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업게 말대로 보름동안 불미질 하니 성문이 녹아 |
[제주어전설]<23> 김통정 장군 |
김통정 장군은 약 700여년전 고려말에 궁지에 몰린 삼별초 일당을 인솔연 진도를 거쳔 제주레 들어왓젱 아마씀. 처얌엔 성산포로 연 올라오단 고성(古城)더레 둘러 보난 성(城) 앚졈직을 아니연, 땅 볼 중 아는 군사덜을 동원연 섬을 세히 살피렝 난, 항파두리가 우틴 옴막고 널른널른 게 대궐을 앚질만 고, 방은 내로 둘러젼 이시난 철벽 요새가 뒘직연 지금 위치로 웽기게 뒈엿젱 아마씀. 그제 김통정이 주민덜을 동원연 토성을 싸젱 난 먹을 것이 원 읏언, 역군덜이 인분지 투멍 먹엇젠 아마씀. 이제왕 생각여 보문, 그치록 고생멍 라 해 동안에 걸쳥 외성광 내성을 다 짓언 나산 2년만이 김방경 장군안티 패망여분 걸 생각문 허망기 짝이 엇인 일입주. 김방경 장군이 고려군을 거느련 추자(楸子)를 거쳔 관탈섬 펜으로 김통정 장군을 잡으레 와 가난, 토성 이 망일이동산에 올란 정세를 피멍 연막전술을 쎠서마씀. 주민덜신디 불치를 공출 받앗당 토성 우터레 뱅 돌아가멍 뿌령 꼴렝이에 빗차락 아매영 채찍질멍 성 우틸 제게 리문, 김방경 장군이 아명 군사를 동원영 왕 펴도 불치가 령 뿌영게 뒈여불엉 껏더레 오질 못영 비룽이 베리당 그냥 돌아가곡 여십주. 를은 김방경 장군이 새 전략을 짠 대병력을 동원연 화북포구광 한림항으로 들어완 협공을 여서마씀. ‘와’ 게 모다드는 병력을 보난 어마어마 연고라, 전세가 불리여가난 성안으로 후퇴연 성문을 딱 덕건 가부러십주. 이때 어떵사 급게 들어가신디, 아기업게 사름을 내불어 둰 들어가져서마씀. 김방경 장군은 토성 입구지 진격연 성더레 들어가젱 난 도저히 방도가 읏언 주왁주왁단 아기업게가 나 얼러가난 아마커나, “이거 어떵문 아지느냐?” 연 들으난, “두 일뤠 열나흘만 불미질 여 봅서.” 그 말을 들은 김방경 장군이 부하덜을 시켠 보름동안 불미질을 난 쉐로 멩근 성문이 녹아부러서마씀. 그 후제론 이 섬에서 ‘아기업게 말도 들으라’ 는 속담이 생겨십주. 성문이 멜라지고 고려군사덜이 쳐들어 와 가난 겁난 김통정 장군은 큰큰 쉐방석을 내여놘 비양도 앞 바당더레 휙 데껴십주. 쉐방석이 둥둥 트난 김통정 장군은 두 팔을 벌련 아간 그레 타서마씀. 김통정 장군은 날 때부터 몸떵어리에 비늘이 덮어져부난 칼로는 죽일 수가 엇어십주. 김방경 장군도 역시 도술이 능 장수라 모기로 벤연 김통정 장군신디 아간 웽웽 멍 머리 우틸로 아뎅겨서마씀. 김통정 장군이 귀찮이영 멍 훽 고갤 돌리난 비늘 이로 트멍이 생견, 바농으로 ‘콕’게 모가질 찔런 죽엿부럿젱 여마씀. 광령리 붉은오름에 대영은 이런 이약도 이서마씀. 김통정 장군이 앙 온 군사덜이 멸망연 죽을 상황에 처여 가난, 애첩광 이 적군에게 잽형 추접게 죽을 바엔 나가 죽이켕 멍 칼로 무참게 찔러 죽여신디, 선혈이 시뻘겅케 흘르멍 주변 헉이 벌겅케 물들언, 그 후제론 오름 일름을 붉은오름이옝 염고, 이제도 낭광 풀섭이 덕거졍 이선 베리진 못염주마는 헉이 벌겅뎅 아마씀. 김통정 장군은 토성을 탈출멍 ‘성 싸멍 섬 사름덜을 고생시켜시난 물이라도 먹엉 살라.’ 멍 훼를 신은 발로 빌레를 탁 르난, 그디다 발자국이 옴팍 들어가멍 돌이 깨어젼 트멍이 생긴 딜로 물이 터젼 나왓젱 여마씀. 그로 후젠 그 물을 ‘장수물’이옝도 곡, 훼 신은 발로 랏젱 영 ‘휏부리’, ‘휏자국물’이렝도 넹 여마씀. (「제주도전설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옴막다 : 바닥이나 면이 둥그스름하고 자그마하게 움푹 들어간 상태이다 망일이동산 : 지금 항파두리가 있는 ‘안오름’인 듯. 능선으로 성이 관통하기 때문에 오름의 반은 성안에 반은 바깥에 있음 불치 : 재 → 불껑, 불체 뿌영다 : 뿌옇다 비룽이 : 눈을 잘 뜨고 빠끔히 바라보는 꼴 아기업게 : 어린 아기를 돌보는 사람, 업저지 주왁주왁다 : 하릴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아마커나 : 혹시나 하여 일뤠 : 이레, 7일 불미질 : 풀무질 훼 : 발목까지 깊이 들어가는 버선 모양으로 된 가죽신의 한 가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