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원적 유물론은 심신동일론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중추신경계 동일론. 중심상태 동이론, 유형동이론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플레이스와 스마트에 의해 제시되었지만, 생명력은 그리 길지 않았다.
1. 마음=두뇌상태
환원적 유물론은 특정한 심적 상태 M은 사실상 특정한 두뇌상태 P와 같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고통은 C-신경섬유의 활성화이고, 행복은 A-신경섬유의 활성화이고, 사랑은 B-신경섬유의 활성화이다. 물론 특정한 심적 상태가 특정한 신경섬유의 활성화라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심신동일론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은 아니다. 두뇌의 물리적 구조와 전기-화학적 상태를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학문은 신경과학이다. 신경과학은 통속심리학이 설명하고 예측하는 모든 심적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속심리학은 설명하고 예측하지 못했던 심적 현상들도 설명하고 예측하고 있다.
2. 환원적 유물론 옹호 논증
환원적 유물론은 통속심리학에 대해 단순하다는 이점을 갖는다. 그리고 진화의 역사는 마음이 진화의 산물이거나 부산물임을 보여준다. 또한 심적 상태들은 신경상태에 의존함도 밝혀졌다.
1) 인간의 물리적 기원에 의한 논변
인간에 대한 탐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만약 마음이 실제로 있다면 이미 발견되었어야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간은 탄소화합물이고, 심적 현상이라고 알려졌던 현상들이 실제로는 두뇌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인간은 물리적 존재이고, 따라서 물리적 설명이 가능하고 물리적 설명만으로 충분하다.
2) 신경과학의 전망에 의한 논변
신경과학은 그 역사가 100년 남짓되는 젊은 학문이다. 반면에 통속심리학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과학은 통속심리학보다 마음에 대해 더 잘 설명하고 있다. 신경과학은 완전히 성숙된 학문이 아니라 이제야 겨우 시작된 학문이다. 앞으로 신경과학이 어느 정도까지 발달할지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이다.
3) 심신상호작용에 의한 논변
환원적 유물론은 심심이원론이 안고 있는 심신상호작용이라는 곤란한 문제에 직명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심신상호작용의 문제는 어떻게 비물질적인 마음이 물질적인 신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환원적 유물론에 따르면, 상호작용은 물질들 사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어떠한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
3. 환원적 유물론 반대 논증
1) 인식론적 문제에 의한 논변
우리는 자신의 심적 상태에 대해서는 알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두뇌 상태에 대해서는 어떠한 지식도 갖고 있지 않다. 심적 상태와 두뇌상태 사이에는 이러한 인식론적 차이가 있고, 차이가 있다면 동일할 수 없다. 우리는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만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번개는 대기 중의 전기방전이다"라는 사실을 몰랐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당시의 번개가 대기 중의 전기방전이 아니라 제우스의 무기였던 것은 아니다. 사실은 그 사실에 대해 사람들이 알고 있건 모르고 있건 사실이다.
2) 범주착오에 의한 논변
범주착오는 라일의 용어이다. 라일은 행동주의자, 보다 정확히는 논리적 행동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라일 스슷로는 자신이 행동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에 따름면, 마음과 두뇌상태는 전적으로 다른 범주에 속하는 상태이다. 두뇌상태에 대한 이론이 마음에 대한 이론일 수는 없다.
3) 위치문제에 의한 논변
환원적 유물론의 주장대로 마음과 물질이 동일하다면 마음도 공간적 위치를 가져야 한다( 때때로 마음이 어떻게 위치를 가질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제기는 심신이원론이 옳음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마음의 공간적 위치는 어디인가? 아마도 두뇌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렸을 때 발생하는 고통의 위치는 두뇌의 특정 부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아픈 곳은 손가락 끝이지 뒤뇌는 아니다. 더욱이 두뇌는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 반론은 신경과학에 의해 쉽게 극복될 수 있다.
4) 현상적 성질에 의한 논변
심적 현상 중에는 지향성이나 감각질과 같이 신경과학에 의해서는 도저해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특히 감각질의 문제는 신경과학의 최대 난점 주 하나이다. 선천성 맹인이 있고, 그가 완전히 성숙한 신경과학의 전문가라고 해 보자. 그리고 그 맹인이 개안수술을 받고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하자. 그는 붉은 색과 푸른 색을 구분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어떤 색이 붉은 색이고 푸른 색인지 알 수 있을까? 그는 붉은 색과 푸른 색이 무엇이고 붉은 색과 푸른 색을 볼 때의 신경상태가 어떤지는 안다. 그러나 그는 붉음이나 푸름이 무엇인지는 모를 것이다.
5) 다중실현 논변
이 논변은 퍼트남이 1967년 "Psychological Predicates"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것으로 환원적 유물론에 사망선고를 내린 논변이다. 환원적 유물론은 유형동일론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한 심적 상태 유형 M은 특정한 두뇌상태 유형 P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정한 심적 상태 유형 M이 상이한 상태 유형 P1, P2, P3,..., Pn에 의해 실현될 수 있다. 그렇다면 유형동일론을 견지하는 환원적 유물론은 유지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