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못된 자식이나 부모를 양로원에 보내는건줄
알았는데
오늘 내가 내어머니를 교회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에 모셔다
드렸다
이렇게 되기까지 ..
벌써 10여년전부터 약간씩 정신이상이 보였지만
별로 대수롭지않게 생각을 했는데 그게 문제였다
언니와 한달을 살면서 심하게 매일 다투시면서
따로 집 하나 얻어달라 하시길래 전철역이 가까운곳에
방두개짜리 투룸에 전세를 얻어 사시게 했는데...
걸핏하면 집주인의 호출이 이어졌고
어느때는 경찰도 오고 소란스럽기가 말도
못할정도였다
매일 누군가가 어머니것을 훔쳐간다고 생각하셔서
현관문도 반쯤열어놓고 지키거나 옆집 아가씨한테
가서
심하게 욕을 하시고 꼬챙이로 그 집을 아무때나 뚜두리고
그럴때마다 난 낮이고 밤이고
달려가야했다
그래서 다시 재작년에 우리집에 모셨는데
증세는 더욱 심해져서 12시가 넘었는데도 베란다 문을
열고
소리소리 지르면서 욕을 해서 이집저집 인터폰이
오고
경비실에서 수시로 다녀가곤 했다
심지어
당신옷을 안방이며 아이들 방마다 구석진곳이나
커튼뒤에
대여섯벌씩 갖다 감추고 왜이러시냐고 하면 내가
할머니인데
그렇게도 못하냐며 내게까지 화를 내고 욕을 하신다
어려서부터 난 어머니에게 욕한번 먹지않고 살았는데
병이 심해지니 나한테도 딸이라서 때려도 된다면서 손을
드신다..
병명은 망상편집증과 치매말기
일년을 생각하고
다시 한달을 생각하고
또 몇주를 끌다가 결국 오산노인신경정신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그곳에서 지낸지 8개월만에 오늘 제천 요양원으로
옮겼다
일주일에 한번씩 내가 어머니 병원에 갈때마다
철창으로 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오시고 그곳으로 다시
들어가시는데
좋은음식 만들어 갖고가서 드시게 하면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마침 좋은곳이 있어 그곳으로 모시게 되었다
내가 내어머니의 얼마남지않은 인생을 얽매고 있는건
아닌가하는
죄스러운 마음도 늘 들었고 좀 좋은곳으로 모시고
싶었다
남편회사와 인연이 있는 그곳은
목사님내외분이 운영하시는데 한 50분이 머물고
계신다
땅도 넓고 소일거리도 있고 말동무가 있어 심심하지는
않을것같고
시골이라 공기도 좋고 햇볕도 마음대로 쬘수가 있어 좋게
느껴진다
병원에 계시면서
단체생활을 하셔서 그런지 그렇게 낯이 설어하지는
않으시긴한데
왠지 아이를 고아원에 떨어뜨려놓고 오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
함께 간 언니는 연신 눈물을 닦는다...
연세가 80이나 되셨는데 그런일이 아니면
전처럼 나와 우리가족과 함께 잘 지내시면
좋을텐데
가며오며 마음이 많이 아프다
비 천 상 ..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