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완주하지 못했던 10구간을 다시 갔다.
금강을 따라 장계대교에서 옥천선사공원까지의 산길이 10구간인데 산길이 아닌 강변으로도 길이 있다.
이 길은 향수호수길인데 검색해보면 향수호수길은 옥천선사공원부터 주막마을까지로 되어 있고 현재는 낙석위험으로 인하여 주막마을 전에서 폐쇄가 되어 있다. 공사기간이 2022년 6월 29일부터 2023년 3월 25일이라고 안내문이 있으니 올 4월부터는 장계대교에서 옥천선사공원까지 강변으로 트레킹이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옥천선사공원에서 주막마을까지는 보행자 전용의 데크길인데 비해 장계대교에서 주막마을까지는 아스팔트 위를 걸어야 한다. 차량의 통행은 거의 없다. 오늘 장계대교에서 주막마을까지 걷는 동안 내 옆을 지나간 차량은 5~6대 정도 였다.
향수호수길 안내판에 주막마을에서 이슬봉까지 등산로가 표기가 되어 있어 장계대교-주막마을-이슬봉-참나무골산-장계대교의 코스로 걸어볼 계획으로 길을 나섰다. 장계대교부터 주막마을까지는 아스팔트 길로 아주 순탄하게 걸을 수 있었고 심심해서 작은 언덕과 같은 산을 하나 넘어보았다. 그러면서 백패킹 할 수 있는 한적한 곳을 봐두었다.
주막마을에서 이슬봉으로 가는 길이 매우 험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슬봉으로 향하는데 동네 아저씨 한분이 험해서 못간다고 한다.
"경사가 심해서 못가나요? 아니면 길이 험해서 못가나요?" 하고 물으니 "길이 없어요, 알아서 하세요."라고 하신다. 겨울이니 수풀이 우거지지는 않았을테고 절벽을 오르는 것만 아니면 기어올라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슬봉으로 향했다.
산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스톱워치를 눌렀는데 지도상 직선거리 386m를 가는데 딱 1시간 58초가 걸렸다. 트랭글을 보고 실제 거리를 측정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 체감경사도가 40도 정도면 실제 경사도는 20~25도 정도이다. 오늘 올라간 곳은 체감경사도가 60도 이상이었다. 실제 경사도는 40~45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등산로가 아닌 곳은 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10구간은 옥천선사공원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반대점인 장계대교의 장계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할 수도 있는데, 옥천선사공원에서 출발하는 경우는 안터교 방향으로 가다가 안터교 건너기 전 좌측으로 진입하는 것이 편하다. 장계대교에서 출발하는 경우 주의해야 하는데 예전 들머리인 장계리 버스정류장에서 10여미터 떨어진 곳의 표지판은 없어져야 하는 표지판이다. 이곳으로 올라가면 새로 만들어진 도로로 인해 길이 끊어지고 위험한 도로를 무단횡단해야 하는 일이 생길것으로 예상된다. 3~40미터 더 아스팔트 길로 걸어가면 새로 만들어진 "이슬봉 3.3km" 표지판이 있다.
그리고 내리막길 하산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장계대교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더 선호한다.
운동시간 4시간에 거리는 10km에 불과했지만 오늘은 충분했다.
마을마다 벽화로 이름을 표기했다. 바위에 마을 이름을 새기는 것보다 더 볼만하다.
출발하고 아스팔트를 3~40분 걸었는데 아스팔트 옆으로 금강방향으로 길이 있길래 길 잃을 각오를 하고 내려갔다.
걸어야 할 길보다 1.5배의 거리와 체력소모를 겪었지만 다행히 길을 잃거나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오늘 본 가장 예쁜 집, 물론 저기 살고 싶지는 않다. 다만 별장으로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위에서 본 예쁜 집의 뒤편, 집 아래 언덕이 아주 멋있었다. 중간 하단 부분에 아저씨 한 분이 마른 잡초를 정리하고 계셨다.
아스팔트 길의 종점인 주막마을, 옥천선사공원까지 이어진 데크길이 보인다.
잔디마당이 잘 조성되어 있는 집의 가득찬 장작이 인상깊다.
안개가 심해 온종일 몽환적인 분위기이다. 이슬봉이 안개로 휩싸여 있다.
국민학교 시절 외가인 강원도 홍천에서 보았던 시골 창고와 비슷한 창고, 흙벽으로 되어 있는데 그리운 시절이 생각난다.
산 중턱에 예쁜 집이 보인다.
공사로 막혀있는 향수호수길 데크길, 자! 이제 이슬봉으로 향할 시간!!!
길도 없는 급경사 산비탈을 올라가다가 1차 휴식, 사진으로는 표현되지 않지만 나무에 발을 기대지 않으면 앉아있을 수 없다.
400m도 안되는 길을 1시간 걸려 죽기 살기로 올라갔다.
비등로는 위험하다.
내가 치고 올라온 곳, 이슬봉 직전의 등산로...
지난 주에 왔던 이슬봉~
참나무골산 정상
이슬봉에서 장계대교까지는 거의 내리막이어서 체력소모는 많이 되지 않는다. 다만 무릎이 아픈 사람은 힘들 것이다.
나는 좌측 중지발가락이 아파서 힘들었다.
장계리 버스정류장 옆에 주차했는데 길 건너편에 깔끔한 카페가 있다.
혼자 들어가기가 쑥스러웠는데 생각해보니 치앙마이도 혼자 가서 있을건데 이게 뭐 쑥스러운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 카페로 들어가 라떼 한잔 시키고 쉬면서 사진 편집하고 인스타에 올렸다. 라떼 맛은 중간 정도 였고 금강을 바라보는 조망이 좋았다.
대부분의 좌석이 금강을 바라보는 2인석으로 되어 있다. 5~6테이블에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들 커플로 앉아 있었고 나만 혼자였다.
그래서 나만 자유로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