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명 】군유산(403m)
【 위 치 】
전라남도 함평군 손불면
【 개 요 】
평야지대에 자리잡은 군유산은 바위지대를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세가 부드러운 육산이다. 그러한 산세로 인해 옛부터 군자의 위풍을 닮았다해서 산 이름이 군자산으로 불리어 왔다. 군유산은 주능선 남쪽 손불면 북성리, 신광면 송광리와 북쪽 영광군 군남면과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함평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옛날에는 산자락 동쪽 송사리에 고려 때 창건된 서상사라는 절이 있었으나 6.25 때 불타 버리고 절터에는 비자나무, 고로쇠나무,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6.25를 무사히 넘긴 사찰로는 산자락 북쪽 영광군 구남면 용암리의 인흥사가 유일하다. 이 사찰은 영광 땅에 있지만 주능선에서 멀지 않으므로 식수를 구할겸 들러 볼 만한 곳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광활하게 펼쳐지는 서해바다의 파노라마와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낙조는 장관이다. 동쪽 신광면 들판지대 너머로 불갑산과 모악산이 남으로는 함평 방면이 막힘 없이 내려다보인다. 낙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관으로 동쪽 신광면 들판지대 너머로 불갑산과 모악산이, 남으로는 함평 방면이 막힘 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 소 개 】
매년 화려한 나비축제와 난, 국화 축제가 열리는 함평은 어디를 가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이다. 그에 반해 함평의 첫번째 봉우리인 군유산은 기암괴석이나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산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각종 약초와 희귀 춘란이 많이 자생하고, 산세가 마치 군자의 위풍을 닮았다고 해서 예부터 군자산이라고 불리며 함평인들에게 자랑이 되는 산이다. 또 옛날 이 산에 고려의 공민왕이 다녀갔다고 군유산이라고 했다는 설과 왕건이 고려 태조가 되기 전 이곳에 머문 적이 있어 군유산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사기마을회고관이 있는 버스종점에서 왼쪽으로 난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오르면 정면으로 북성저수지 둑이 높이 솟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것을 이정표 삼아 앞으로 계속 나아가면 길은 저수지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다시 두 갈래로 나뉘는데, 오른쪽 길에 등산로 표지판 하나가 서있다.
수확을 기다리는 들깨와 옥수수밭 사이로 난 길은 뱀처럼 구불구불 위로 이어져 있다. 아직은 여름이 다 물러가지 않았는지, 내리쬐는 햇살은 꽤 따갑고 무겁다. 그래서 행여 땀이 흐를세라 햇살에 달궈진 그늘 한 점 없는 시멘트길을 조심조심 오른다. 뒤편으로 저수지가 멀어지는가 싶더니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서해바다가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20여분 만에 무덤 한 기가 놓인 상론령 사거리에 닿는다. 오른쪽으로는 군유산, 왼쪽으로는 마애불이 있는 상치봉과 월암산으로 갈 수 있고, 정면으로 난 길은 연흥사와 영광으로 넘어갈 수 있다. 먼저 오른쪽 길을 통해 군유산 정상을 오른다. 이정표에 따르면 상론령에서 군유산까지는 불과 600m, 짧지만 대신 길이 가팔라진다. 시원한 숲그늘에 들어서면 더위가 좀 가실까 싶었는데 힘을 쏟으니 덥기는 매한가지다. 대신 잠시 숨을 고를 때면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뜨거운 땀을 식혀준다.
며칠 동안 비가 온 후에 맑게 갠 탓인지 사람 하나가 지나다닐 등산로에는 온통 거미줄 천지다. 방심하며 걷다간 어김없이 얼굴에 달라붙어 버리는 거미줄을 피하기 위해 막대기 하나를 든다. 애써 지은 집을 허물어버리는 게 미안하다 생각하면서도 눈앞에 보이는 거미줄에는 가차없이 막대기를 휘두른다. 옛 참호 하나를 지나면서 경사는 완만해지고 다리쉼을 할 수 있는 감투봉 갈림길에 닿는다. '감투봉 1km' 라는 화살표가 마치 이 길이 정상 가는 길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올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으로 꺾어야 한다.
유순한 산길을 조금 오르면 평탄한 언덕배기 하나가 나오는데, 잡초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땅에는 하얀 벽돌이 H모양으로 줄지어 서있다. 헬기장이다. 금세 나올 것 같은 정상은 작은 언덕 몇 개를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낸다. 둥그스름한 정상부는 주변 머리만 남은 대머리 아저씨처럼 정상을 중심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등산로 안내판과 정상석 하나가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조망은 시원하다. 함평만과 멀리 지도를 비롯한 서해안 섬들이 광활하게 펼쳐지고 서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 눈길을 돌리면 넓은 들판지대와 월암산 전경이 황홀하다. 월암산은 해방 이후 염산 지역 빨치산의 본거지가 됐던 곳이다. 월암산 밑에 오동리는 남조선노동당 지하총책이었던 김삼룡의 고향으로 그를 추종하는 지역 빨치산들이 몰려들었고, 한국전쟁 때 염산면 사람들의 절반은 죽었을 것이라고 증언을 할 정도로 좌익에 의한 무자비한 학살이 자행된 곳이다. 작은 땅 어딜 가나 가슴 아픈 이야기가 하나씩 있고, 아직도 그 아픔은 저 산 밑 곳곳에 진하게 배어있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파온다. 정상에서 남쪽으로는 북성리로 내려서는 등산로가 있다.
다시 상론령으로 향한다. 힘든 오르막이었던 만큼 내려가는 길도 가파르지만 금세 상론령에 닿고, 이제 마애불로 향한다. 10여분 오르면 작은 봉우리 하나를 지나 안부에 도착하는데, 바닥에는 '마애불 가는 길' 이라는 표식과 함께 오른쪽으로는 연흥사로 내려서는 길이 하나 있지만, 연흥사에서는 수행을 위해 참배객 이외의 출입을 금한다는 푯말을 세워놓았다. 지금은 절 공사를 하는 듯 시끄러운 소리에 그냥 가던 길을 재촉한다.
연흥사 갈림길에서 상치봉(깃대봉)까지는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다. 상치봉은 사기마을 뒤편에 있어 사기봉 또는 마애봉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정상에는 삼각점이 놓여있고 서해바다를 조망하기 좋다. 상치봉 정상에서 마애불까지는 5분 남짓인데 봉우리에서 내려서면서 보이는 능선 왼쪽에 커다란 바위가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다. 이곳부터 왼쪽과 정면으로는 서해바다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낮은 산들과 함평의 넓은 들판이 선명히 드러나 산책하듯 주변을 둘러보며 산행할 수 있어 좋다.
마애불은 등산로 왼쪽으로 5m 내려서면 보인다. 검게 탄 듯한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은 세월의 흔적으로 많이 지워져 자세히 보지 않으면 윤곽을 알아보기 힘들 만큼 희미해졌지만 왠지 온화한 미소를 품고 있는 듯 편안해 보이는 조각상이다. 이 마애불은 사기마을 인근에 있다 사라진 옛 옥천사의 미륵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마애불이 고려시대 작품이라는 주장과 연결해보면 역시 고려 때 창건된 연흥사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마애불을 감상하고 봉우리를 내려서 무덤 1기를 지나면 왼쪽으로 갈라진 능선을 잘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잘 닦인 등산로를 따라가면 영광의 군남면으로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월암산으로 갈라진 능선인 왼쪽을 자세히 살펴보면 8시 방향으로 희미한 길이 나 있고, 그 길을 10여m 가면 다시 갈림길이다. 길은 무척 험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미 오래전에 끊긴 듯 겨우 발 디딜 틈만 있는 산길에 억센 잡초들이 발목을 잡아챈다.
정글을 헤쳐 가듯 길을 뚫다보면 왼쪽 모퉁이에 다시 작은 무덤 하나를 만나고 그곳을 지나쳐 아래로 방향을 잡아 15분 내려가면 산 중턱에 자리잡은 밀양박씨 공동묘역이 수풀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묘역 아래쪽에는 나무 한그루와 고인돌로 여겨지는 작은 바위쉼터가 하나 있다. 이곳에서 북성저수지까지는 시멘트포장길로 내려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 등산지도 】
【 등산코스 】
【 구간별소요시간 】
●주차장-용암제 수변도로-감투봉-삼거리-군유산(BACK)-삼거리-상논령-상치봉-마애불-월암산 삼거리-배봉산-배봉골-주차장
산행시간 : 4시간30분
●용방제제방앞 안내소-제방도로- 감투봉-군유산-깃대봉-배봉산-대나무숲(창포단지)-용바우-안내소(7.6Km , 3시간 30분)
●사기마을회관-(10분)-북성저수지-(20분)-상론령-(20분)-감투봉 갈림길-(10분)-정상-(20분)-상론령-(5분)-연흥사 갈림길-
(20분)-깃대봉-(5분)-마애불-(3분)-갈림길-(15분)-밀양박씨 묘역-(30분)-북성저수지-(10분)-사기마을회관
【 주의구간 】
군유산에서는 물 찾기가 힘드니 산행시 충분한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하산로에는 가시나무가 많아 긴 바지를 입어야 생채기를 방지할 수 있다.
【 교 통 】
함평으로 가려면 광주를 거쳐야 한다. 용산에서 출발하는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까지 기차는 하루 50회(05:20~23:10) 이상 운행한다. 서울 센트럴시티 호남선에서 광주행(05:30~02:00) 고속버스는 5~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함평행 버스는 하루 22대(05:55~21:55) 운행한다.
함평에서 사기마을까지는 함평버스터미널에서 북성리행 버스를 타면 되지만, 하루에 몇 대 없어 이용하기 불편하다. 대신 손불행 버스는 자주 있어 이 버스를 이용한다. 손불행 버스를 타고 월천리 월천슈퍼 삼거리에서 내려 함평 방향으로 200m 정도 올라가면 왼쪽으로 사기마을, 차경마을 입구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30분 걸으면 사기마을회관. 택시를 이용하면 함평에서 북성저수지까지 약 2만원의 요금을 받는다. 자가운전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함평나들목에서 내려 808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사기마을 간판을 따라 우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 숙 박 】
함평군 소재지 주변 모텔이나 돌머리해수욕장 주변의 민박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돌머리해수욕장의 돌머리해안민박(061-323-9876), 돌머리예쁜집민박(322-9151) 등은 경치 좋고 깨끗한 시설을 자랑한다.
【 맛 집 】
함평의 먹거리는 아무래도 한우다. 전국 제일의 한우고기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함평천지한우로 만든 생고기와 육회, 비빔밥 등이 유명하다. 함평터미널 옆의 전주식당(322-2342), 대흥식당(322-3953), 모란정(324-5551), 고기굽는 사람들(323-6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