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르드역
2024. 6. 11.
이사야서 7장~12장까지!
(이사 10,4)
이 모든 것에도 그분의 진노는 풀리지 않아,
그분의 손은 여전히 뻗쳐 있다.
묵상-
탈출기에서 열왕기에 오기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씀이 있다면 바로 아래 구절이다.
‘주 너의 하느님이 강한 손과 뻗은 팔로
너를 그곳에서 이끌어내었음을 기억하여라.’
(신명 5,15)
광야로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생존의 위험을
느낄 때마다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고픈 유혹에
빠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주님께서는 모세와
여호수아를 통해 내 강한 손을 쭉 뻗어서 너희를
구해준 내가 하느님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나만
믿으라고 하신다.
그런데 주님의 그 강한 손과 뻗은 팔이, 이사야서
10장에서는 당신의 진노를 푸시는 재앙의 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당신의 손은 여전히 뻗쳐 있으니
‘니들 시방 정신 못 차리고 살던 대로 살껴?’라고
야단치신거다.
내가 너에게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라고
하셨던 것처럼, 주님의 손 역시 축복과 저주의
도구로 바뀔 수 있다는 암시가 담겨있는 듯하다.
엄하고 무서우신 주님께서 백성들을 혹독하게
벌하고 정화시키신 다음엔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이 더 이상 자기들을 친 자에게 의지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주님께만
충실히 의지할 거라고 덧붙이신다.(이사10,20)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쭉 뻗치신 재앙의 손을
거두시고, ‘너의 어깨에서 그의 짐이 벗겨지고,
너의 목에서 그의 멍에가 사라지리라.’
(이사10,27)고 약속하시기도 하신다.
오늘의 통독 범위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유다와 이스라엘의 백성들이 여전히 자아인식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이렇게 구구절절, 구체적이고도 주도면밀하게
짚어주는 이유는,
‘너희들이 무슨 죄를 저지른 건지 알고는 있니?
그간의 모든 영화와 평화가 내 손으로 내가
한 일이라는 걸 벌써 잊었구나. 니들 주제파악
좀 해야겠구나.’라고 하시며, 한 바닥씩 길게
풀어 놓으신 거다.
주님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건, 불순종과 교만,
제일 좋아하시는 건, 당연히 순종과 겸손이겠다.
자, 자아인식, 한 번 더 복습하는 센스!
주님께서는 이사야를 통해 예언하시려는
목적을 아래와 같이 던져놓고 시작하셨다.
(이사1,2)
내가 아들들을 기르고 키웠더니 그들은
도리어 나를 거역했다.
소도 제 임자를 알고 나귀도 제 주인이
놓아 준 구유를 알건만,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구나.
그러시고는 주님께서는 백성들을
구해내신 강한 손과 뻗은 팔을
갑자기 용도변경하신 다음,
당신의 진노를 푸시는 재앙의
손으로 업그레이드하신다.
주님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너희가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백성’이기
때문이란다. 자, 그럼 자아인식,
제대로 해볼까? 니들이 어떤 종자인지 알려주마.
‘아아, 탈선한 민족, 죄로 가득 찬 백성,
타락한 자식들! 그들은 주님을 버리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을 업신여겨
등을 돌리고 말았다. 너희는 얼마나
더 맞으려고 자꾸만 반항하느냐?
머리는 온통 상처투성이고, 마음은
온통 골병들었으며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데라곤 없이 상처와 상흔,
새로 맞은 자국뿐인데 짜내지도
싸매지도 못하고 기름을 바르지도
못하였구나.우리에게 생존자들을
조금이나마 남겨주지 않으셨더라면,
우리는 소돔과 고모라처럼 되고 말았으리라.’
오래 전, 아픈 몸을 이끌고 성체 앞으로
나아가, 탄식의 기도를 했던 나의 상태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아 깜짝 놀랐다.
상처투성이에 마음은 온통 골병이
들었으면서도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고
내 힘으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던
추억이 오버랩 되었다.
나 역시 이렇게 매 맞고 정화하고
보속하면서 여기까지 왔음을 다시금
기억했다.
주님,
지금도 여전히 당신의 뻗은 손은
저에게로 향해 있습니다.
그 손이 저를 세속의 유혹에서 구하시고
당신께로 얼굴을 돌려, 회개와 겸손과
순종의 삶이 되도록 도와주시는
손이 되게 해주소서.
당신의 강한 손과 뻗은 팔이,
제 구원의 지름길이옵니다.
첫댓글 좋은글 고맙습니다
박지현 요셉피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