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삼부작의 시작, <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 >(The Lord Of The Rings : The Fellowship Of The Ring)로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후,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The Lord Of The Rings : The Return Of The King)으로 쇼어는 다시 한번 아카데미 음악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더욱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 주제가 'Into the west'의 작곡가로 작사가 프랜 월시(Fran Walsh)와 가수 에니 레녹스(Annie Lennox)를 대동해 최우수 주제가상(Best Original Song)까지 모두 품에 안아 그야말로 영화음악 킹(King)의 대관식을 치른 셈.
<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The Lord Of The Rings : The Two Towers)를 포함, 삼부작이 모두 그래미 시상식에서 시각 매체를 위한 최우수 스코어 사운드트랙(Best Score Soundtrack for Visual Media) 부문 삼관왕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삼부 < 왕의 귀환 >은 시각 매체를 위한 최우수 노래(Best Song for Visual Media) 부문 트로피도 쇼어의 몫이었다. 오스카와 그래미 모두 그를 왕좌에 앉히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의 동반자로서 작곡가 쇼어는 스릴러와 서스펜스 장르 영화에 조응해 공포와 위협, 그리고 지속적인 긴장으로 고통을 자아내는 스코어를 전문적으로 써왔으며, 그 방면에 일가견이 있는 작곡가였다. 1979년 < 브루드 >(The Brood)를 시작으로, < 반지의 제왕 > 이전 단편영화 < 카메라 >(Camera)까지 10여 편에 달하는 작품에서 크로넨버그 감독의 시각적 연출을 완성하는 방점을 찍어줬으며, 1991년 <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1995년 < 세븐 >(Seven)과 같은 범죄, 스릴러, 심리, 공포극을 명화의 반열에 올리는데 쇼어의 공이 컸다.
다수의 명작영화에 음악을 제공한 작곡가로서 존경받아왔지만, 오스카와 인연을 맺지 못한 그에게 < 반지의 제왕 >은 이제까지 축적한 내공을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된 작품. 피터 잭슨(Peter Jackson) 감독과의 첫 만남을 통해 영화음악 장인 하워드 쇼어는 마침내 자신의 명성을 지구촌 전역에 알렸다.
< 반지의 제왕 > 3부작에서 하워드 쇼어는 영화음악 작곡가로서 자신의 공력이 절정에 달했음을 작품성으로 증명했다. 아카데미가 그 작품성을 인정한 만큼 중대한 순간이었고, 그러한 그의 음악적 영감이 후대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 일대 사건이었다. < 왕의 귀환 >을 종점으로 3부작 내내 달려온 쇼어의 음악 여정은 21세기 영화사에 판타지 장르가 최초로 이룬 위업과 함께했으며, 영화음악의 측면에서도 진정으로 주목할 만한 역할의 완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