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가가 꿈꾸는
화성(火星) 가는 길 ^^
복거일(卜鉅一)
[다산 칼럼]
오피니언
한국경제신문
2020.06.12 금요일 지면A30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
스페이스X 첫 유인(有人) 우주선
400㎞ 상공 ISS(국제우주정거장)에 결합 성공
火星 가는 길 험난하지만
멈출 수 없는 게 생명의 논리
어떤 산업이든 민간이 주도할 때
비로소 안정적 발전할 수 있어
5/30일 ‘스페이스 X(Space X)’의 로켓에
실려 우주비행사 둘을 태운 캡슐이
발사됐다.
이어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이라
불리는 이 캡슐은
‘국제우주정거장(ISS)’과 결합(結合)했다.
ISS에 머물던 우주비행사들이 막 도착한
사람들을 환영하는 모습은 감동적(感動的)이었다.
외계(外界) 사업은 모두 힘들고 위험하므로
하나하나가 뜻깊은 성취다. 그래도
이번 발사는 민간기업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뜻이 더욱 깊다.
어떤 산업이든 민간기업(民間企業)이
주도할 때 비로소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스페이스 X의 창설자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는
화성(火星)으로 사람들을 이주(移住)시키는
꿈을 밝혀왔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자
화성(火星) 이주(移住)에 관심이 쏠린다.
머스크(Elon Reeve Musk)가
원대한 꿈을 실현하는 기업가여서
사람들의 기대(期待)도 크다.
그러나 화성(火星) 가는 길은 보기보다 험난하다.
1960년대에
우주비행사들이 실제로 우주선을 타자
우주선의 미세중력(microgravity)이
넘기 어려운 장벽(障壁)임이 드러났다.
무중량(無重量)의 환경에 놓이면 우리 몸은
이내 적응을 시작한다. 그래서
근육이 줄어들고 뼈가 녹고
체액(體液)이 상반신으로 몰려서 얼굴이 붓고
안구(眼球)가 납작해져 시력(視力)이 손상된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하고 여린 장기(臟器)인
뇌가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서
뇌(腦)의 구조와 위치가 바뀌고
지력(知力)이 손상되며 치매(癡어리석을치呆어리석을매)를 앓게 된다.
실제로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과 기능이 없다.
방사선과 같은 외계의 위험에는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지만,
아주 작은 중력(重力)의 영향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길은 없다.
40억 년 동안 지구 표면의 중력(重力)에
적응해왔으므로 우리 몸은 중력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기술과 의술(醫學)이 발전해도
중력(重力)의 차이를 극복할 길은 없다.
과학소설 작가들은 일찍부터
원심력(遠心力)을 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중력과 원심력은 전혀 다른 현상이므로
큰 도움이 될 수 없다.
화성(火星)까지 거리는
현재의 기술로 9개월 정도 걸린다.
보통 사람은 견뎌낼 수 없는 과정이다.
대안(對案)으로는 냉동 수정란이
화성(火星)에서 자라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
그러면
지구(地球) 중력의 38%인
화성의 중력(重力)이 문제가 된다.
사람의 몸은 체계가 아주 복잡하고 정교해
모든 조건에서 허용(許容) 범위가 매우 좁다.
중력(重力)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이처럼 크게 차이 나는 환경에서
사람 몸이 제대로 작동(作動)할 순 없다.
따라서 화성(火星)에 사람들이 정착하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실은 지구의 한 부분인
달에도 오래 머물 수 없다^^
달의 중력(重力)은 지구 중력의 17%다.
이것은 인류(人類)에겐 참으로 슬픈 소식이다.
‘마지막 변경(邊境)’이라 불리듯이
외계(外界)는 인류(人類)의 미래(未來)다.
지구(地球)에 갇혀
광막한 외계(外界)로 뻗어나가지 못한다면,
인류(人類) 문명(文明)은 어쩔 수 없이
생기(生氣)를 잃어갈 것이다.
그래도 그런 사정 때문에
이번 발사의 뜻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지구(地球)에서 태어난 생명(生命)은
별과 은하계(銀河系)로 뻗어나가야 한다.
그것이 생명(生命)의 논리(論理)다.
다만 육신(肉身)이 연약한 인류 대신
중력(重力)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로봇(Robot)들이
그 과업(課業)을 이끌 것이다.
우리 대신 우리가 낳은 ‘인조인간’이
웅장한 우주 가극(space opera)의
주인공(主人公)이 되는 것이다.
이미 화성(火星)에선 ‘큐리오시티 로버’ 같은
탐사 로봇(Robot)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충분히 발전하면
외계 탐사와 지구 생명의 전파에서
사람이 거들 일은 거의 없다.
중력이 작고 대기(大氣)가 희박하고
햇살이 약한 ~
화성(火星)에서도 박테리아와 식물과 곰팡이는
이내 정착해 진화(進化)할 것이다.
그리고
산소가 생기면 동물(動物)들도 나올 것이다.
비록 인류(人類)와 다른 ~
고등(高等) 동물(動物)이 빠진 생태계라
좀 적막하겠지만,
그것은 지구 생명 역사(歷史)에서
처음 85%가량을 재현(再現)한 것이다.
이론적(理論的) 계산 장치(裝置)인
*‘튜링 기계(Turing Machine)’가
전자계산기로 구현(具顯)된 지
이제 겨우 3세대(世代)가 지났다.
그 짧은 기간에 나온 ~
인공지능(人工知能)의 경이적 발전은
경제적(經濟的) 논리의 작용이었고
누구도 지구(地球) 생명의
외계(外界) 진출을 위해 연구(硏究)하지
않았다.
그래도 긴~ 시평(時平)에서 보면,
지구 생명(生命)의 외계(外界) 진출에
공헌(貢獻)했다는 것이
인공지능(人工知能) 연구의 가장 중요한
성취(成就)로 꼽힐 듯하다.
얼마나 멋진 결말(結末)인가.
(끝)
*튜링 기계(Turing Machine) :
영국의 수학자인 A.M.튜링에 의해 고안된
가상(假想)의 자동기계.
복거일(卜鉅一)
< 사회평론가 · 소설가 >
출생: 1946년 3월 20일, 충청남도 아산
학력: 서울대학교 학사
소속: 문화미래포럼(대표)
‘괴짜’ 머스크(Elon Reeve Musk)의
도전정신,
한국에서도 실현될 수 있어야 ^^
[중앙일보] [社說]
2020.06.01.월요일 | 종합 30면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
미국(美國)이 떠들썩하다.
아니 전 세계(世界)가 흥분돼 있다.
우주여행의 꿈이 한층 현실로 다가오면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발사된 인류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Crew Dragon)’ 얘기다.
흑사병(黑死病) 와중(渦소용돌이 와中)에도 ~
르네상스(Renaissance)가 꽃핀 것처럼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 와중(渦소용돌이 와中)에 ~
민간(民間)의 힘으로
우주(宇宙)로 날아가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민간 우주시대 원천은 창의와 혁신
우리도 숨 막히는 규제부터 고쳐야
이 장면을 보면서 흥분과 함께
한국(韓國)의 현실이 교차(交叉)한 것도 사실이다.
숨 막히는 규제와 낡은 교육제도의
한국(韓國)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크루 드래건 발사 (Crew Dragon)가
주목(注目)되는 이유(理由)는
민간 기업인(企業人)의 도전정신과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업 환경(環境) 때문이다.
무엇보다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의 발사에 대해
가장 미국(美國)다운 것을 보여줬다는
찬사(讚辭)가
쏟아지는 이유(理由)가 무엇일까.
미국(美國)은 지난 1세기 동안
과학기술을 선도(先導)해 왔다.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든
전화와 전기부터 자동차 · 비행기를 거쳐
인터넷에 기반을 둔 빅 테크 시대는
모두 미국(美國)에서 꽃을 피웠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미국(美國)은
기술적 우위(優位)가 흔들리면서
무역전쟁으로 중국(中國)을 견제하기에
급급한 처지에 빠져 있다.
이 와중에 민간(民間)이
유인(有人) 우주선을 쏘아 올린 것은
미국(美國)의 저력(底力)이 살아 있음을
생생히 보여줬다.
우리는 그 힘의 원천이 바로 민간(民間)의
창의와 혁신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美國)이 제조업 주도권(主導權)을
일본 · 한국 · 중국에 넘겨주고
빅 테크 시대(時代)를 연 것도
강력한 기업 생태계가 있어 가능했다.
민간(民間)의 도전과 혁신에는 어떤 형태의
규제(規制)도 없다는 뜻이다.
그 열매가 바로
애플부터 마이크로소프트 · 구글에 이어
세계를 휩쓰는 넷플릭스 · 아마존이다.
‘괴짜 기업인(企業人)’
머스크(Elon Reeve Musk)도 마찬가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21세에 미국(美國)으로 건너온
머스크(Elon Reeve Musk)는
스탠퍼드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지만,
이틀 만에 그만두고
실리콘밸리로 달려갔고,
두 번의 인턴을 거쳐
바로 창업(創業)에 나섰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어릴 때부터 책(冊)을 많이 읽어서
풍부한 상상력과 함께
도전정신을 가진 덕분이지만,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創業) 초기 스타트업부터
성공(成功)할 때까지
벤처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미국의 기업 생태계(生態系) 덕분 아니겠는가.
이런 환경 덕분에
머스크(Elon Reeve Musk)는
‘인터넷, 청정에너지, 우주’라는 꿈에
도전(挑戰)할 수 있었다.
그는 먼저 신문에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집투(Zip2 Corporation)를 창업해 4년 만에
억만장자(億萬長者)가 됐다.
나아가 미국 최대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을 설립했고,
이 회사를 팔아서 만든 회사가
크루 드래건을 쏘아올린 스페이스X와
전기차(電氣車) 회사 테슬라다.
도전(挑戰)은 무모해 보였지만
이제 ~
머스크(Elon Reeve Musk)는
2030년까지
100만 명이 거주(居住)할 수 있는
화성(火星) 식민지(植民地)를 만들고
자신(自身)은 그곳에 묻히겠다는
꿈에 다가서고 있다^^
한국(韓國)에도 이런 꿈을 꾸고
창의와 혁신이 가능한 기업 생태계가
하루빨리 구축(構築)되길 바란다.
(끝)
*페이팔(PayPal):
인터넷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로 만 18세 이상이 이용할 수 있으며
페이팔 계좌끼리 또는 신용카드로 송금 입금 청구 할 수 있다
●엘론 머스크
(Elon Reeve Musk) - 기업인
출생 - 1971년 6월 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속 - 테슬라모터스 (CEO), 스페이스 엑스 (CEO), 솔라시티 (회장)
신체 - 188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