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고속열차를 타고 북경으로 가서 “재중 재외국민은 평화주의자 안중근 의사 유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특강을 들었다. 작년에 안중근의 동양평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입장에서 꼭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평일의 피곤함을 뒤로했다.
강의를 해주시는 교수님은 하얼빈에서 새벽부터 기차를 타고 오셔서 무보수의 강의를 해주셨는데, 유언에 따라 유해를 찾아 봉환하려는 그 우직한 열정이 의사와 겹쳐 보였다.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하루였다.
이 강의를 들으려고 수고하는 내가 좀 괜찮아 보인다는 생각을 했지만 사실 내 지식은 중고등학생 수준에 머물러있었고, 작년 프로젝트는 빨리 해치워야 할 업무로 동양평화론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태에서 그냥 후딱 해버렸다는 후회가 더 선명해졌다.
어휴…
이후 여순감옥을 다녀왔고, 이렇게 소설도 읽었다. 독립운동가들을 그리고 당시를 현재의 이해할 수 없는 해석으로 폄훼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미 분신하여 돌아간 분들은 말이 없다. 그래서 좀 떨어져 있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분들을 위로하고 싶다. 이번엔 카자흐스탄으로 간다. 그래도 그의 유해는 얼마 전에 봉환되었으니, 이번에 겪은 수모는 용서해 주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