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산문집 <여행의 이유> 를 읽었다. 쓰여진 대로 따라 읽으면 된다. 황석영에 버금가는 말꾼이고 그보다 젊어 새로운 김영하! .
*63 쪽 ㅡ인생은 눈에 보이는 적이 아니라 우리 냉션의 어떤 허깨비와 싸우는 것일지도, 그게 뭔지도 모르는 채로.
* 148 쪽ㅡ인류가 한 배에 탄 승객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 우주선을 따고 달의 뒤편까지 갈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생의 축소판의 여행을 똥해, 환대와 신뢰의 순환을 거듭하여 경험함으로써, 우리 인류가 적대와 경쟁을 통해서만 번성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달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였던 것과 그 푸른 구슬에서 시인이 바로 인류애를 떠올린 것은 지구라는 행성의 승객이 우리 모두가 오랜 세월 서로에게 보여준 신뢰와 환대 덕분이었을 것이다.
*207 쪽 ㅡ 아마도 그는 다시 떠났을 것이다.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 같은 부류의 인간인 것이다. 이번 생을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뭔점 같은 것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다.
* 참 감동적인 산문이다. 읽을만한 책도 안내받고 시적 모티브도 얻은 책이었다. 오늘 신안 엘도라도 리조트로 여행가는데 여행에서 돌아올 때까지 이책에서 나온 내용들을 곱씹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