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는 엄마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군요
동은이의 복수담, 피해자들의 연대기라는 큰 줄기들 사이에
각각의 엄마들이 촘촘히 엮여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핏줄 내세우며 딸 팔아 먹는 동은 엄마
지 딸 살인까지는 막아주지만 지 죄 앞에선 딸도 없는 연진 엄마
마약하는 딸 년 바로 잡아주기는 커녕 마약 뒷처리에만 신경 쓰는,
한마디로 잘못을 바로잡기는 커녕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사라 엄마
갓 태어난 손녀에게 첫 명품 운운하는 도영 엄마
나는 남의 딸에게 고데기를 들이댈 수 있어도
내 딸만큼은 손 끝 하나 못 대게 하겠다는 예솔 엄마.
이들은 모두 본인들이 중요시 하던 바로 그 것을 잃게 됩니다.
딸을 위해 기꺼이 동은의 편이 된 선아 엄마
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죽음과도 같은 18년을 견뎌낸 소희 엄마
바른 길이라면 아들의 무모한 선택까지도 지지해 주는 여정 엄마
이들은 힘든 시간을 돌아 돌아 소원했던 걸 이룹니다.
이들과는 별개로 죄수 이동쯤은 일도 아닌 사채업계 큰 손이지만
아들 하나는 마음대로 못해 속 터지는 태욱 엄마가 있구요.
더 글로리,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연달아 보고 나니
새삼 엄마, 아빠, 부모란 단어가 무겁게 느껴지는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