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시리즈 아홉번째는 막국수입니다.
막국수라는 명칭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두가지쯤으로 추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한 사실은 아니고 떠도는 얘기를 제가 맘대로 각색한 것이니 믿지는 마시구요.ㅎㅎ
첫째는 '막'자를 humble이란 의미로 붙였을 거라는 가설입니다.
즉 마구 만든 국수,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만든 국수라는 뜻이죠.
평양냉면은 어느 정도 형식이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 고문서 여기저기에 레시피가 기록되어 있고, 육수나 면을 만드는 방법과 고명의 종류 등에 일정한 맥락이 있죠.
이에 반해 막국수는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쟁반막국수 등 종류도 다양하고, 식당에 따라 아주 판이한 형태들이 혼재하고 있죠.
서로 자기가 표준이라며 백가쟁명하고 있지만 정답은 없는 듯 합니다.
냉면이 평양, 해주, 진주 등 당시에는 잘 사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한 양반 음식이었다면, 막국수는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메밀을 가지고 집집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마구 만들어 먹는 서민 음식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둘째는 just란 의미로 '막'자를 붙였을 거란 가설이죠.
만들자마자 바로 먹어야 하는 국수란 의미입니다.
지금처럼 풍족하고 다양한 육수나 고명이 없이 그저 메밀 자체의 풍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척박한 시대에는, 메밀의 고소한 향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먹었어야 했겠죠.
기껏해야 동치미나 간장 정도가 보조 역할을 했을테지요.
실제로 메밀의 향은 면을 삶은 후 조금만 지나도 급격하게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냉면이나 막국수는 주방 가까운 곳에 앉아 먹으라"는 재밌는 속담도 있습니다.
그릇 들고 가는 단 몇초 차이로 메밀 맛이 변할 리도 없고 당연히 과장된 얘기지만, 그만큼 신선도가 맛에 큰 영향을 주는 식재료가 바로 메밀이다 이런 것이겠죠.
제 입맛 기준으로는 서울 최고의 막국수집 <남경막국수>에서, 주방 가까운 자리에 앉아 먹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물과 비빔이 각각 다 특색있게 맛있고, 두가지를 섞으면 사장님한테 혼나지만, 그래도 저는 비빔막국수에 물막국수 육수를 조금 부어 자작한 상태가 좋더라구요.
사장님 몰래 '막' 만들어 먹을 생각입니다.ㅎㅎ
2차는 설명이 필요 없는 맛동의 단골집 <밴댕이와 깡다리>에서 도란도란 수다 떨다가, 3차는 작렬하는 ROCK 아지트 <우드스탁>에서 레드제플린과 메탈리카를 비교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1. 일시 : 8월 11일 목요일 7시 30분
2. 장소 : <남경막국수> (2호선 신천역 3번출구 4분 거리)
3. 회비 : 1차 7천원, 2차 10천원
4. 인원 : 여러명
5. 참석 댓글은 공개로 해 주시고, 저와 전번 교환 없으신 분들만 비밀 댓글로 연락처 반드시 적어 주세요.
선착순이 원칙이지만 벙주확정자벙개입니다.
확정 여부는 최대한 이른 시간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모시지 못하는 분들께도 직접 연락드려 설명과 사과말씀 전하겠습니다.
다른 스케줄 잡으실 수 있도록 신속한 답변이 벙주로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