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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盧대통령 대미정책 미국도 높이 사고 있다”
"올해 대선은 양당 대결로 갈
가능성 높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겨레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대미정책과 대북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4일 동교동 '김대중도서관' 5층 집무실에서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자신의 견해를 막힘없이 쏟아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임 대통령으로서 충고나 권유할 얘기가 없냐는 질문에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할말은 하고, 남북문제에서도 포용정책의 기본은 유지하고 있는데, 그 점은
상당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에서는 나만이 아니라 미국의 전문가들도 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 대통령을 내가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내가 할 말이 있으면 조용히
해야 한다. 공개적으로 하면 선의가 안 된다”며 정치와 관련된 문제는 피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 전
대통령은 “올해는 미국과 북한 모두가 핵문제를 풀어가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보며,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말 여부에
상관없이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문제 해결 전망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은 “올해는 가부간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풀릴 가능성이 지난해보다 높다고 생각한다”고 희망적으로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하겠다고 말하는 등 “미국이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라며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도 핵을 쏴서 자기들의 힘을 보여주었고, 주변에 많은 위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상한가”라며 “북한으로서는 지금이 해결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지적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너무 심해
12월 대선이 일방적으로 끝날 것 같다는 기자의 전망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올 상반기까지는 가봐야 후보들의 지지율 앞날을 예측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으며 “선거를 해보면, 지지율이 계속 높게 가거나 낮게 간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라며 상반기까지 가면 여권도 선거를 제대로 할
태세가 될지 안 될 지가 판명나기 때문에 양당 대결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의 정치 성향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의 성향은 양당제 외에는 안하는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도 국민이 양당을 이렇게 갈라놓은 게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은 양당제를 선택했는데
정치인들이 멋대로 갈라놓은 것”이라며 통합의 당위성을 역설적으로 내비쳤다.
김 대통령의 이러한 주장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당이
국민의 바람에 어긋나는 것이며, 대선을 앞두고 여권 및 민주 평화통일세력의 재통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단임제 5년의 임기 말 레임덕을 막기 위한 국정운영 방안과 관련해서는 “나는 각 부서마다 2-3개씩 마무리해야할 일을 골라 1년
가까이 집중하고, 정치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는 등 2가지를 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통령한테 고개 숙일 필요가 없으니까
마지막엔 자기 인기를 올리려고 대통령을 막 찍어 내리는 소리도 하고 그런다”며 “ 난 그런 분위기가 조금 나오기 시작하기에 정치에서 완전히
손떼고 정해놓은 마무리 작업을 마지막 날까지 집행했다. 그것이 지금 생각하면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재임시절을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에 대해 “작전권 환수는 미국이 세계 전략을 바꾸면서 바라고 있는 것으로 국내에서 자꾸
돌려주지 말라고 주장해봐야 통하지 않는다.”면서, 그 대신 한-미 방위조약이나 미국의 핵우산 약속 등을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소 주장하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논리에 대해 묻자 “개인이나 정당이나 원리 원칙이 확고해야 한다. 그
다음엔 원리원칙을 현실에 실천하고 적용하는 방법도 좋아야 한다. 원리원칙이 확고한 것이 ‘서생적 문제의식’이고 그것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이냐, 무엇을 해야 되고 무엇을 해선 안 되냐를 정하는 것이 ‘상인적 현실감각’이다”고 설명하며 “그 두가지를 항상 병행해서 생각하면 정당이나
개인이나 성공하는 길을 가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83회 생신을 맞는 김 전 대통령은 혈색이 좋고 건강하게
보였으며 인터뷰 중간에 웃음과 미소를 짓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연말 연시 되니까 대선에 출마하려고 하는 많은 분들이 찾아오는데, 어떤 얘기들을 주로 하셨습니까.
=한나라당에서 오신 분들도 주로 남북 관계라든가 6자회담 그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아주 좋은 대화가 됐어요. 그분들이 평소에 못듣던 얘기를 듣고, 또 거기에 대해서 자기들 의견도 얘기했는데 상당히 좋은 대화가 됐어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특별히 말씀하신 것이나, 이 전 시장이 특별히 한 얘기가 있습니까.
=내가 하는 말에 대해서 처음 듣는 얘기로서 많이 생각을 한 것 같고….
-아, 그렇습니까. 어떤 부분을 새롭게 느꼈을까요, 그 분이.
=그건 얘기할 건 없구요, 난 이명박씨와 원희룡씨 만난 것을 유익했다고 생각하고, 손학규씨도 유익했다고 생각했어요.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은 다 잘 아는 거니까. 사람이라는 게 만난다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얘기를 직접 듣고, 특히 한나라당은 나에 대해 아무래도 거부적인 생각도 있고, 얘기 듣는 것도 좋은 얘기 아니고 그런데, 직접 와서 듣고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들을 갖는 것 같아요.
-그동안 한나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랄까, 그런 걸 보면 앞으로 그 문제(포용정책)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궁금했던 측면이 많았는데, 만나뵙고 많이 배웠다니까….
=나는 배웠다고는 얘기 안했고(웃음), 여하간 만나서 잘 됐다는
생각, 좋은 대화했다는 생각이에요. 진짜 분위기가 그랬어요.
-YTN(와이티엔) 보니까 대선 주자를 만나시면서, 대선에서는 정책을 한두개만 계속 반복해서 얘기해야지 효과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요?
=그래요. 정치인들이 국민한테 어떤 얘기를 설득시키려면 아주 단순하고 손에 쥐어주듯이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형태, 그것을 되풀이해야 돼요. 그래야 국민 뇌리에 박히지. 한번하고 다른 얘기하고, 또 다른 얘기하고 그러면 국민 머리에 안남아요.
-현재로선 이명박 시장이 경부 운하 얘기를 계속하니까, 가장 많이 (사람들 머리 속에) 각인돼 있는 것 같은데요.
=사람들이 이명박 하면 청계천 생각들을 많이 하잖아요. 자기들로서는 내가 시장일 때, 내가 대통령일 때 이것도 하고 이것도 하고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 머리 속에 남는 것은 많아야 두서너 가지거든요. 그것을 알고 대해야 해요. 내가 항상 얘기하는데, 레이건하고 먼데일하고 대통령 선거하는데, 먼데일은 아주 우수한 사람이었어요. 매일 같이 새로운 정책 내고, 기자들은 아주 좋아서 톱으로 올리고 중간톱으로 올리고 이렇게 했는데 레이건은 세금 감면이니 뭐니 똑같은 소리 자꾸 되풀이하니까 나중에 기자들이 화가 나서 ‘이것밖에 없냐’ 이런 소리까지 했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선거에서 레이건이 압승했어요. 나중에 유권자들을 조사해보니까 먼데일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 이거에요. 그런데 레이건은 투표소 들어가니까 남는 게 있어서 레이건을 찍었다, 그런 유명한 얘기가 있어요. 그래서 후보한테 내가 얘기해줬어요. 나도 준비된 대통령이라든가 남북 문제라든가, 그런 것은 몇십년이고, 특히 남북문제는 71년부터 계속 얘기했거든요. 국민들이 대통령할 때 제일 머리에 남았던 게 준비된 대통령이란 말이었을 거에요. 그때 마침 외환위기가 났으니까 그게 맞아들어간 거거든요.
<인터뷰>
-올해 북미관계와 6자회담의 전망과 관련해 ‘변화를 예견하면서 신중한 기대’를 한다고 말씀하시고 북-미관계가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는 말씀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의 부시 행정부에 대한 불신,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과연 변했는가라는 의문 등을 들어 비관적 견해도 많은데 상대적으로 낙관적으로 보시는 듯 합니다. 왜 그렇게 보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또 북한은 부시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관계정상화와 북핵 문제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부시 이후를 겨냥하고 있는지, 그런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내가 낙관한다는 것 보다는, 올해는 북한 핵문제가 가부간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런데 잘못될 가능성도 있지만 또 풀려갈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보는 것입니다. 양면이 있는데 풀려갈 가능성이 작년보다는 높다는 생각입니다. 이유는 서로 그런 필요성이 있고, 또 그렇게 안하면 손해를 보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미국같은 경우를 보면 민주당이 선거에 이겼고, 민주당은 클린턴 때 하던, 대화하고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고 그런 길을 주장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국회가 미국에서는 굉장히 힘이 있지 않습니까. 또 부시 자신도 북한에 대해 안그러면 어떻게 할 것이냐. 북한에 대해 전쟁할 것이냐. 지금 중동에서도 저 모양인데 전쟁할 처지가 못되지 않습니까. 또 경제재재 한다는데 중국이 경제제재를 안하는 이상은, 이미 미국과 일본은 경제 제재를 하고 있거든요. 중국이 나서야 북한이 움직여줘요. 그러니까 그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이 결정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다, 또 2년 후 미국 대통령 선거인데 공화당으로서도 부시로서도 북한 문제라도 해결이 돼야지, 이라크도 저 모양이고, 아프가니스탄도 위험한 상황이거든요. 북한 문제가 어쩌면 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고 그러니까, 미국으로선 필요성과 현실적인 그 이외에는 길이 없다, 그래서 금년까지도 아무 것도 없이 넘어가면 자꾸 북한 사태가 악화되거든요. 부시 정권 돼서 제네바협정 파기해 버렸죠, 핵확산금지조약(엔피티)을 북한이 탈퇴했죠,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 추방해 버렸죠, 모라토리움(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깨고 미사일 쐈죠, 핵실험하고…, 이렇게 미국으로 봐선 나쁜 것만 나왔단 말이에요, 얻은 것은 없고. 그러니까 또 이대로 가면 북한이 더 그런 길로 나오지 않겠느냐 하는 가능성도 있는 것이고. 그래서 미국은 현재의 자기의 한계로 보나 필요성으로 보나, 미국 국회의 변화로 보나 해결할 수 있으면 대화로 해결하겠다 그렇게 나온 것이고 그래서 이번에 그동안 악을 향한 자와는 대화를 안한다고 하다가 이번에 대화 했잖아요. 그리고 심지어 방코델타아시아 그 문제로 미국 대표가 북한 대사관도 가고, 내가 알기로는 이번에 6자회담에서도 미국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핵을 포기한다면 뭔가를 해줄 수 있다고 (북한에)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이젠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거든요. 공개적으로 부시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평화서명을 하겠다든가, 종전선언을 하겠다든가, 김정일 위원장과 같이 만나겠다 했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 입장에서 볼 때도 금년은 풀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냐, 그 이외에는 딴길이 없지 않겠냐 이런 생각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도 지금이 상한가입니다. 핵을 쏴서 자기네 힘을 보였고, 주변에 많은 위력을 발휘했다고도 볼 수 있고, 그래서 여기서 해결을 해야지 이걸 안하고 말하자면 신나서 계속 밀고 가면, 그런 짓을 하면 그때 가면 문제가 생기는 거에요. 중국도 북한이 끝내 해결을 안하면 북한에 대해 강력한 태도, 예를 들면 지원을 중단한다든가 이런 쪽으로 나오든지, 아니면 북한이 핵을 가질려면 가져라 이렇게 나오든지, 둘 중에 하나를 해야 할 처지에 있어요. 그런데 내가 보기엔 중국이 북한 핵을 용납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북한 핵을 용납하면 당장 일본이 핵 가진다는 소리 나올 것이고, 대만도 그럴 가능성 있고, 한국도 그런 소리 나올 겁니다. 동북아 전체가 핵지뢰밭이 되는 것이고, 중국으로서는 일본이 핵갖고 대만이 핵갖는 것은 악몽과 같은 일이거든요. 그래서 북한(의 핵보유)을 용납 안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북한이 영 (말을) 안듣고 제2차 핵실험도 하고 그렇게 나가면, 지금은 북한에 대한 원조를 어느 정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설득을 하지만 그때 가면 강한 태도로 나오지 않겠느냐. 그렇게 되면 북한도 견디기 어렵다는 생각이고. 만약 북이 해결을 안하고 지금처럼 계속 버티면 유엔서도 제2차 결의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미국도 훨씬 더 강경한 태도로 나오고, 세계도 더 동조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북한이 이겨내기 어렵다, 북한이 지금도 힘들게 견뎌내고 있는데, 핵이 국민들 밥 먹여줍니까, 핵이 옷을 입혀줍니까. 그런 점에서는 북한도 어려운 처지에 부딪힌다, 이렇게 보고 있고. 또 예상해서 한국이나 일본이나 대만이 다 핵 가진다면 북한이 혼자 가질 때 큰소리하지, 다 가지면 큰소리할 꺼리도 못되는 것 아니냐, 그리고 북한에 핵이 몇개 있다고 해봤자 미국 핵 앞에 가면 어린애 장난감도 안되는 것이고.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지금 해결을 할 수 있는 좋은 찬스가 아니냐는 생각이고. 내가 만났던 김정일, 또 북한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북한은 지금도 미국과 관계가 개선돼서 미국이 자기네를 승인해주고, 외교관계를 맺고, 안전을 보장해주고, 그리고 북한도 핵을 해결을 해서 국제통화기금이나 아시아개발은행에서 돈도 빌리고, 일본과 국교 정상화을 해서 약 100억달러로 예상되는 과거 식민지 시절 통치에 대한 보상금도 받고, 이렇게 하는 것을 북한이 지금 열망하고 있다고 봐야죠. 그래서 그런 점에 있어서 올해에는 나쁘게 되면 아주 나쁘게 되겠죠, 더이상 자꾸 질질 끌지는 못할 것이고. 하지만 극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서 핵 폐기와 연결해 한반도 종전 선언까지 할 수 있다는 정도로까지 양보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렇죠. 그리고 미국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군대를 빼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북한과도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 안심하고 (미군을) 빼내는 길이 되는 거니까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든가 이렇게 하는 것이 절대 필요한 것이고, 또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유도를 해야죠.
-그런 식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기대는 하고 있는데, 이번 6자회담 5차 2단계에선 몇가지 교착 상태에 빠진 게 있었습니다.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서는 양쪽이 각각 어떤 입장 변화랄까, 양보 조처를 취해야 하는 것인지 말씀해 주시죠.
=간단해요.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돼요. 그리고 미국은 북한을 안전 보장하고 경제적 제재를 해제해 줘야 해요. 방코델타아시아 포함해서. 그것을 서로 합의 안하니까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거에요. 이제 미국만 그런 방향으로 결심하면 북한이 핵 포기하겠다고, 한반도 비핵화를 김일성 유훈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으니까 한다고 봐야 하고, 만일 그렇게 미국이 해줬는데도 북한이 핵포기 안하면 그때는 중국도 가만히 안 있을 거고, 우리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고, 세계가 가만히 안 있을 거에요. 북한 못 견뎌요. 그러니까 이 문제는 한번 마음만 먹으면 되는 문제에요. 이 문제가 94년부터 얘기해 온 거에요. 말하자면 주고 받고 일괄타결해야 된다. 부시 대통령이 여기 왔을 때 얘기인데, 당신이 악을 향한 자와는 대화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이젠하워는 전쟁 중에 북한과 대화했지 않았냐, 그래서 휴전협정을 해서 지금 50년동안 평화를 유지하고 있지 않느냐, 레이건은 소련 보고 악마의 제국이라고까지 했는데, 소련과 대화해서 소련과 서방세계가 구주안보협력조약을 만들어서 그 결과로 소련이 개혁·개방했는데 그 여파로 동유럽이 민주화됐고, 닉슨은 중국 모택동을 만나서 개혁·개방을 유도했고, 심지어 지금은 월남하고 전쟁했는데 전쟁한 원수와 국교 맺고 잘 지내고 있지 않냐, 그러면 왜 북한하고만 못한다고 하느냐, 그래서 나하고 얘기가 돼서, 그게 2002년 2월인데, 부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기자들 앞에서 세가지를 얘기했어요. 북한을 공격 안하겠다, 그때는 북한에 대한 공격 얘기가 있던 때에요, 그리고 북한과 대화하겠다, 북한에 식량 주겠다. 그런데 그게 지켜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가 볼 때, 부시 대통령이 6년 동안 하면서 북한으로서는 손해만 봤지, 얻어낸 건 없어요. 그런 문제 때문에 우리도 남북관계가 자꾸 가다가 막히고 가다가 막히고 그래요.
-북한 핵문제와 남북정상회담이 반드시 연결된 것 아닐 수도 있고 서로 순서가 바뀔 수도 있는데, 두가지 주제는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 게 좋을까요.
=남북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핵문제 얘기 안하고, 6자회담 문제 얘기 안하고 뭘 얘기하겠습니까. 그게 제일 중요한 의제지. 그걸 갖고 우리는 북한에 대해 핵 포기를 요구하면서 그렇게 되면 미국이 이렇게 할 것이다 얘기도 해주고, 또 북한은 자기네가 미국에 대해 믿을 수가 없으니까 뭘 가지고 우리보고 믿고 포기하라고 하느냐 이런 얘기도 나올 것이고, 그런 가운데서 우리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해요.
-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안 남았는데도 올해 여건이 되면 정상회담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그렇죠. 나는 오래 전부터 정상회담 하라고 권유했는데, (노무현) 대통령도 물러나기 전에 정상회담을 해야 돼요. 나로부터 시작해서 재임하는 대통령마다 정상회담을 하면 다음 대통령도 하게 돼요. 그런데 여기서 걸려 버리면 맥이 끊어질 가능성도 있죠. 북한으로서도 서울 답방하기로 약속했는데, 서울로는 못오는 한이 있더라도 정상회담을 해야 약속을 지키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북한이 남한으로부터 지원받고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정상회담은 상황적으로 우리 민족의 운명과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해야 할, 굉장이 중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대선 때문에 자칫 야당이나 보수세력 쪽에서는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식의 반대 여론을 조성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 반대여론을 뚫고 노 대통령이 올해 정상회담을 관철할 만한 의지가 있는지, 상황이 그렇게 흘러갈 수 있을까요.
=그건 노 대통령에게 물어보시죠.(웃음) 북한이 하겠다고 한다면 노 대통령도 응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4월 북한 방문을 하시려다 잘 안됐지 않습니까. 올해 여러 여건이 갖춰진다면 방북하실 의향은 있으신지요
.
=나는 원칙적으로 남북 양쪽 정부가 내가 평양에 가는 것을 바라면 가겠다는 생각인데, 지금은 상황이 노 대통령 임기도 얼마 안남아서 내가 가는 문제보다는 노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정상끼리 대화하는 문제가 더 당면한 문제로 등장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한으로서도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자 하는 진지한 의사가 있다고 보십니까.
=북한으로서는 서울 답방을 해야 할 책임도 있고, 노무현 대통령과 대미 관계에 대한 협의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경제적 지원도 요청할 수 있는 것이고, 남북관계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여러 조처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도 나쁠 것이 없죠.
-한나라당에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셨는데, 햇볕정책,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평가가 국내에서도 엇갈리고 있고, 국외에서도 엇갈리고 있는데….
=국외에서는 엇갈리지 않아요.(웃음)
-햇볕정책이나 포용정책이 정치적 여건에 따라서는 계속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이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한 대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이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줬다고 하는데, 누가 집권하든 대북 포용정책이랄까 햇볕정책이 필요한 정책이라는 이유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이번에 만난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이 내 말을 긍정적으로 들었다 안들었다기 보다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걱정 안해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북한과 대화 안하고 어떻게 하겠습니까. 전쟁하겠습니까. 긴장이 고조돼서 국민들이 총 한번만 쏴도 보따리 싸서 도망갈 준비하고, 외국서 온 투자자들이 자꾸 빠져나가려는 상황, 그런 일을 한나라당이 하겠습니까. 나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더라도 어느 정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안할 수가 없을 것이고, 개성공단이라든가 이런 것 철수시킬 수도 없을 것이고, 남북간에 사람이 왕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만일 사태가 악화돼 북한과 딱 단절시키면 국민들이 그것을 지지하겠습니까. 지금 이렇게 핵실험한 상태에서도 여론조사하면 북한과 포용정책은 계속돼야 한다는 국민들이 상당수가 있는데 그렇게 하겠습니까. 정권 잡을 때 한 얘기와, 잡고 나서 현실적인 필요성이 부딪힐 때와는 다른 것입니다. 난 그래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 안해요. 솔직하게 얘기하면 햇볕정책 이외에는 딴 길이 없지 않습니까. 딴 대안이 없어요. 게다가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고 있고, 줄 건 주고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올해에 미국과 북한 관계나 6자회담이 파탄나 버리면 상황은 악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고요. 미국이 북한과 대화 시작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한발한발 가는데 우리만 햇볕정책 포기하는 그런 상황을 어느 정권이 하겠습니까. 나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봐요.
-6자회담이나 그 안에 포함된 북미 대화에서 전체적인 기류는 낙관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데, 최악의 경우 나쁘게 되는 것은 어떤 경우에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미국에서 나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중동 문제에 묶여 있고, 또 부시 정권 내에서 한국 정책을 강경쪽으로 몰아부쳤던 네오콘들이 상당히 퇴조해 있고, 민주당이 나서 클린턴 정책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군부 중에 강경파가 득세해서 제2차 핵실험하고 이런 사태가 온다면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 지원도 거부하면서 세계적으로 한층 더 고립하는 상황으로 (2차 핵실험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금년엔 나빠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풀리고, 그렇게 풀리는 방향으로 미국이나 북한도 안 갈 수가 없다, 내가 다 알겠습니까만은 그런 생각을 갖습니다.
-상황이 풀리는 쪽으로 갈 때, 남북이 힘을 합쳐 이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민족 내부의 단결을 선행하는데 6자회담 틀을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점에서 남과 북이 주도적으로 해야될 일들이 어떤 것이 있을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예. 6자회담에서 푸는 것과 남북간에 푸는 것을 병행해야 하는데, 남북정상회담이 그런 계기가 될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북한에) 올라갈 때는 아무 것도 합의없이 갔어요. 가서 딱 앉아서 얘기하니까, 우리가 7천만 민족 앞에서 이렇게 수십년만에 만났는데, 여기서 아무 것도 해결하지 않고 맨손으로 갈 수는 없지 않으냐 하는 분위기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김정일 위원장이 상당히 양보를 했습니다. 연방제도 양보를 했고, 서로 모든 것을 평화적으로 한다는 것도 합의가 잘됐고, 특히 서울 방문같은 경우는 굉장히 어려운 고비를 넘기면서도 기어이 설득이 됐어요. 발표문도 김용순하고 임동원 이름으로 한다는 것을, 무슨 소리냐고 우리 둘이 만났는데, 그렇게 하면 세계가 웃을 것이라고 해서 그렇게 둘이 한 것으로 다 얘기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사실 처음에 올라갈 때는 그저 간 것만도 의미가 있다, 이산가족 상봉만 얻어내면 괜찮을 것 같다, 정 안되면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그런데 그보다 훨씬 더 잘 됐어요. 이번에도 만나면 그렇게 돼요. 그리고 지금 남과 북이 싸워서 남이나 북이나 득될 게 아무 것도 없잖아요. 서로 한발한발, 가령 앞으로 군사회담을 상설화한다든가 여러 가지 안보에 대한 합의도 하고, 미국 포함해서 평화협정을 앞으로 맺는다고 하든가, 그런 것을 합의한다면 한반도 전체에서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 아니에요.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 핵실험 이후에도 한미간에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 합의를 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나는 군사전문가가 아니라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으나 작전권 환수 문제는 사실은 우리보다 미국이 더 그렇게 세계전략을 바꾸면서 바라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그 문제에 대해서는 요지부동이거든요. 여기서 작전권 환수하지 말라고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은 그 분들은 미국 가서 얘기해야 돼요, 여기가 아니라.(웃음) 또 미국이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세계적인 전략을 변화시키고 솔직히 얘기하면 해·공군 위주로 하고 육군은 빼는 것 아닙니까. 미국이 그렇게 안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고도 보여지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미국한테 자꾸 (작전권 돌려주지 말라고) 주장해봤자 안통하는 얘기거든요. 그대신 우리는 어떻게 미국이 한미방위조약을 철저히 지키면서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틀림없이 (남한을) 지원하느냐, 북한이 지금 핵을 가졌다고 하는데 그러면 미국의 핵우산이 우리에게 확고한 것이냐, 이런 등등을 철저히 하면서 작전권 환수 문제도 2009년이 아니라 2012년까지, 지키려는 사람이 2012년까지 줘야 우리가 안심하고 해결해낼 수 있다고 하니까, 미국이 그것을 들어줘야 한다고 내가 자꾸 얘기합니다. 그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지금 현 단계에서 우리가 그 문제를 처리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어떻게 보면 우리가 작전권을 갖게 되면 미국이 한반도 안보문제에서는 한발 빼는 결과가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북한과 긴장 완화도 될 수 있구요. 그래서 모든 것이 다 나쁜 게 아니거든요. 어떻게 우리가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태도가 저렇게 확고한 이상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받아들이면서 거기에 대한 사후조처를, 보완조처를 철저히 잘하고 북한을 설득하는 것으로 활용하고 이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 합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에서 중국이라는 존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 분단된 상황에서 우리 민족은 어떻게 슬기롭게 북한 핵 문제나 강대국들과의 관계 정립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6·15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그 원칙에 입각해서 우리 민족 문제는 우리가 해결한다, 통일은 단계적으로 서서히 해서 어느 쪽도 불리함 없이, 어느 쪽도 부담없이 한다, 그리고 통일은 10년 20년 뒤에 된다 하더라도, 우선 지금 당장은 평화적으로 같이 살면서 평화적으로 교류 협력하자, 중국만 경제적으로 북한에 진출하고 있는데, 우리도 북한에 진출해서 북한과 손잡고 북한의 건설을 도와주고, 우리도 거기서 사업을 하고, 개성에서 하듯이 그런 것을 자꾸 북한에서 확대해 나가는 윈윈 협력을 해나가고,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선 안된다, 거기에 대해서는 아주 분명하게 약속을 하고 다짐을 하고 보완을 해야 합니다. 남북이 교류를 해나가면서 말이죠, 6·15 이후에 북한 사람이 얼마나 달라졌습니까. 우리도 얼마나 달라졌습니까. 북한이 과거에 우리를 원수처럼 생각하고 미제국주의 앞잡이가 돼서 민족반역자처럼 생각하고 했잖아요. 6·15 정상회담 이후 남북 왕래하고 비료주고 식량주고 의약품주고 하니까, 지금 북한 사람들이 가보시면 알지만 이웃사촌 대하듯이 대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에 대해 감사하다, 남한 참 잘사는구나 부럽다, 우리도 저렇게 잘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바뀌었거든요. 말하자면 햇볕정책이 정말 햇볕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꾸 부정적으로만 보는데, 긍정적인 면이 구체적으로 있는 것 아닙니까. 개성이나 금강산만 보더라도 거기서 경제적 이득이라든가, 우리가 북한으로 개성쪽으로 5㎞나 올라가 있지 않습니까. 거기 있던 북한군 사단이 딴 데로 옮겨가지 않았습니까. 개성은 서울 공격의 최전방입니다. 그런데 그 전방에 우리가 들어간 거에요. 동해항쪽에서는 장전항에 있던 해군이 딴 데로 옮겨가지 않았습니까. 10㎞나 올라간 겁니다. 전쟁하지 않고도 어떤 의미에서도 5㎞, 10㎞ 북방으로 한계선이 올라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안보에 도움이 되면 됐지 손해보는 것은 없습니다. 나는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우리도 좋고 북도 좋은 일을 해야 되고, 우리에게도 손해되고 북한에도 손해되는 일은 안해야 되고, 그런 생각 갖고 서로 대화해 나가고, 또 조금 맺힐 때도 성급하게 하지 말고, 지난번 (북한) 핵실험 이후 일거에 폭풍같은 반발이 일어났는데 털고선 지금 다시 대화하지 않습니까. 정상회담 소리까지 나오고.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 만나서 종전 선언한다는 소리 나오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거에요. 그렇게 안하고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점령할 길도 없고, 중국 손목 붙잡고 경제 지원 못하게 할 수도 없고, 결국 부정적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지만 금년에는 해결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그냥 희망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그렇습니다.
-오래 전부터 민족, 통일 문제 고민해오셨고, 대통령으로서 큰 업적도 세우셨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민족이 어떤 식으로 갔으면 좋겠는지, 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첫째, 우리 민족이 통일이 가능하냐 통일이 필요하냐, 이런 문제인데, 세계에서 단일민족으로서 통일국가를 1300년이나 유지한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분단된 것도 우리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2차대전 끝나고 소련과 미국이 멋대로 갈라놓은 겁니다. 우리의 분단엔 이유도 없고, 역사적 배경도 없습니다. 다시 하나 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민족을 남이 맘대로 했는데, 우리의 자존심상, 이해관계상 원상회복 안하고 뭐 하겠습니까.
통일은 남북이 다같이 필요하고 도움되는 윈윈 통일이 돼야지, 한쪽만 할려고 하면 안됩니다. 월남같이 무력통일도 안되고, 독일같이 흡수통일도 안됩니다. 흡수통일 하자면 북한경제를 다 책임져야 하고 먹여살려야 히는데 우리가 그런 능력도 없습니다. 우리가 먹여살린다고 하더라도 60년 동안 이질적으로 발전해왔고 적개심이 남아 있고, 여러 가지 정신적 갈등이 있습니다. 독일 보세요. 지금까지도 정신적 갈등이 해소 안되고, 앞으로도 적어도 2~3백년 걸린다고 합니다. 동서독은 대놓고 미워하고 욕하고 하는 상태에 있습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어요. 먼저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 협력해서 지금같이 하면, 도와주면 고맙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나가 되면 니가 막여살려라, 왜 너만 잘살려고 하냐, 우리는 고생했는데, 너희는 그동안 잘살아놓고 왜 우리한테 안하냐, 고맙기는 커녕 잘 안해준다고 시비하게 됩니다. 자꾸 책임지라고, 우리가 정권 잡았으니까. 통일은 적어도 10년, 20년 뒤를 내다보고 서로 독립적인 입장에서 있으면서 교류 협력하고 해나가서, 북한의 경제를 자기 힘으로 재건하도록 우리가 돕고 투자하고 외자 끌어들이고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북이 자기 힘으로 먹고 살고 할만할 때 됐을 때, 그때 통일을 하면 우리가 큰 부담도 없어지니까 남쪽 국민들도 불만 없고 북쪽 사람들도 열등감 없고, 그러면서 같이 힘 합치면 됩니다.
우리가 개성공단 입주하고 있는데, 중국이나 월남보다 개성공단이 훨씬 좋은 조건 아닙니까, 서울서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할 수 있고, 말이 통하고, 문화가 같아요. 북한 사람들이 군대에 다녀와서 우수한 인재들이고, 임금도 중국보다 싸고, 하나도 손해볼 것이 없어요. 상황만 좋아지면 공단들이 해주로, 원산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남쪽에서 경쟁이 안되는 중소기업들이 그쪽으로 올라가면 다 해결이 되요. 그렇게 되면 북도 좋고 우리도 좋아요.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한반도 종단철도를 거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거에요. 그래서 동북아, 중앙아, 유럽, 파리, 런던까지 기차가 가는 겁니다. 부산을 출발한 기차가 파리, 런던까지 가는 거죠. 중앙아시아 석유 개스가 나와서 노다지판인데 우리가 못가고 있어요, 가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엄청난 발전을 가져옵니다. 물류가 일어나면 산업시설이 생겨나고, 그러면 금융보험이 일어나고 그에 대해서 왕래가 되면서 관광이 일어나고 그러면서 문화교류가 됩니다. 한국은 그렇게만 되면 내가 볼 때 세계에서 5-6위까지 진출할 수 있어요.
-우리 민족 전체의 저력과 역량을 그렇게 크게 평가하십니까.
=중국이란 나라가 엄청남 흡인력을 가진 나랍니다. 중국에 쳐들어갔던 흉노니 거란이니 다 중국화됐어요. 심지어 만주족이 중국 가서 청나라 세워서 270년 동안 통치했는데, 지금 만주족이 없어요. 다 중국에 동화됐어요. 그런데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1천년 이상 유고 불교 등 고급문화의 영향을 받고, 모든 영향 받았어요. 심지어 조공 받치고 그랬는데, 동화되지 않았어요. 우리밖에 없습니다. 중국서 가져온 불교, 유고를 우리 것으로 재창조했고, 그런 힘이 한류에도 영향주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자기 힘으로 생명 바치면서 민주화했는데, 중국은 아직 민주화 못하고 있어요. 중국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우월적인 현상입니까. 한국 민족은 절대로 우리 스스로 비하해선 안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해요. 물론 오만해선 안 되지만. 세계에서 유엔 회원국 200여개국 가운데 그 중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0개국 빼면 다 한국을 모범으로 생각해요, 한국을 부러워해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들 가운데 민주주의 하고 경제도 11위 대국이고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정보화에서 세계 선두에 나가고, 조선, 철강, 석유화학, 이런 분야서 세계 선두 대열에 선 그런 나라가 어딨나요.
우리 국민들은 다 좋은데 자기를 비하하거나 자신 못가지는 그런 점이 있어요. 그런 점은 자만해선 안되지만 정당한 자신은 가져야 합니다. 남북만 합치면, 1+1이 아니라 1+1이 5도 되고 6도 되요. 첫째, 군사비 많이 안쓰게 되죠, 우리가 인력이 모자라서 외국에서 많이 데려 오는데, 인력이 넘쳐납니다.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해 진출할 길이 열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통일은 단순히 우리의 소원이라는 감상적, 민족적 정서만이 아니라 생존과 발전에 절대로 불가결한 것입니다. 그것은 세계에서 정말로 큰 도약을 하게 만드는 길이 될 거에요.
-북한이 문호를 개뱡하고 마음도 열어야 하는데, 남쪽은 남쪽대로 할 일이 있고요. 북한 핵문제도 해결돼야 하고 북미 관계도 개선돼야 하는데, 그런 몇가지 조건이 갖춰졌을 때 북한은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모든 걸 열고 그런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좋을 질문을 해줬습니다. 내가 지난 2000년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첫번에 이런 말 했어요. 사람이란 누구나 영원히 사는 사람도 없고,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영원히 그 자리에 있는 사람도 없다, 당신과 나는 남과 북의 높은 자리, 책임자로 있는데, 우리가 맘 한번 잘못 먹으면 민족이 공멸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다르게 생각하고 협력하고 이렇게 해서 양쪽 국민을 단결시켜서 민족이 서로 힘을 합치면 우리는 큰 발전을 하고 우리 국민들은 물론, 후손들에게 감사받을 것이라고 했어요. 어느 쪽을 택해야 할 것이냐, 그런데 그렇게 말만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당신들이 남쪽을 공산화시킨다고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안된다, 남쪽 사람들은 아무리 평화를 주장해도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만약 억지로 하려고 하면 무력충돌밖에 없다, 그리고 당신들은 독일식으로 흡수통일하려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안한다, 우리는 안하는게 아니라 못한다, 그럴 능력이 없다, 독일 예를 봐도 이질적인 사회에서 수십년 살다가 갑자기 통일하면 절대로 안정의 길이 안된다, 뭐가 급하냐, 서로 평화적으로 살고, 평화적으로 교류협력하면서 오순도순 살자, 다같이 윈윈하고 다같이 이익이 되는 것으로 하고 한쪽만 이익되는 것은 안하고 그렇게 하다가 완전 통일은 10년 가면 어떻고 20년가면 어떻냐, 통일 때도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공동 승리의 통일을 해야 한다, 한쪽이 통일을 해서 한쪽을 숙청하는 일은 안된다, 그렇게 하면 조상들 앞에서 이 민족이 다시 하나로 뭉치는 일을 못할 게 없지 않느냐, 내가 볼 때 그 말에, 우리 민족의 미래라든가 통일에 대한 생각에 김정일 위원장이 굉장히 인상을 받은 것 같아요. 굉장히 얘기가 잘됐어요. 이제 한쪽만 잘되라고 하고 한쪽은 손해보게 하려고 하면 그걸(통일을) 누가 하겠어요. 손해 볼일 누가 하려고 하겠어요. 두개의 파이가 있는데, 혼자 하면 내가 다 먹는 줄 알지만 하나도 못먹는 결과가 됩니다. 같이 협력하면 파이 2개가 아니라 5개 되고 열개가 되요. 중앙아시아로 뻗어나가는데 북한 사람들이 같이 덤벼서 같이 하고 공장 짓고 개성에서 하듯 하면 다 좋지 않나, 이건 못하는 게 아니에요. 우린 같은 민족이고 같은 문화 있으므로 아주 쉬워요. 이렇게 단일민족으로서 이런 능력을 가진 (민족이) 별로 많지 않아요.
-올해엔 대선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해인데, 노무현 대통령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전임 대통령으로서 노 대통령에게 충고라거나 권유할 말씀 있습니까.
=내가 할 말이 있으면 조용히 해야죠. 공개적으로 하면 선의가 안됩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의 국내 정치에 대해선 얘기하고 싶지 않고, 다만 노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거든요. 이라크 파병, 2사단 후방이동, 미군사령부 이동 등 협력해요. 협력하면서도 할 말은 하거든요.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그래도 포용정책의 기본은 유지하면서 하고 있어요. 그 점은 상당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나만이 아니라 미국의 전문가들도 그 점에서는 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선 난 평가를 하고 싶어요. 국내 문제에 대해선 내가 평가하는 게 적절치 않습니다.
-5년제 단임대통령은 임기 마지막해 대선도 있고 레임덕도 와서 국정 운영이 굉장히 어려운데, 대통령께선 임기 마지막해인 2002년에 어떤 생각을 갖고 어디에 강조점을 두고 국정 운영을 하셨습니까.
=난 레임덕이 안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레임덕이 안되게 하려고 2가지를 정했어요. 하나는 각 부처마다 2개 내지 3개의 마지막으로 꼭 마무리해야할 일을 골랐어요. 한 70~80개가 됐습니다. 한 1년 가까이 거기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거의 7~8할은 목적대로 이룩했어요. (임기) 마지막 날까지 마무리하다시피 했어요.
둘째는 내가 정치에서 손을 뗐어요. 참고로 들으세요. 우리나라 대통령은 임기 말이 돼가면 레임덕이 안될 수 없게 돼있어요, 정치적으로는.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대통령을 바라보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표 얻어주는 것이고 또하나는 돈 만들어주는 것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못합니다. 그 전엔 야당 때는 (내가) 가서 연설만 하면 막 표가 쏟아져서 안될 사람들도 되고 했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은 법에 (지원유세를) 못하게 돼있어요. 표를 못 얻어줍니다.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 모금하는데, 대통령은 정치자금 모금도 못하고 정치자금 모금하는데 가서 지원도 못해요. 정치인들이나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은 아무런 도움이 안되죠. 그러니까 대통령한테 고개숙일 필요가 없다, 그러니까 마지막엔 자기 인기를 올릴려고 생각하면 대통령을 막 찍어 내리는 소리도 하고 함부로 하고 그럽니다. 그래서 난 그런 분위기가 조금 나오기 시작하길래 내가 정치에서 완전히 손 떼고 아까와 같이 정해놓은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집행해서 마지막 날까지 했습니다. 난 그것이 지금 생각하면 옳은 판단이었다 그렇게 생각해요.
-정치를 오래 해오셨는데,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양당제로 이어져 왔습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양당 중심의 정치구도 틀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라 불균형이 심한 것 같습니다.
=국민이 또 바로잡을 거요. 우리 국민을 우리는 믿어야 돼요. 우리 국민이 독재자를 세번, 네번 몰아냈어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몰아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감옥 가고 고문당하고 그렇게 하면서도 기어이 민주주의를 정착시켰어요. 우리 국민들이 배고픔 속에서 일어나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물론 경제발전의 내용은 문제가 있습니다만, 외환위기도 금방 극복하면서 세계가 놀랐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서 어느새 정보화에 뛰어들어 최선두를 유지하고 있어요. 한류를 만들어낸 국민이에요. 이런 국민이기 때문에 나는 해낸다고 봅니다. 정치가 잘되고 나라가 잘될라면 국민이 훌륭해야 하고 지도자가 훌륭해야 하는데, 이제 지도자만 잘 내놓으면 난 이 국민은 잘 해나갈 수 있다고 봐요.
-최근 여론조사 해보니까 국민들에게 5가지 불안이 있습니다. 집, 일자리, 교육, 노후, 평화인데, 여론조사를 해보면 국민의 80% 이상이 이걸 걱정합니다. 이런 불안에 대해 지금의 정치권은 해결방법을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막연한 꿈을 갖고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것이라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5대 불안을 안고 사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해 주시죠.
=세계화 시대엔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빈부격차가 생겨날 수밖에 없어요. 이를테면 뒷골목 구멍가게 아주머니가 외국에서 들어온 쇼핑몰과 경쟁해야 합니다. 서로 같이 휴지, 비누, 양말 이런 걸 팝니다. 그러니 재래시장 하던 분들이 쓰러질 수밖에 없어요, 자영업도 그렇고, 세계경쟁의 조류이므로 어찌 할 수가 없어요. 세계화 시대는 필연적으로 빈부 양극화가 있게 마련이에요.
문제는 어떻게 헤쳐나가면서 하느냐인데, 대기업은 정부가 규제와 간섭을 폐지하고 원칙적으로 말하면 자유롭게 놔둬야 해요. 세계시장에 나가 이겨내서 돈 벌어라, 그러면 애국자다, 이렇게 해서 몰아내고 정부가 경제적으로는 중소기업에 집중해야 해요. 중소기업도 부품소재 산업이에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6~7할 이상은 외국서 들여온 부품으로 (물건을) 만드는데, 그걸(부품 생산을) 국내서 해야 합니다. 부품을 육성해야 해요. 부품소재 산업을 세계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시장이 넓어야 수지가 맞거든요, 세제와 금융을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면 중소기업이 사람을 많이 채용하게 되요. 대기업은 자꾸 인력을 감소시킵니다. 중소기업이 그렇게 하도록 해야 해요, 그렇게 되면 직장이 많이 생기니까 서민들이 살기 좋고 경기가 좋아집니다.
서민들에 대해선 기초생활보장법이 상당히 효과 내고 있어요. 그런 것을 더욱 강화하고, 서민들 문제는 2가지에 집중해야 해요. 우선 서민들 자식들 교육에 집중해야 해요. 서민 자식들도 제대로 교육받아서 계층 상승 기회를 줘야 해요, 난 못살아도 내 자식은 잘 살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희망이 제일 중요합니다. 둘째는 집 문제에요. 의식주 중에 의와 식은 해결됐고, 문제는 집이에요. 집에 대해서도 정부가 다 할라고 하면 비효율적이고 되지도 않아요. 주에 있어서는 서민들 주에 전력을 다해야 해요. 임대주택이라든가 할부주택이라든가, 세제 금융 택지도 정부가 제공하고, 민간택지를 정부가 사가지고 제공하면 되요. 돈은 연금, 기금에서 가져올 수도 있고, 정 안되면 국채 발행할 수도 있어요. 이자만 입주한 서민들에게 부담시키면 국가도 큰 문제 없어요. 서민들 집의 물량을 충분히 지어야 합니다. 두번째는 입주조건을 서민들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해요. 서민주택이 (충분히 공급)되면 민심이 안정이 됩니다. 제일 약자가 국가 혜택을 받아서 그 사회가 안정이 되면 어떻게 되나, 나머지 주택은 원칙적으로 수요공급의 원칙에 맡겨야 해요. 다만, 폭리하거나 투기하면 세금으로 거둬들이면 됩니다. 저번에 (노무현) 대통령 오셨을 때도 (내가) 주택문제 전문가가 아니므로 자신있게 말할 수 없지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했어요. 주택 전문가들에게 말해봐도 그렇다는 사람도 있어요. 이렇게 서민교육, 주택문제 해결해주면 안정이 됩니다. 대기업은 자율적으로 해주고 중소기업은 경쟁의 허리로서 중심으로서 적극 육성하고 지원하고, 서민 분야는 교육과 주택문제 해결해주면 나머지는 잘 돼가는 것 아닙니까.
-한나라당에서 오히려 반값아파트 의제를 치고 나오는 등 정책 부분에서 여야 구분 없이 많이 섞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평화문제에선 양쪽이 확연히 갈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평화 문제를 어떤 후보가 잘 관리하고 잘 혜쳐나가느냐, 평화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평화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니면 어떤 게 되겠습니까. 북한이 이제 핵까지 가지고 있는데, 전쟁하면, 오늘도 통신에 보니 전쟁나면 당장 수도권에서 100만명 죽는다고 합니다. 94~95년 그때 미국이 북한하고 전쟁하려다가 유엔군 사령부에서 추산해보니까 150만 죽는다고 하니 전쟁 못했다는 것 아닙니까. 평화 문제 이상으로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요. 평화만 유지되면, 평화 속에서 잘 살다가 통일하면 세계에서 남부러울 게 없는 나라로 발전할 수 있는데, 무슨 망조가 들어서 우리끼리 전쟁하고 죽이고 그렇게 해서 남도 북도 다 망하는 일을 합니까. 평화 문제는, 정책은 구체적으로 당에 따라 다르지만, 전쟁은 절대 안된다, 반드시 평화적으로 남북이 화해협력하면서 통일해야 한다, 이것만은 여야가 있어선 안되요. 그에 대해선 언론도 분명히 국민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중국의 민주화가 미-중 대결구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 구도를 어떻게 바꿀까요. 앞으로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매끄럽고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을까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에 앞서, 결국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엔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 중국이 북에 대해 어떤 일이 있어도 핵을 포기시키겠다, 북한 체제가 잘못되는 한이 있더라도 핵은 안된다는 생각을 갖느냐, 아니면 북한 체제가 흔들리면 안된다 그러니 핵에 대해선 마땅치 않지만 묵인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북한 태도가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중국이 딱 결심하면 북한도 무시할 수가 없어요. 내가 아는 한 중국이 북한 핵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할 수가 없는 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중국 얘기가 나왔는데, 지난번에 헤리티지재단의 애드윈 퓰너 회장이 오셨길래 내가 얘기했어요, 내가 당신한테 중국 얘기 한마디 할테니 들어보겠냐고 했어요. 당신네 나라 강경파들이 중국을 잠재적인 적으로 생각하고, 북한을 이용해서 중국에 대비하는 엠디(MD, 미사일방어 체제)를 위시해서 군비 (증강)을 하고 일본 군비를 증강시키고, 이런 것을 하지 않느냐는 판단도 있다, 나는 당신들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제압하려고 하면 그렇지 않아도 강한 군부가 중국에 득세할 것이라고 했어요. 군부 발언권이 강해지고 군비 확충할 것이다, 그래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일본까지 끌어들이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그런 길이 하나가 있다고 했어요. (또다른 길은) 당신들이 중국 정부가 지향하는 대로 평화 속에서 경제건설하고 백성들 먹여 살리려는 것, 어떻게 해서든 잘살려는 쪽으로 가는 것을 도와주고 협력하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 군비 증강하고 강화하자는 세력은 (중국에서)약해질 것이다, 중국은 경제가 발전되면 중산층이 늘어난다, 중산층이 지금도 1억 된다고 하는데 2억, 3억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과거 산업혁명 때 영국이 산업혁명을 해서 중산층이 늘어나니까 투표권 달라, 우리도 정치 참여하자고 하니까 영국 귀족들이 좋다고 들어줬어요. 그래서 영국 민주주의는 평화적으로 이뤄졌어요. 그런데 프랑스 귀족들은 안들어줬고 그러니까 프랑스 중산층, 브루조아지들이 다 들고 일어나서 대혁명해서 귀족들 다 죽여버렸어요. 중국은 그런 역사적 교훈을 압니다. 중국이 영국식을 택하려고 해요. 그 증거로는 중국 강택민 주석이 세개의 대표론을 제시해서 중국 공산당의 당원 자격을 과거 노동자·농민에서 기업인과 지식인을 참가시키는 쪽으로 확대했어요. 기업인과 지식인은 중산층입니다. 지방 향 단위에서는 선거도 하고 있고, 지방에선 정부 비판도 하고, 매일 수백 군데서 시위도 하고 그래요. 이런 걸로 봐서 조금씩 개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이 민주화된 중국, 평화에 협력하는 중국이 된다면 미국이 나쁠 게 뭐가 있느냐, 그렇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 외곬수로만 생각해서 중국이 커나가는 것 무섭다 큰 일이다 라고만 볼 게 아니다, 중국도 빈부문제, 국민들의 자유에 대한 욕구도 있고 해서 맘대로 못한다, 그럴려면 민주화해야 한다, 민주국가 되면 (미국의) 적이 될 게 없지 않나, 그런 얘기를 (퓰너 이사장에게) 했어요. 그랬더니 굉장히 새로운, 탁월한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중국 미래에 대해서, 미국이나 일본이 몰아붙이면 군부가 득세해서 긴장 국면으로 갈 것이고, 그렇지 않고 같이 공존해가면서 평화 국면으로 가면 중국이 영국식으로 갈 가능성도 있지 않나, 현 중국 정부는 그런 생각을 가진 것 같아요.
-올해 대선에선 (여야간에) 지지율 격차가 워낙 심해서 일방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금년 상반기까지는 가 봐야 (후보 지지율의) 앞날이 전망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선거를 해보면, 높은 자리(지지율)건 낮은 자리(지지율)건 계속 높고 계속 낮게 가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상반기까지 가보면 여권도 태세가 될 지, 선거를 제대로 할 태세가 될 지 안될 지가 판명이 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양당 대결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올해 대선도 결국 양당 대결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십니까.
=우리 국민들은 양당(제) 외에는 안해요, 국민 성향이 그래요. 지금 이것(정치현실)도 국민이 양당을 이렇게 갈라놓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은 양당(제)를 (선택)했는데 정치인들이 멋대로 갈라놓은 것이죠. 영국이나 미국이나 한국은 완전히 양당(제)입니다. 다른 유럽 나라들은 다당제도 많죠.
-전에 연설에서 ‘서생적 문제의식’ ‘상인적 현실감각’을 강조하셨는데, 젊은 독자들과 미래 세대에게 그런 관점에서 한말씀 해주십시요.
=개인도 그렇고 정당, 단체도 그렇고 원리 원칙이 확고해야 해요. 그 다음엔 원리원칙을 현실에 실천하고 적용하는 방법도 좋아야 합니다. 원리원칙이 확고한 것이 ‘서생적 문제의식’이고 그것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이냐, 무엇을 해야 되고 무엇을 해선 안되냐를 정하는 것이 ‘상인적 현실감각’이에요. 장사꾼이 어떻게 하면 돈을 벌고 어떻게 하면 밑지느냐를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요. 그 두가지를 항상 병행해서 생각하면 정당이나 개인이나 성공하는 길을 가지 않나 생각합니다.
-두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분들이 (정치권에선) 잘 안보니까, 어찌 보면 정·부통령제를 해서 두가지 요소를 결합시키는 식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안 보일 리가 없죠. 나오겠죠.
-오랜 시간 인터뷰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보따리 다 털어놓았어요.(웃음)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종아니님 좋은글 감사함니다.
감사합니다...글고 옆지기님이랑 소향이도 잘 지내는지요..^^ "福 마니마니 받으시라"는 저의 새해 인사를 전해주세요..^^