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무것도 필요없었던 거야
우리 그냥 이곳에서 도망쳐버릴까
책임도 자격도 전부 이 파도 위에 놓아
치사하고 비겁하게 떠나버리자
등대 불빛이 찾아낼 수 없게 해
돛단배에 가득 칠한 보호색
오늘 밤 종적을 감춰.
날개를 접고 두 눈을 감았어
육지는 보이지 않아
사방이 수평선
잡아먹을 듯이 검은 물결
두려워하지 마
물론 뱃멀미는 조금 하겠지만.
달빛만이 우리 앞길 비추는 등불
하늘에도 물결, 은하수 별 흐름
사실 낭만이라는 말은 거짓말.
수많은 배들이 이곳에 가라앉아 죽었지만
감정도 잘못도 느끼지 못할 만큼 멀리 가.
여전히 몰라, 정말 괜찮은지조차
오늘도 나의 이름은 현실도피자
네가 깊고 넓었던 덕이야
새벽이 되면 돌아가볼까.
첫댓글 인생의 바다는 넓고 넓습니다
굳이 숨고자 하면 찾지 못할것이지만
많이 외로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