~
저물어간 올해도 잘 보내시고 더욱 더 건강한 새해가 되세요 루비콘님의 활기찬 걸음걸이와 민소매와 반바지 항상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