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불민(敬謝不敏)
자신의 어리석음을 정중하게 사과한다는 뜻으로, 완곡하게 어떤 일을 거절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상세 의미:
敬 (공경 경): 삼가다, 정중히.
謝 (사례할 사): 사과하다, 감사하다.
不 (아닐 불): 아니다.
敏 (민첩할 민): 민첩함, 능력, 재능.
즉, "제 능력이 부족하여(不敏) 정중히(敬) 사양합니다(謝)"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남의 제안이나 부탁을 거절할 때 자신의 부족함을 낮추며 예의를 갖추는 표현입니다.
謝 : 사례할 사
1.사례하다(謝禮--)
2.갚다, 보답하다(報答--)
3.양보하다(讓步--: 길이나 자리, 물건 따위를 사양하여 남에게 미루어 주다)
4.사양하다(辭讓--)
5.물러나다, 그만두다
6.면하다(免--)
7.물리치다, 없애다
8.쇠퇴하다(衰退ㆍ衰頹--)
9.시들다, 이울다
10. 갈아들다(다른 사람이나 물건이 새로 들다)
11. 헤어지다
12.(안부를)묻다
13.일러주다
14. (잘못을)빌다
15.사죄하다(謝罪--), 사과하다(謝過--)
16.부끄러워하다
17.모자라다
謝자는 ‘사례하다’나 ‘양보하다’, ‘사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謝자는 言(말씀 언)자와 射(궁술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말씀과 궁술의 관계가 ‘사양하다’라는 뜻과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양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물건을 건네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글자가 크게 바뀌면서 지금은 謝자가 ‘사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경사불민(敬謝不敏)
`(자신의) 어리석음을 정중하게 사과하다`라는 뜻으로, `완곡하게 어떤 일을 거절함`을 비유한다. `좌전(左傳)`의 `양공(襄公)31년`에서 유래했다.
`자산(子?)`은 정(鄭)나라 `간공(簡公)`을 도와 진(晉)나라로 갔다. 진나라 `평공(平公)`은 노(魯)나라 `양공`의 장례를 이유로 그들을 만나지 않았다. `자산`은 사람을 시켜 영빈관의 담을 부수고 자신의 수레와 말을 안으로 들였다.
진나라 대부 `사문백(士文伯)`이 `자산`을 책망하며 말했다. "우리나라는 도둑이 많은데, 지금 당신이 담을 부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군주께서 그 이유를 물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자산`이 답했다.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로 대국의 틈에 끼어 있는데, 대국은 우리에게 시도 때도 없이 조공을 요구하여 편히 지낼 수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우리는 백성에게 세금을 걷어 조공을 바치러 오는데, 담당자가 틈이 없다고 하여 만날 수 없습니다.
저는 `문공`이 맹주일 때 궁실은 작았으나, 제후들이 묵는 영빈관은 매우 크게 만들어, 수레와 말을 둘 곳이 있었으며, `문공`께서는 절대로 손님을 오래 기다리도록 하지도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후들은 노비가 자는 곳에서 자고, 대문은 수레가 들어갈 수도 없는데, 도둑들은 공공연히 날뛰고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영빈관 담을 부수지 않았다면 공물을 둘 곳이 없었을 것입니다." `사문백`이 돌아가 보고했다.
진나라의 경대부인 `조문자(趙文子)`가 말했다. "이것은 우리의 잘못이다." 그는 `사문백`을 보내 진나라의 어리석음을 사과하게 했다
(使士文伯謝不敏焉)
고사(故事)의 유래
이 말은 중국의 유교 경전 중 하나인 **《예기(禮記)》**의 '중니연거(仲尼燕居)' 편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공자와 그 제자의 일화
공자가 한가로이 쉬고 있을 때, 제자인 자하(子夏)가 곁에 있었습니다. 공자가 자하에게 통치와 예악에 관한 깊은 도리를 설명해주자, 자하는 그 가르침이 너무나 깊고 훌륭하여 감탄했습니다.
공자가 자하에게 다시 한번 그 도리를 실천할 것을 권하자, 자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제(商: 자하의 본명)는 경사불민(敬謝不敏)이옵니다. 제 능력이 부족하여 감히 그 큰 뜻을 다 받들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자하는 스승의 가르침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그 가르침의 무게가 너무나 커서 자신이 그것을 완벽하게 수행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지극히 겸손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현대적 활용
오늘날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관직이나 중책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과분한 제안이지만, 저의 부족함 때문에 경사불민의 마음으로 사양하겠습니다."
칭찬에 대한 겸양의 표현: 상대방이 나를 높게 평가할 때 "그 정도 인물은 못 된다"는 뜻을 정중하게 전달할 때 씁니다.
요약하자면
**"마음은 감사하지만, 제 그릇이 작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라는 뜻을 담은 가장 품격 있는 거절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활용 예시
1. 공식적인 자리에서 직책을 제안받았을 때
"저를 믿고 중요한 직책을 제안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만, 제가 가진 역량이 이 중책을 감당하기에는 아직 **경사불민(敬謝不敏)**한 처지라, 혹여 조직에 누를 끼칠까 염려됩니다. 이번에는 더 적임자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정중히 사양하고자 합니다."
2. 과분한 칭찬이나 큰 부탁을 받았을 때
"말씀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하지만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제 식견이 부족하여 경사불민의 마음으로 물러나고자 합니다. 마음만은 깊이 감사히 받겠습니다."
3. 편지나 메일 등 서면으로 답할 때
"귀하께서 보여주신 신뢰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제안해주신 내용은 무척 매력적이나, 현재 저의 상황과 능력이 그에 미치지 못함을 잘 알기에 경사불민의 자세로 거절의 말씀을 올립니다.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