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미술격주간지 <아트레이드> 창간준비호에 류병학 주간의 '박수근 이중섭 위작사건 기사와 함께 '박수근 이중섭 위작논란 일지'가 실려있습니다. 최명윤 교수님께서 얼마나 고군분투를 하셨는지 일지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 일지를 이곳에 펌질해 봅니다.
박수근 이중섭 위작논란 일지
2005년 3월 2일 (주)서울옥션은 이중섭 차남이 판매 부탁한 미공개작 4점 중 <물고기와 아이> 한 점을 경매 전(前) 모 컬렉터에게 3억1000만원에 판매. 모 컬렉터의 진품감정 요구로 (주)서울옥션은 한국미술품감정협회(이하 ‘한미감’)에 이중섭 미공개 작품이라는 <물고기와 아이> 감정의뢰. 한미감은 미술사가/평론가/화상들로 구성된 감정위원회 조직.
3월 3일 감정위원회 전원 일치로 위작 판정, 서울옥션에 위작 통보. 서울옥션은 한미감에 첨부자료(소장경위서/유족감정서 사본/참고작품3점)와 함께 이의신청. KBS <뉴스9> 이중섭 미공개 그림 보도.
3월 8일 파이낸셜뉴스 장재진 기자, 서울옥션 측에 이중섭 미공개 위작의혹 작품 4점에 관해 3차례 전화질문. 서울옥션 관계자 1차 답변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소장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작품 수는 4점이 아니라 7점이다. 자체감정가들의 감정을 거쳤다”, 2차 답변 “소장자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 소장자 부친이 이중섭 화백의 친구다. 이화백으로부터 소장자 친구 분이 그림을 직접 받은 것이다. 50년만에 내 놓는 그림이다. 소장자 신분은 밝힐 수 없다”, 3차 답변 “소장자는 이중섭화백의 유족이다. 유족의 요청으로 소장자를 밝힐 수 없다.”
3월 9일 한미감의 한 관계자 “미 공개된 이중섭 그림이 3점이 더 있는데, 그것도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여기서 ‘3점’은 서울옥션 측이 한미감에 이의신청과 함께 보낸 참고자품 3점을 뜻하는 것 같다.)
3월 10일 서울옥션 고위관계자 “유족이 20일 경 방한해서 기념사업 등 계획을 밝힐 예정.” 한미감이 위작으로 판정한 이중섭 미공개작 4점이 부산 공간화랑(서울옥션 외부감정가 중 한 사람인 신옥진 대표)에 전시.
3월 13일 서울옥션 고위관계자 “유족이 소장한 작품으로 진품이다. 16일 경매에 출품한다. 미공개작은 모두 8점이다. 2점은 내가 매입해 이중섭미술관에 기증키로 했고, 1점은 보수 중이며 1점은 개별적으로 팔았다. 남은 4점을 경매에 부친다. 자체감정도 거쳤다.” “위작이라는 말이 있는데 좀 더 정밀한 감정을 거친 뒤 추후에 경매에 내놓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는 장기자의 말에 그는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 경매에 내 놓겠다”고 답변.
3월 15일 위작논란 첫 기사, 파이낸셜뉴스 장재진 기자의 <경매 나온 이중섭 그림 진위논란>.
3월 16일 서울옥션 경매 (이중섭 미공개 작품이라고 불리는) <아이들> 3억1000만원, 또 다른 <아이들> 1억5000만원, <가지> 5200만원, <사슴> 4200만원에 낙찰.
3월 22일 이중섭화백 차남 이태성씨 방한 기자회견(롯데호텔).
3월 30일 한미감 기자회견, 서울옥션 경매 낙찰 작품 위작이란 발표가 모든 언론에 보도되면서 위작파문 확산.
4월 12일 한미감 공개세미나 개최.
4월 22일 서울옥션 간담회, 이태성씨 참석. 이태성씨가 50년간 소장하고 있었다는 미공개작 30여점 공개. 한미감 측 ‘한국고서연구회 김용수 명예회장이 이씨에게 가짜 그림 건넸다’는 의혹 제기, 검찰수사 촉구.
4월 25일 이중섭 유족 측, 이중섭예술진흥회 명의로 감정협회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 김용수씨 “이중섭 그림 650점 박수근 그림 200점을 소장하고 있다” 발언 논란.
5월 4일 박수근 아들 박성남씨, 김용수씨의 소장품을 위작으로 판정하여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 고소.
5월 11일 이중섭 유족, 도쿄에서 이중섭 그림 150점 소장 주장.
5월 13일 김용수씨, 박성남씨와 한미감을 상대로 무고,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
* 검찰, 5월 한달간 이태성씨(이중섭화백 차남), 감정협회측 4명, 박성남씨(박수근화백 아들), 이영진씨(이중섭화백 조카), 김용수씨, 모 방송사 관계자, 모 미술관 학예실장, 서울옥션 대표 이호재씨 등 조사.
5월 30일 검찰은 김용수씨를 재소환, 소장한 그림 모두를 검찰에 제출토록 요구.
6월 9일 검찰, 김용수씨로부터 압수한 2827점(이중섭 1067점, 박수근 1760점) 감정의뢰.
7월 12일 서울 중앙지검 형사 7부 '이중섭 50주기 기념 미발표작 전시준비위원회'(대표 김용수)의 안병태 위원이 위작 1점을 60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을 증거 자료로 확보.
10월 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필적 감정,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의 종이 재료 감정, 국립현대미술관의 안목 감정(육안 감정)을 실시한 결과 모두 위작으로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가 된 작품 중 58점에 대해 감정 등을 실시한 결과, 위작으로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감정협회 관계자들에 대해 ‘혐의 없음’ 결정, 검찰은 수사결과 발표가 ‘이번 위작논란의 마무리가 아니다.’, ‘위작 전력이 있는 사람과 작품 중개상 등을 파악해 이번 이·박 화백 작품 위작범이 누구인지 끝까지 가려내겠다.’, 이중섭씨 차남 이태성씨 “검찰 수사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몹시 슬프고 억울한 심정”, 김용수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측 “검찰 수사결과를 결코 납득할 수 없다.”, 박수근 화백의 장남 박성남씨 “김용수씨가 아버지의 작품을 소유했다는 정황이 앞뒤가 맞지 않고, 70년대에 입수했다는 데에도 당시 생존해계셨던 어머니에게 보이지도 않은 점이 수상했다.”, 박 화백의 장녀 박인숙씨 “이번에 문제가 된 작품들을 이전에 보았지만, 아버지의 느낌이 전혀 없는 명백한 위작이었다. 진실이 밝혀져 기쁘다.” (주)서울옥션 이호재 대표이사 사퇴, 서울옥션측 “금번의 사건으로 본의 아니게 미술계에 혼란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심려를 끼쳤다. 그 책임을 통감하고 미술애호가 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10월 8일 서울옥션 측 컬렉터와 미술계 인사 2000여명에게 사과문 발송, 서울옥션 사과문 “유족소장품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경매규정에 따라 거래를 진행했지만 본의 아니게 혼란을 야기하고 심려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2007년 7월 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이균용 부장판사), 김용수씨가 “소장 작품을 위작이라고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최모씨 등 감정협회 위원 3명과 박 화백의 아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
8월 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 “김용수(69)씨가 소장한 이·박 화백의 작품 2827점(이중섭 1067점, 박수근 1760점)에 대해 지난 1월 명지대 최명윤 교수와 박 화백의 아들 박성남씨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감정단에게 전수감정을 맡겨, 4월20일 역시 위작이라는 통보를 받은 데 이어 최근 제3의 전문기관에 재검증을 맡겨둔 상태”며, 만약 “재검증에서도 ‘위작’ 판정이 내려지면 위작품 유통 경로 등을 쫓는 등 본격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
8월 13일 검찰, “작품을 소장하고 있던 이태성씨가 일본에서 들어오지 않고, 김용수씨도 협조하지 않아 제조, 유통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일단 2005년 표본 감정을 했던 58점 외에 나머지를 포함한 2700여 점 모두에 대해 진위감정 조사가 대체로 마무리됐다. 제조, 유통 경위 수사는 감정이 완전히 끝난 뒤에 다시 진행할 계획.” 명지대 최명윤 교수 “2700여 점 외에도 가짜 작품이 최소한 수십점 이상 더 나왔다.” “위작들이 제조, 유통된 과정에서 미술계 고위 인사가 연루되는 등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이 발견됐다.”
10월 16일 검찰 브리핑,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변찬우) “2년여 동안 다양한 검증작업을 통해 위작 가능성이 제기된 그림 모두가 가짜임을 밝혀냈다.” “김씨가 소장한 박수근 화백의 그림에는 당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그린 습작도 포함돼 있다.” “이번 주 안에 김용수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 김씨와 가짜 그림 유통을 공모한 혐의로 “사립대 교수 A씨가 위작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메모가 발견됐다”면서 A씨에 대한 수사 중.
10월 20일 SBS 스페셜 <이중섭 위작 논란 전말 공개>, 김용수 소장 그림 200여점과 압수품 2827점 비교, 그 중 36점이 압수품에 빠졌다고 보도. 사라진 36점은 어디로 간 것일까? 김용수씨, ‘이태성씨 서울 방문시 그림 10점을 주었다’고 진술. 이태성씨는 ‘나는 일본법의 보호를 받는 일본인이다.’ 취재결과 이태성씨는 서울옥션 경매품 위작사건 이후 최근까지 계속해서 3자를 통해 그림을 판매하고 있음. 제작진은 “이제부터 위작으로 의심되는 그림의 행방을 찾아내지 않는다면 이번 위작사건은 앞으로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
10월 23일 검찰 김용수씨 사전구속영장 청구.
10월 25일 김용수씨 구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