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호 태풍 때문에 탄생한 마현1리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마현리는 철원군 동북쪽 끝에 위치한 마을로 말고개(마현 馬峴)를 사이에 두고 화천군과 인접해있다. 마현1리는 1959년 가을 추석에 불어 닥친 사라호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경상북도 울진 이재민 66세대를 정책적으로 이주시킨 경우이다. 1960년 4월 4일 울진초등학교에서 고향 친지들의 환송을 받은 후 23대의 군 트럭을 타고 횡성~춘천~화천을 거쳐 1,400여리를 지나 3박4일만에 도착했다. 최전방 철책 아래 황무지에서 철통같은 감시 하에 천막생활을 하며 변변한 장비도 없이 손수 농지를 개간했다. 4월 7일 도착한 이들을 반긴 것은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아닌 억새밭만 무성한 황무지와 60개의 군부대 천막이었다. 도착 후 12일 만에 4.19가 발생해 지원을 약속한 도지사와 군수는 모두 교체되었다. 행정기관의 지원은 전혀 없었고 주민자치회가 나서 농지를 분배하고 삶의 터전을 닦아 11월에나 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다. 현재 입주 1세대 남자들은 거의 돌아가셨다.
마현1리 마을 안길
마현2리 마을 입구
마현2리는 철원군에 민북마을 개발입주가 한창이던 1968년 제대군인 위주 향군마을 재건촌을 조성해 50세대가 입주했다. 마현1리보다는 입주 시기가 8년 늦지만 군용천막에서 개척 생활을 시작한 것은 똑 같다. 1968년 3월에 들어와 군용천막 생활하다가 9월경 브로크로 지은 주택에 입주했다. 마현2리 주택 규모는 택지 100평이고 주택 건평은 7~8평이며 일자식 구조에 방 2개 마루 1개 부엌 1개로 브로크에 슬레이트 지붕이었다. 마현1리 초창기 주택이 목조 골조에 흙벽 기와지붕 이었으니까 다소 발전한 모델이었고 건축은 마찬가지로 인근 군부대 공병대가 담당했다. 마현2리는 제대군인인 향토예비군 위주로 선발했기 때문에 지역에서 지원하는 자가 많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입주 자격을 부여했다. 논 3천 평 밭 3천 평 도합 6천 평의 농지가 분양되기에 향군들에게는 대단한 인기였다. 가장 척박한 오지였던 마현리가 최근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철원역사문화연구소 김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